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튜브와 언론에서 2024년 하반기에 미국주식 하락장이 펼쳐질거란 의견들이 많습니다. 저도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 같은 의견을 냈었는데요. 개인적으론 미국주식은 9월에 약한 조정 혹은 변동성을 거치고 10월부터 반등하여 12월 초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12월 말부터 하락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관련 근거가 복잡하여 별도 포스트로 작성하겠습니다. )
그렇다고 12월 초까지 기존처럼 대형 기술주 등의 주도주에 투자하면 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대형 기술주들이 반등하고 있습니다만 전고점 돌파없이 정체하는 분위기이고 주도주 교체도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월가의 투자대가들은 현금비중을 늘이고 기존 주도주 비중을 줄이면서 방어주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주식 하락장의 방어주들은 유틸리티, 헬스케어, 에너지, 리츠, 소비재와 같은 섹터들인데, 오늘은 최근 제가 관심있게 보고 있는 '킨더 모건(Kinder Morgan)'이란 회사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이 회사는 많은 분들에게 생소하겠지만 북미 최대 에너지 인프라 업체로 최근 천연가스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얻고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킨더 모건(Kinder Morgan)은 어떤 기업인가?
북미 최대 에너지 인프라 업체
킨더 모건(Kinder Morgan)은 북미 최대의 에너지 인프라 기업 중 하나로, 다양한 에너지 제품을 운송하고 보관하기 위한 파이프라인과 터미널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위 이미지처럼 각종 에너지원을 저장/운송하는 모습을 상상하시면 되는데요. 이런 사업을 미드 스트림(Mid Stream)이라고 부릅니다.
원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들은 채굴/생산 > 운반 > 정제 및 판매하는 3가지 과정을 거치는데, 채굴 및 생산과정을 업스트림(Up Stream), 저장 및 운반과정을 미드 스트림(Mid Stream), 그리고 정제 및 판매과정을 다운 스트림(Down Stream)이라고 부르는데 킨더 모건은 미드 스트림 사업에 특화된 기업입니다. (즉, 이 회사는 화석연료를 직접 채굴하진 않습니다.)
킨더 모건은 여러가지 에너지원을 운송하는 사업을 하는데, 관련 사업부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킨더 모건의 가장 큰 부문으로 약 72,000마일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운영합니다.이 회사는 이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에서 소비되는 천연 가스의 약 40%를 운송합니다 .
- 제품 파이프라인: 이 부문에서는 정제된 석유 제품, 원유, 응축유의 운송을 처리합니다.
- 터미널: 킨더 모건은 석유 제품, 화학 물질 및 기타 상품을 저장하고 처리하는 방대한 터미널 네트워크를 운영합니다. 이 회사는 약 1억 4,700만 배럴의 액체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약 6,500만 톤의 벌크 재료를 처리합니다.
- CO2: 전통적으로 이 부서는 향상된 석유 회수 프로젝트에 이산화탄소를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탄소 격리 노력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킨더 모건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은 멕시코, 텍사스 걸프 해안, 기존 및 계획된 여러 LNG 수출 터미널로 흐르는 퍼미안 및 이글 포드에서 공급된 가스의 중요한 경로 역할을 하는 론스타 주의 파이프라인에 집중되어 있는데요. 위 이미지는 킨더 모건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산맵이며, 붉은 색으로 표시된 것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입니다.
저렇게 복잡한 파이프라인 자산을 다 이해하시긴 어렵겠지만, 킨더 모건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주요 천연가스 자원을 대부분 운송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소비되는 천연가스의 약 40%를 운송한다는 점은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4년 2분기 실적 살펴보기
킨더 모건의 가장 최근 분기인 2024년 2분기 실적입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총 매출은 약 35억 7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였던 41억 3천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 GAAP 주당 순이익(EPS)는 0.26달러로 전년 동기와 동일한 수준입니다.
- EBDA(감가상각 전 이익)은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천연가스가 62.3%로 가장 많으며, Products 파이프라인이 15.2%, 터미널이 14.2%, CO2가 8.3%를 차지합니다.
- 2024년 DCF(주당 분배 가능 현금흐름) 전망치는 2.26달러로 전년 2.10달러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킨더모건과 같은 미드스트림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인프라 보유자산가치가 매우 크게 때문에 감가상각비도 매우 많이 발생하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으로 높은 분배금을 지급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드스트림 회사들을 평가할 때 감가상각비 제외 전 순이익지표인 EBDA와 회사의 투자자에게 현금 분배를 커버하고 잠재적으로 늘릴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하는 척도로 DCF(주당 분배 가능 현금흐름)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런 점들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킨더 모건(Kinder Morgan)의 투자매력
▣ 안정적인 매출 및 마진과 배당지급
최근 10년간 매출은 연평균 약 1%도 변화하지 않을만큼 큰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을 아래와 같이 2개 구간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 2014~2019년: 2014년 대비 2019년 매출은 약 18%하락했습니다. 이 기간동안 미국에선 셰일오일 및 가스 추출기술 발전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이 급등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약 50% 하락했는데요. 천연가스 가격변화 대비 매출하락율은 절반 이하 수준이라는 점 인상적입니다.
- 2020~2024년: 코로나 시기에 산업활동 감소로 최저 매출을 기록한 후 반등하기 시작한 매출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시기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합니다. 이후 유럽에서 천연가스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가격이 안정화되었지만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늘면서 매출은 소폭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킨더 모건의 EBIDA마진률은 최근 10년 평균 약 39%, 최신 2024년 2분기 기준 약 43%로 업계평균인 25~35%대비로 매우 높습니다. 이것은 킨더 모건이 가지고 있는 안정적인 수익모델과 규모의 경제에서 기인하는데, 관련 내용은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킨더 모건과 같은 미드스트림 업체는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 기반으로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 투자매력 중 하나인데요. 2015년 킨더 모건은 주당 2달러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지급했습니다만 (주가는 약 40달러로 배당률은 5%수준)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따른 매출감소와 인프라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2016년 배당금을 0.5달러로 크게 줄였습니다.
이후 킨더 모건은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였으며 2024년 기준 2016년 대비 2배가 넘는 1.03달러의 주당 배당금을 지급합니다. 이것은 현재 주가 20달러 기준으로 5%가 넘는 배당률로 계산됩니다.
▣ 안정적인 수익모델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50%이상 하락하는 기간에도 킨더 모건이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감소와 높은 EBITDA 마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장기 계약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모델 영향이 가장 큽니다.
킨더 모건의 매출은 최대 20년 이상의 수수료 기반 인수 또는 지불 계약 (Fee-Based Take-or-Pay Contract)에서 약 66%, 고정요금제에서 약 25%에서 대부분 발생합니다. 2가지 계약방식 모두 수송품의 가격과 운송물량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 혹은 예측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원유나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매출상승은 제한적이라는 단점도 가지고 있는데요.
미드스트림 기업이 대표적인 방어주로 손꼽히는 요인은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높은 배당금 지급 2가지가 핵심입니다. 킨더 모건이 이 2가지 요인을 보유한 대표적인 미드스트림 기업이라는 점을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킨더 모건(Kinder Morgan)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다양한 요인 기반으로 천연가스 수요 증가
아래와 같이 다양한 이유로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은 북미 최대 천연가스 미드스트림 업체인 킨더 모건의 매출이 향후 지속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관련 주요 요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AI 붐으로 인해 전기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에서는 천연 가스가 AI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전력의 60%를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합니다. 수치 자체는 일부 기관들의 의견이라 큰 의미가 없습니다만, 그린 에너지들이 AI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를 커버하기에는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나 생산단가 등의 문제로 천연가스가 강력한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아시아 및 유럽 지역으로의 천연가스 수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아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천연 가스 공급원을 다양화해야 하는 측면에서 미국 천연가스 수입량을 늘이고 있으며, 인도 등 아시아 지역도 산업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전기확보를 위해 천연가스 수입량을 늘이고 있습니다.
- 천연가스 발전소는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보다 탄소배출량은 절반 수준이며, 재생에너지 전기발전이 간헐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는 단점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최근 그린 에너지 개발에 예상보다 많은 비용과 원자재 수급, 발전소 위치 등의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천연가스가 그린 에너지의 백업자원이자 과도기를 연결하는 자원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 15년 간 미국 전력생산에서 천연가스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석탄과 같이 환경오염에 취약한 화석연료 비중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래프에서 녹색 선으로 표시된 것처럼 재생에너지 비중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만 위에서 말씀드린 여러가지 이유로 천연가스는 그린에너지가 100% 전기발전을 대체하는 시점까지 사용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높은 초기 투자비용과 관련 규제강화
쉽게 이해하실 수 있겠지만, 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사업은 높은 초기 투자비용이 발생합니다. 특히 미드스트림 산업은 생산된 천연가스나 원유를 저장하고 운송하는데 필요한 관련 장치들을 준비해야 하므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요. 더불어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함부로 이 산업에 뛰어들수도 없습니다. 그건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들이 환경문제로 정부로부터 까다로운 규제를 받고 있어서 신규 업체들이 진입하기 매우 까다롭기 (거의 불가능) 때문입니다. 실제로 승인이 완료되어 진행되던 프로젝트도 환경문제로 인한 시민단체의 고발이나 비용문제 등으로 중단되괴 있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미국은 호주를 제치고 세계 1위 LNG수출국이 되었으며 하루 평균 119억 입방미트의 LNG를 수송합니다. 미국은 LNG수출량을 더 늘이기 위해 2024년 기준으로 7개의 수출 터미널이 활성화되어 있고 5개가 더 건설 중입니다. 기존 및 건설 중인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미국의 LNG 수출 용량이 약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LNG 수출 프로젝트에는 에너지부와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바이든 정부는 최근 기후 및 경제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새로운 LNG 수출 터미널에 대한 승인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보시는 것처럼 2024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신규 최종 투자결정까지 진행된 LNG 프로젝트는 한 건도 없습니다. 그만큼 천연가스 사업분야는 여러가지 요건의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의미인데요.
이런 규제들은 이미 천연가스 부문에서 규모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킨더 모건 같은 회사에게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보유한 인프라로 운송할 수 있는 물량과 단가가 상승할 수 있고, 추후에 인프라가 늘어나면 그것대로 더 물량을 늘일 수 있어서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 대가들의 움직임
월가의 '돈 버는 기계'라 불리며 30년 간 한번도 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는 드러켄밀러는 최근 2024년 2분기 13F에서 전체적으로 현금비중을 늘이면서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가운데 킨더 모건 주식수를 늘였습니다.
드러켄밀러는 올해 1분기에 킨더 모건 약 400만 주를 1차 편입했으며, 2분기에 약 287만 주를 추가 편입하면서 보유비중을 74% 증가시켰습니다. 킨더 모건은 드러켄밀러 포트폴리오 중 8번째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으로 편입가는 약 18.1달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드러켄밀러와 같은 투자 거장이 킨더 모건 비중을 2분기 연속으로 늘여가는 것에는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이런 사실이 투자수익을 보장하는 아닙니다만, 현재 주가가 드러켄밀러의 편입가격에서 크게 상승하지 않았고, 주식비중도 꽤 의미있다고 생각해서 내용을 공유해 드렸습니다.
드러켄밀러의 13F 보고서 상세내용을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당연히 투자 리스크도 존재
천연가스 재고증가와 가격하락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2024년 8월 기준 미국 천연가스 재고는 최근 5년 평균보다 13% 높은 수준이며 가격대도 역대 최저수준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올해 겨울에 미국과 유럽 날씨가 예상보다 따뜻해서 천연가스 사용량이 기대치보다 낮아진다면 킨더 모건 실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금리인하와 미국대선
약속의 9월이 왔고 미국이 어느 정도 금리를 인하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9월 금리인하는 0.25%p이든 0.50%p이든 크게 중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2024년 내에 연이어 금리인하가 진행될 경우 투자자본을 확보해야 하는 그린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발전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감소할 수 있겠죠)
그리고 이번 미국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지에 따라서도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전통적인 화석연료 발전에 좀 더 투자를 약속했고, 바이든 정부를 잇는 해리스 후보는 그린/재생에너지 발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공약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최근엔 해리스 후보 공약에서도 화석연료 발전에 대한 보조금 및 지원규제안을 슬쩍 삭제하면서 향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을 아주 완강하게 규제하진 않겠다는 입장으로 바뀌는 듯 한데요. 미국의 전기생산비용이 계속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인플레이션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정기간동안 천연가스를 포함한 화석연료 발전을 대놓고 규제하진 못할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민주당은 재생에너지 투자에 좀 더 적극적인 입장이라,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아무래도 천연가스 관련 사업들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데 이런 점들은 투자 전에 리스크 요인으로 감안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매우 심심한 주가흐름
킨더 모건 주가는 2024년 들어 약 20% 상승했습니다만, 최근 5년으로 투자기간을 늘여보면 아직 5~6%밖에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이런 인프라 기업들의 주가는 상하 변동성이 크지 않고, 대신 한번 물리면 원금을 회복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2024년 킨더 모건 주가가 상승한 것은 AI붐에 따른 반사이익의 영향도 있다고 생각하며, 아직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한 상황이라 향후 주가변화가 어떻게 될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투자에는 항상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시고 투자여부에 대해서는 항상 많이 고민하시고 자료들도 많이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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