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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공부방/주식시황 및 경제이슈들

한국은행 기준금리 3%인하에도 주식시장은 하락한 이유

by 주부너구리 2024.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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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로 깜짝 인하했습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금리인하 효과도 없이 코스피는 2500선을 붕괴했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시장환경 변화와 3분기 수출물량이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는 이유를 언급했습니다만, 이 발언은 10월 달에 기준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고 했던 발언과 정면으로 대치됩니다. 

 이번 금리인하는 원달러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서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좀 더 심각한데요. 소비와 수출이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시점에서 금리인하가 더 빨랐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과연 현재 금리인하가 그렇게 시급했던 것인지 살펴볼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금리인하를 했는데 주식시장은 왜 하락했을까? 

국장을 떠나는 외국인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기로 발표한 날, 코스피는 2%가까이 하락했습니다. 한동안 지켜오던 2,500선을 무너뜨리고 다시 주도주를 잃은 모습인데요.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도 주가지수가 2%나 빠지는 건 확실히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1주일동안 개인과 기관은 약 1조 원 넘게 매수했지만, 외국인 1조 7천억 원 넘게 매도량을 늘렸습니다. 문제는 이게 최근 1주일만의 흐름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간을 늘려서 보겠습니다. 

 최근 3개월동안 외국인은 코스피를 무려 17조 7천억 원이나 팔아치웠습니다. 반대로 기관이 2.4조 원 정도 매수했고 개인은 무려 10조 원이나 매수했습니다. 외국인이 팔아치운 물량을 개인들이 절반 이상 받아준 형태입니다. 이 중 가장 많이 매도된 종목은 역시 삼성전자이며 정확치 않지만 약 13~14조 원 정도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시장은 경제를 가장 빨리 선행하는 지표이며 대략 6개월 이상을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경제가 향후 빠른 시점에 둔화하기 시작할거라 예상해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으며, 그 중심에 반도체 산업의 핵심인 삼성전자 주식이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경제가 향후 둔화 혹은 침체될거라 전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래에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2025년 GDP성장률은 2% 미만일 것으로 전망

IMF는 2024년 10월에도 2025년 우리나라 GDP성장률을 2.2%로 기존대비 0.3% 낮추었는데요. 최근 11월에 이걸 다시 2.0%로 하락조정했습니다. 2%면 괜찮지 않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다른 아시아권 국가들의 2025년 전망치를 보시면 우리나라는 일본 다음으로 성장률이 낮으며, 전체 평균인 3%보다 낮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성장률 예측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집중해서 봐도 GDP성장률은 코로나 이전 3~4%대 성장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2%이하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GDP성장률은 하락추세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국내 경제는 소비, 투자, 생산이 모두 감소추세

국내 소비동향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지수인 소매판매액지수는 1995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2022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렇게 장기간 소매판매액지수가 하락한 것은 거의 처음입니다. 이렇게 소비가 감소하면 기업 매출과 자영업자들에게 심각한 타격이 발생합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같은 기간동안 역시 감소추세입니다. 최근 2개월 상승한 것은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인데, 전년동월이 마이너스여서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 거의 3년동안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축소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막 올리던 시기라 대출금리도 높았지만, 내수소비가 줄어들면서 대출을 받아 설비투자를 해도 원하는 이익을 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내수가 줄고 투자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생산도 감소합니다. 코로나 이후 상승추세를 보이던 생산지수는 최근 3년동안 천천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생산-소비-투자는 결국 연관된 사이클이라 한쪽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하락하는 사이클을 만드는 것이 당연한 결과입니다. 

심각한 반도체 업황

최근 우리나라 수출에서 IT수출 비중이 과거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큰 비중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IT수출의 상당수가 반도체임은 누구나 아실텐데요. 이렇게까지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높았던 때가 없으며, 최근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좋아진 것은 거의 절대적으로 반도체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 반도체 수출패턴에서 특이한 지점이 있습니다. 위 그래프 왼쪽처럼 반도체 수출물량은 증가하지 않는데, 오른쪽 그래프처럼 수출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지점에서 HBM과 같은 고가 메모리 영향이 컸음을 알 수 있을텐데요. 

그래프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영역이 2024년 1~3분기 HBM판매로 추정되는 금액입니다. 2024년에 확실히 HBM 판매가 늘면서 반도체 전체수출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2가지 지점을 고민해야 합니다. 

  • HBM은 AI데이터센터가 아니면 수요가 없는 반도체입니다. 그리고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HBM경쟁에 뛰어들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5년도에 HBM수출이 계속 성장할거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 일반적인 PC, 스마트폰, 테블릿 등에서 사용되는 범용DRAM (DDR4) 수출규모가 증가하지 않고 정체 혹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범용DRAM 매출규모는 아직까지 전체 반도체 수출의 50%이상이라 반도체 산업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출처: 한국경제

범용DRAM 가격이 전월 대비 20%나 감소했고, 1년 2개월 중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가격이 하락하는데에는 수요가 감소하는 영향도 있지만 중국업체들의 기술력 향상과 가격덤핑이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중국 반도체 기업인 CXMT는 DDR4양산에 성공했으며, 시장가격보다 50%나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2024년 4분기 기준으로 DRAM시장의 12%까지 성장이 예상되며, 2026년에는 글로벌 3위인 마이크론의 생산량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범용DRAM만 그런게 아닙니다. 일본 반도체 조사업체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기술은 TSMC와의 격차를 3년까지 좁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했을까?

경제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최선이 아니어도 시의적절하고 필수였다는 분석들이 많습니다.  물론 위에서 정리한 것처럼 생산, 투자, 소비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부동산 시장침체에 가계대출 연체율은 증가하고 있으며, GDP성장률이 2%이하로 떨어질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우리나라 경제에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관련 근거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한달만에 바뀐 한국은행 입장

 10월 금리인하 시점에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금리인하로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내수부진과 자영업자 및 가계대출 연체율 증가, 부동산 시장침체 대응 등의 문제를 금리인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금리인하로 자영업자 및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한국은행의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입장이 11월이 되자 완전히 반대로 바뀌었습니다. 내수부진과 수출둔화 우려가 크고, 2025년 GDP성장률도 2%이하로 떨어질 우려가 있어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인데요. 내수부진과 수출둔화는 이미 알려진 환경적 요소였는데, 한달만에 이를 대응하는 방법이 기준금리 적극인하로 바뀐 것에는 뭔가 알 수 없는 배경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에 영향을 주려면 일반적으로 최소 몇 개월에서 보통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급한 경제문제를 대응하는 해결책이 아니라는 의미인데요. 만약 내수부진과 수출둔화와 같은 문제가 한달만에 상황이 바뀔 정도로 시급한 문제라면 기준금리 인하만으론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심각한 원달러환율

트럼프 당선 이후 원달러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고, 꽤 오랫동안 1,400원 근처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시점엔 한국은행이 뭔가 조치해서 1,400원을 재돌파하지 않았습니다만 미국과의 금리차이가 더 벌어졌고, 우리 경제가 앞으로 침체기로 들어가면 원달러환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원달러환율이 치솟으면 수입물가를 자극 >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며, 물가가 상승하면 또 기준금리를 올려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2%이하로 떨어졌다고 합니다만, 여기엔 우리나라 특성 상 부동산 가격이 반영되지 않았고, 국제유가가 60~70달러로 안정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만약 2025년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좀 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어서 유가라도 한번 자극하면, 원달러환율이 1400원 중반까지 오르는 건 시간문제일거라 생각합니다. 환율이 치솟으면 어떤 형태로든 높은 우선순위로 대응이 필요하므로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원달러환율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했는지 의심되는 측면이 잇습니다. 

내수경기는 부양하고 부동산 가격상승은 잡는다?

기준금리 인하의 큰 목적 중 하나가 내수부진을 완화하는 것인데요. 이게 뭔가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인하해서 대출금리를 인하해야 가계나 자영업자들의 대출원금이나 이자를 상환하는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가계대출을 일으켜서 소비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인데요. 대출금리를 인하해 버리면 부동산 대출금리도 함께 인하되어서 부동산 가격상승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출금리가 인하되면 정부나 한국은행이 원하는 것처럼 가계나 자영업자들이 대출규모를 줄이는 것보다, 다시 부동산 대출로 몰려서 집값만 상승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오히려 정부도 집값 상승을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굉장히 많은데요.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앞으로 2~3개월 정도는 환율과 부동산 가격변화 움직임을 꼭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지금은 부동산 가격하락이 있더라도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환율을 관리하고, 자영업자나 부동산 가격하락은 다른 방법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필요했다고 생각하는데요. 당연히 개인적인 견해라 참고로만 봐 주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2025년 국내 주식시장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일단 가장 큰 위험은 환율이라 생각하며, 3년동안 서서히 감소하는 투자와 내수가 잠재적 위험에서 실질적인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내년 국내 주식시장은 투자 난이도가 상당할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적 분쟁들이 조기에 정리되고, 유가가 안정화되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하하고 중국견제도 생각보다 강도가 높지 않다면 우리나라 경제와 주식시장도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런 조건들이 너무 어렵고 복잡하며 누가 어떻게 조정하기 어려운 요소들입니다. 

지금은 적극적인 주식투자보다 시간이 걸리고 중간에 혹시라도 주식시장이 반등하더라도 확실한 타이밍을 노리고 투자시점을 노려야 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투자는 개인 책임이므로 깊게 생각하시고 좋은 투자 하시기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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