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당선 전부터 노골적으로 EV산업을 비판했습니다. 현재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소법은 청정 에너지 투자를 위한 상당한 지원금을 지원하며, 같은 목적으로 전기 자동차 구매에 대해서 최대 7,500달러의 지원금을 지급합니다. 트럼프는 이 정책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몰락시킨다고 생각하여 트럼프 정권이 시작되는 날부터 인플레이션 감소법 폐기를 공약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도 전기차인데 전기차 구매지원금 7,500달러가 폐지되는 것이 왜 테슬라에게 호재인지, 그리고 트럼프 정권에서 테슬라가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관련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테슬라와 바이든 정부의 자동차 산업
바이든 정부의 최대 수혜 자동차주는 GM
2024년 테슬라와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인 GM의 주가변화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GM은 2024년 3분기까지 약 40%의 주가수익률을 보인 반면, 테슬라 주가는 대부분 마이너스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소식과 함께 주가가 급등하여 불과 한달 사이에 약 40% 주가가 상승했는데요.
GM이 이렇게 바이든 정부에서 좋은 실적과 주가상승을 보였던 것에는 아래와 같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 가장 큰 이유는 2024년 신차 가격이 예상보다 낮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GM은 작년에 2024년을 전망할 때 신차 가격이 예상보다 낮게 형성되어서 기존 화석연료차들의 수익이 감소할거라 우려했는데요. 예상보다 미국경제는 강했고 미국소비심리도 강하여 기존 화석연료차 위주의 신차 구매가격이 높게 형성되었으며 이는 GM의 양호한 실적으로 이어졌습니다.
- GM의 주력상품인 SUV기종판매량이 늘었습니다. GM은 가격대가 비싼 SUV고급기종이 많이 팔릴수록 이익마진이 높아지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 GM은 바이든 정부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관련 지원금을 받은 기업 중 하나입니다. GM은 바이든 정부에서 전기차 생산공장 설립 등으로 10억 달러를 지원받았으며 EV판매 당 7,500달러의 지원금 혜택도 받았습니다.
물론 테슬라도 바이든 정부에서 전기차 지원금을 적게 받은 것은 아닙니다만, GM 대비로 실적성장이 좋지 않았습니다.
GM은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소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한 2022년 2분기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승했습니다. 이건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존 GM주력모델들이 잘 팔린 영향도 있지만, 전기차 지원금 때문에 전기차 관련 손실이 줄어든 것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테슬라도 2022년부터 매출이 늘었습니다만, 2023년 이후로는 매출증가가 정체되고 최근 분기에서는 살짝 매출감소까지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원인이 바이든 정부의 EV지원법에만 있진 않았습니다만, 상당한 영향이 있었음은 사실입니다.
왜 트럼프가 EV지원을 폐지하면 테슬라에게 좋을까?
위 이미지는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좀 오래된 자료입니다만, 전기차를 한 대 팔았을 때 테슬라가 남기는 마진과 다른 회사는 비교할 수 없는 갭이 있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 한 대당 약 9,500달러를 이익으로 남기는데 반해, GM은 약 2,100달러밖에 남기지 못합니다. 이것도 공장설비 관련 비용이나 투자까지 합치면 다른 회사들은 모두 적자입니다.
실제로 2024년 3분기 기준으로 테슬라, GM, 포드, 폭스바겐의 전기차 관련 이익률은 아래와 같습니다.
- 테슬라: 2024년 3분기 자동차 매출 총 이익률은 17.1%이며, 모델 당 약 8,500~12,750달러의 이익을 얻습니다.
- GM: 전기차 매출 및 이익률을 따로 공개하지 않으나 적자상태로 추정됩니다. 회사는 2024년 4분기 혹은 2025년 중에 전기차 흑자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포드: 2024년 3분기 자료는 없으나 2024년 1분기 기준으로 전기차 1대 당 13만 달러 손실을 발표했습니다.
- 폭스바겐: 전기차 뿐 아니라 제품 전체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에서 독보적인 이익을 만들고 있는데, 다른 회사들은 대부분 적자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전기차 당 7,500달러의 정부 지원금이 나오니 일단 다른 회사들은 전기차 가격을 낮춰서 테슬라를 압박했는데요. 전기차가 기본적으로 배터리때문에 가격이 높습니다만, 일단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가격대를 낮춰서 테슬라도 이익이 줄어들도록 유도했다 볼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사실 정부 지원금이 없었다면 굳이 제품 가격을 낮추지 않았을텐데요. 중국의 저가형 전기차와 미국의 전기차 지원금 때문에 전체적으로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제로 이익이 많이 줄었습니다. 거기다 다른 전기차 제품들도 쏟아지니 매출도 성장하지 않았지요.
실제 테슬라의 이익률을 보시면 2021년에 피크를 찍고 2022년 이후로 쭉 감소하다가 최근에 소폭 반등하고 있습니다. 이건 전기차 가격경쟁으로 제품가격을 하락한 데 가장 큰 이유가 있습니다.
트럼프 제 2기와 테슬라
세액공제 중단은 테슬라 외 다른 업체에게 치명적
EV세액 공제 폐지는 현재 EV주도권을 어떻게든 확보하려는 GM이나 포드 같은 기존 자동차 업체들에게 치명적인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이 회사들도 언젠가 세액공제가 없어질거라 예상하겠지만, 아직 세액공제없이 EV에서 흑자를 내기 어려운데 EV에 계속 투자를 해야하므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 테슬라도 세액공제 폐지로 매출에 약간 타격이 있겠지만, 다시 가격을 조정하는 등으로 손해를 만회할 수 있고 지원금이 없어지면 다른 전기차 가격이 상승하여 테슬라를 선택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장기적으로 볼 때 트럼프의 정책이 테슬라에게 더 유리한 이유입니다.
거기다 EV세액공제가 아니어도 테슬라는 앞으로 트럼프 정권에서 굉장히 유리한 정책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60%관세를 약속하고 있는데, 이게 시행되면 미국 내에서 테슬라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중국산 제품 판매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EV만 파는 회사가 아님
테슬라가 트럼프 정권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EV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테슬라는 아주 오래전부터 자율주행 기반의 차량공유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만들어 갈 계획이었는데요. 이를 위해선 자율주행과 관련된 여러가지 법적 규제들을 풀어야 하는데,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 정권에서 이런 문제들을 다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테슬라의 자율주행과 관련해서 여러가지 소송들도 진행 중이고, 시범적으로라도 차량공유나 완전자율주행을 테스트하려면 복잡한 규제들을 풀어야 하는데요. 이건 예측이지만 일론 머스크는 앞으로 트럼프를 이용해서 이런 규제들을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문제는 투자시점
우리의 관심은 투자여부와 투자시점인데요. 예전에 제가 제 블로그 포스트로 트럼프 당선 이전에 테슬라 투자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글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해 주세요.
위 글을 썼던 시점이 테슬라 투자에 아주 좋았던 적기였는데 현재는 그 때 대비로 30~40%가 올라버려서 너무 부담되는 가격대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2025년 주식시장이 아주 험악할거라 예상하고 있어서, 지금 가격대는 확실히 투자가 부담되는데요.
장기투자를 하더라도 진입시점과 가격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도 테슬라가 트럼프 정권에서 다시 한번 가격이 튀어오를 시점이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일단 지금은 기다려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투자여부와 시점에 대해서는 각자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며 책임은 본인이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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