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기대이하의 23년 4분기 실적과 더 좋지 않은 24년 전망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 중입니다.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기사와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론 테슬라 뿐 아니라 올해 전기차 시장 전망 자체가 좋지 않아 보이는데요. 이럴 땐 잠시 시선을 돌려 GM과 같이 그동안 소외받았던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 투자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도요타 같은 기업주가는 작년 한 해 동안 50% 이상 상승했습니다.
우선 이번 포스트에서는 테슬라 주가하락 원인과 2024년 주가전망에 대한 내용만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별도 포스트로 GM이나 토요타에 대한 투자기회를 정리해 보려고 하는데요. 우선 테슬라에 대한 내용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기업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테슬라 실적 살펴보기
실망스러운 23년 4분기 실적과 최근 트랜드
테슬라와 같은 성장형 기술기업들은 매출성장이 가장 중요합니다. 매출은 시기적인 특성이 있어서 전년 동기 대비를 비교해 보는 것이 정석인데요. 테슬라의 23년 4분기 실적은 확실히 작년 대비로 성장률이 떨어졌습니다. 아래 이미지에 2021~2023년 4분기 실적에 붉은색을 표시했는데 성장성이 떨어진 걸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출 성장률이 감소한 원인은 크게 전기차 판매량 및 판매단가 하락과 전기차 시장 전반의 수요 감소 2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각각에 대해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1. 전기차 판매량 및 판매단가 하락
보시는 것처럼 23년 4분기 전기차 판매매출은 215.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 성장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차량 인도량은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더 컸는데요. 아래와 같이 23년 4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48.4만 대로 무려 20%가 성장했는데요. 많이 팔았는데 매출은 그보다 적게 성장했다는 건 판매단가가 떨어진 걸로 간단하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판매단가 하락만큼은 아니지만 차량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도 영향이 있습니다. 연간기준 2023년 테슬라 전기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35%, 인도량은 38% 증가했는데, 이 수치는 몇 년 전부터 일론 머스크가 주장한 연간 50% 성장 목표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2023년 전기차 판매단가를 계속 낮추었는데도 전기차 판매(인도) 량 성장률이 감소했다는 점입니다. 테슬라는 2023년 판매량 상승률 목표달성과 시장 점유율 방어를 목적으로 다소 의도적으로 판매단가를 계속 낮췄습니다.
2023년 가장 많이 팔렸다는 테슬라 모델 Y인데요.작년 12월 기준으로 모델 Y 가격은 2022년 평균 가격대비 약 2~3천만 원 이상을 낮췄습니다. 판매가격을 이렇게 낮추니 영업이익률은 당연히 하락합니다.
2021~2022년에 테슬라의 영업이익은 20%에 육박했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 기업들의 평균적인 영업이익률은 보통 5~10% 수준인데요. 과거 3~4년 동안 테슬라가 전 세계에서 순수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팔았고, 영업이익도 경쟁사보다 2배 이상 높았기 때문에 주가가 고공행진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2. 전기차 시장 전반의 수요 감소 (성장률 둔화)
전기차 시장전망에 대해 검색하면 엄청 많은 리서치 결과들이 나옵니다만, 어떤 회사 전망치를 믿어야 할지 고민스러운데요.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다 판단되는 2개 업체 카날리스(Canalys)와 블룸버그 NEF의 데이터를 참고했습니다.
카날리스(Canalys) 2024년 전기차 시장규모가 약 1,750만 대로 전년 대비 27%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는데요. 확실히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으로는 보조금 삭감과 전반적으로 약한 비용 효율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규모는 순수 전기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하이브리드 전기차 (HEV)를 모두 합친 것입니다.)
첫 번째 보조금 삭감은 잘 아시는 것처럼 전기차 생산비용이 기존 내연기관(ICE) 보다 높다 보니, 전기차 판매 활성화를 위해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원 중이었는데요. 보조금은 계속 줄어들거나 기준을 까다롭게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두 번째 약한 비용 효율성은 최근 포드, GM 등 여러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일부 중단 또는 연기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전기차 생산비용이 크고 마진이 낮은데 비해 전기차 판매가격이 낮아 전기차를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내연기관 차를 팔아 전기차 손해를 메꾸는 구조)
그리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세 번째 원인은 충전 인프라 부족과 결함증가입니다. 충전 인프라는 아직 장거리 여행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최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배터리 수명이 줄거나 방전되어 차가 움직이지 않는 결함은 꽤 치명적이라 생각합니다. 1년에 한 번만 경험하는 일이라도 그런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전기차를 사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위와 같은 문제들 때문에 순수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전기차는 비싸고 충전 인프라는 부족하며 날씨문제와 같은 이슈들을 대응할 수 없으므로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다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추세입니다. (아래 그래프 참고)
2024년 테슬라 주가전망
2024년 테슬라 성장둔화 예상
23년 4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결정적인 원인은 2024년 전망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2024년 테슬라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관련된 배경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신제품 출시 난항
어떤 기업이든 주기적으로 신제품 출시와 기존 제품의 정리가 필요합니다. 자동차 기업도 마찬가지겠죠. 안정적인 매출성장을 위해선 발전하는 기술과 디자인을 반영한 신제품 라인이 필요합니다. 자동차는 신제품 준비에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테니 매우 큰일이 될 겁니다.
테슬라는 현재 전기차 부문에선 2개의 신제품 라인을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하나는 사이버 트럭이며, 나머지 하나는 차세대 저가용 차량입니다. 그런데 2개 제품 모두 그냥 신제품 출시의 개념이 아닙니다.
첫 번째 제품은 사이버 트럭인데요. 이 제품은 원래 2021년 출시가 목표였지만, 2023년 11월에야 첫 판매가 이뤄졌습니다. 제품가격도 2021년 예상가격보다 거의 50% 이상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 부담이 만만찮은데요. 결정적으로 이 제품은 생산단가가 높아 아직 영업이익을 낼 수 없는 상태입니다. 팔수록 손해라는 거죠.
사이버 트럭 제품 생산라인을 최적화하고 긍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려면 아직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그러니 당분간 사이버 트럭은 판매량이 많아질수록 회사의 영업이익률을 낮추는 요소가 된다는 거죠.
두 번째 신제품은 차세대 저가형 차량입니다. 제품 명은 모델 2 혹은 모델 Q가 될 예정인데요. 기존 전기차들은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들이라 전기차 시장 확장을 위해선 저가 제품이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거기다 중국 중심으로 양산 중인 저가형 제품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도 테슬라는 저가형 제품이 꼭 필요한데요.
원래 이 제품도 2022년 말에 출시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2025년 말이 되어야 생산 시작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시점에선 이 제품은 출시 직후부터 회사의 이익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만, 역시 준비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2. 그 외 다양한 악재들
그 외에도 다양한 악재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단 중국시장 점유율이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BYD와 같은 경쟁업체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BYD는 저가형 전기차 위주로 시장점유율을 크게 늘이고 있으며, 23년 4분기에는 처음으로 전기차 판매량 기준 글로벌 1위 전기차 판매기업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 및 미국 최대 렌터카 업체인 Hertz는 3년 전 테슬라 전기차 10만 대를 사들이면서 테슬라 주가가 최고가를 경신하는데 일조했는데요. 최근에 Hertz에선 테슬라를 포함한 자사 보유 전기차 2만 대를 되팔기로 결정했습니다. 전기차가 구매 비용뿐 아니라 수리비를 포함한 유지보수 비용이 기존 차량보다 비싸기 때문이라 밝혔는데요. 테슬라를 포함한 전기차 시장에는 좋지 않은 소식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과 AI로 주가를 검증해야 함
테슬라 PER은 현재 55~60배 사이인데요. 2023년 AI최대 수혜주이자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엔비디아보다 PER이 거의 2 배급으로 높습니다. 테슬라의 PER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와 유사한 수준인데요. 이 수치 하나만으로 일반화할 순 없지만, 테슬라를 일반 자동차 기업으로 보지 않는 것은 확실합니다.
테슬라가 현재 PER이 적절하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자동차 판매 이상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데요. 테슬라가 계속 주장하는 자율주행이나 옵티머스와 같은 AI사업 분야에서 유의미한 실적이 나와야 현재 주가가 적절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테슬라가 자율주행이나 AI분야에서 유의미한 사업실적을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2-3년 내에는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테슬라가 최근 공개했던 옵티머스 로봇은 신기하긴 해도 아직 감동하거나 사용처가 명확히 보이진 않으며, 자율주행은 기술이 정말 극적으로 좋아지더라도 관련 법안들이 정비되는데 상상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그래도 테슬라는 전기차 사업에서 사이버 트럭이나 2025년 말에 판매될 저가형 전기차 제품들은 회사 전체 실적을 개선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며, 전기차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과 순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입니다.(적어도 현재까진) 그래서 현재 테슬라 주가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테슬라가 진행하고 있는 자율주행이나 옵티머스, 도조와 같은 AI사업가치와 성과가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올해 테슬라 주가하락이 좋은 투자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2~3년 정도는 테슬라 주가가 과거처럼 크게 상승하기 어려워 보여, GM과 같은 기존 자동차 기업 투자에도 눈을 돌려 보았으면 하는데요.
관련 내용은 별도 포스트로 이어집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