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엔 정말 많은 용어들이 존재하는데요. 팩터 투자도 그 중 하나입니다. 아마 주식투자를 하는 분 중에서는 이미 팩터 투자를 하고 계시거나, 관련 ETF를 보유하고 계시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팩터 투자는 주식의 특정 요인(팩터)에 투자해서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전략입니다. 대표적인 팩터는 Value(가치), 모멘텀, 퀄리티(품질), 변동성, 시가총액 사이즈 등이 있는데요. 개별 기업에 대한 분석보다 이런 시장 전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한다는 점에서 기존 가치 투자나 시장지수 투자와 차별화됩니다.
일반인들이 팩터 투자를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상품이 스마트 베타 ETF인데요. 아래에서 팩터 투자와 스마트 베타 ETF의 장단점을 알아보고, 관련 상품들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팩터 투자와 스마트 베타 ETF란?
팩터 투자란 특정 기준이상의 기업만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것
야구를 아신다면 '팩터 투자란 주식투자를 머니볼처럼 하는 것'이라 이해하는 겁니다. 브래드피트가 나왔던 '머니볼'영화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머니볼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이 선수 선발방식을 오로지 경기데이터에만 의존하고 다른 요소(예를 들면 네임벨류, 나이, 사생활 등)를 모두 배제하는 새로운 방식에 도전하는 과정을 보여준 영화입니다. 위 이미지처럼 야구선수의 가치를 오로지 경기데이터 기반으로 계산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선 '스토브 리그'라는 드라마로 비슷한 내용이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ㅎ)
이를 주식투자에 대입해 보면 개별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네임벨류 등을 보지 않고, 재무제표나 주가변화 등에서 확인되는 정보(일종의 기업성적표)를 기반으로, 특정 기준 이상의 기업에만 투자하는 것이 팩터 투자입니다. 여기서 사용되는 여러가지 기준들을 팩터라고 합니다.
주식투자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퀀트 투자'란 용어를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퀀트 투자란, 좀 더 나은 수익률을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팩터들을 찾아내고 조합하여 투자하는 방법입니다. 넓은 의미에서 퀀트 투자도 팩터 투자의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스마트 베타 ETF와 장/단점
결과적으로 팩터는 주식시장에서 특정 기준의 주식들을 골라내는 기준(척도)입니다. 주식 시장에는 이미 300여 개가 넘는 팩터들이 존재한다고 하며 앞으로도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팩터 투자를 하는 걸까요?
주식시장에서 절대적인 진리란 없습니다만, 팩터 투자는 시장지수(ex: S&P500, 나스닥, 코스피)에 투자하여 시장변동성(베타)만큼의 수익을 추구하는 것보단 나은 수익(알파)을 추구하려는 투자방식입니다. 시장수익률(베타) 이상의 수익성을 추구한다고 해서 스마트 베타라고도 표현하며, 팩터 투자 방법 기반의 ETF들을 스마트 베타 ETF라 부르기도 합니다.
▣ 스마트 베타 ETF의 장점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시장 평균(베타)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장상황에 잘 맞는 스마트 베타 ETF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만, 단순히 시장지수 추종 포트폴리오보다 스마트 베타 ETF 수익률이 더 나은 결과를 보이는 것은 과거 데이터로도 검증이 가능합니다.
또한 시장에 대한 단기적인 견해가 있다면 스마트 베타 ETF로 리스크를 관리하거나 추가 수익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나 인플레이션과 같은 경제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대처할 수 있는 팩터 기반 스마트 베타 ETF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으로 리스크를 대비해 볼 수 있겠습니다.
▣ 스마트 베타 ETF의 단점
스마트 베타 ETF가 만능 투자방법이 아니므로, 시장 상황에 따라선 시장보다 나쁜 수익률을 보이거나 수익률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스마트 베타 ETF를 통해 좋은 투자결과를 내려면, 해당 상품이 펼치는 팩터 전략에 대한 이해와 본인의 투자 목표와 위험 성향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스마트 베타 ETF는 단순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보다 복잡한 팩터 투자전략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 운용 수수료가 높을 수 있습니다. 장기투자에서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수익률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 스마트 베타 ETF를 선택할 때에는 수수료가 너무 높지 않은지 꼭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 베타 ETF 종류와 성과
스마트 베타ETF 구분
시중에 이미 수많은 형태의 스마트 벡터 ETF가 판매되고 있습니다만,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블랙락(BlackRock)에서는 아래 5가지 팩터를 기반으로 스마트 베타 ETF 상품을 구분/운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스마트 벡터 ETF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일단 블랙락에서 정의한 5가지 대표 팩터는 아래와 같습니다.
모든 팩터를 다 설명하기에는 본문이 너무 길어져서 벨류, 퀄리티, 모멘텀 3가지만 정리하겠습니다.
1. 벨류(Value) ETF
동종업체 대비 저평가된 주식(가격이 싼 주식)에 투자하여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합니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지표에는 PER, PBR, EV/CFO(운영 현금흐름에 대한 기업가치)등이 있는데 최근 국내에서 저PBR주들이 저평가 주식으로 크게 관심받고 있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관련ETF 이름에는 '벨류'나 'Value'가 주로 들어가는데요. 미국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상품들을 몇 가지 나열해 보겠습니다.
- iShares MSCI USA Value Factor ETF (ticker: VLUE, 비용: 0.15%)
- Vanguard U.S. Value Factor ETF (ticker: VFVA, 비용: 0.13%)
- KODEX MSCI벨류 ETF (상품번호:275290, 비용: 0.30%)
미국 주식시장에선 전통적으로 Value Factor 투자성과가 좋지 않은데요. 위에 VLUE ETF와 VFVA ETF 2가지 모두 S&P500보다 과거 5년 성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value factor etf로는 KODEX MSCI밸류 ETF가 있습니다. 국내는 이상하게 value factor 투자전략이 시장지수를 이기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KODEX MSCI밸류 ETF는 순자산이 83억 원에 거래량이 너무 적어서 개인적으론 투자가 썩 내키지 않는 상품입니다.
2. 퀄리티(Quality) ETF
재무상태가 양호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입니다. 재무재표 기반으로 수익률, 부채 수준이 양호하고 성장 잠재력을 가진 주식을 선정하는데요. ROE(자기 자본이익률)이나 ROIC(투자하본이익률),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과 같은 지표들을 활용합니다.
- iShares MSCI USA Quality Factor ETF (ticker: QUAL.US, 비용: 0.15%)
- VanEck MSCI International Quality ETF (ticker: QUAL.AX, 비용: 0.15%)
- ACE 스마트퀄리티 ETF (상품번호:244620, 비용: 0.19%)
개인적으론 장기투자에 가장 적합한 팩터 ETF라고 생각합니다. VanEck의 QUAL.AX ETF는 과거 5년 성과가 S&P500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ACE 스마트퀄리티 ETF가 그나마 코스피 지수와 비슷한 성과를 냈는데요. 시장성과를 앞지르는 것이 목표이므로 이것도 국내에서는 그다지 매력이 없습니다. 이 상품들도 운용금액과 거래량이 너무 적습니다.
3. 모멘텀(Momentum) ETF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주식에 투자해서 시장 평균 이상 수익률을 추구하는 방법입니다. 저도 여러분도 한번쯤 주가가 상승하는 주식에 올라타는 투자를 해본 적이 있을 텐데요. 주가가 단기적으로 관성에 따라 상승하던 주식은 계속 상승한다는 성질을 이용하는 전략입니다.
- iShares MSCI USA Momentum Factor ETF (ticker: MTUM, 비용: 0.15%)
- Vanguard U.S. Momentum Factor ETF (ticker: VFMO, 비용: 0.13%)
- KODEX 모멘텀Plus ETF (상품번호:244620, 비용: 0.30%)
모멘텀 팩터 ETF는 누적 투자성과보다 상승장에서 단기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데요. 위와 같이 과거 5년 기준으론 2개 ETF가 S&P500 성과와 비슷하거나 이기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올해는 좀 다릅니다.
위에서 보시는 것처럼 2024년 성과는 모멘텀 팩터 ETF가 S&P500을 크게 앞지르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계속되는 상승장에서 모멘텀 팩터 ETF가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엔비디아와 같이 특정종목이 상승장을 주도하는데 올라타긴 애매할 때 이런 ETF를 활용해 보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겠습니다.
국내 상품은 벨류 팩터와 마찬가지로 운용금액과 거래량이 너무 적어서 굳이 추가비교하지 않고 생략했습니다.
마무리
소개하지 못한 스마트 베타 ETF들이 많습니다만 이번 포스트는 이 정도에서 정리하겠습니다. 국내에선 스마트 베타 ETF가 그닥 성과도 좋지 않고 관심도 낮습니다만, 미국 등 해외에선 꽤 안정적인 성과와 팩터에 따라 다른 결과들이 나오는 부분이 있어서 조금만 공부하시면 전략적으로 사용해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정 팩터 하나가 아닌 멀티 팩터 ETF들도 많은데요. 많이 투자하시는 SCHD도 멀티 팩터 ETF라 볼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멀티 팩터 ETF에 대해서 따로 한번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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