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류의 기사제목이 낚시라는 걸 압니다만,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가장 먼저 삼바(삼성바이오로직스)를 시찰했다는 기사에 혹해서 삼바 분석 포스트를 쓰고 있습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시가총액 58~59조의 대형 바이오 기업으로 코스피 기준 시가총액 4위 기업입니다.
개인적인 경험 상, 바이오 섹터는 대체로 주식 상승장의 끝물에 많이 언급되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삼바 재무분석 글을 써볼까 합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기본 정보부터
바이오 의약품과 CDMO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1. 바이오 의약품이란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중에서도 바이오 의약품 분야만 집중하고 있는데요. 바이오 의약품이란, 사림이나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로 제조한 의약품을 말합니다. 생물체에서 유래한 것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독성이 낮고 부작용이 적으며, 특정 질병을 표적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삼성 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링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3,890억 달러로 전체 제약시장의 30.7%를 차지합니다. 2026년까진 연평균 10.1%의 복합성장률 성장이 전망되는데요. 바이오 CDMO시장규모는 2023년 191억 달러에서 향후 3년 간 연평균 12.2%성장해 2026년 기준 270억 달러(약 35~36조 원) 규모 성장이 전망됩니다.
2. CDMO 비즈니스란?
삼성 바이오로직스 매출의 70%이상이 CDMO 비즈니스에서 나옵니다. 보라색은 CDMO(항체의약품)이며 붉은색은 CDMO(기타)인데요. 우선 CDMO가 어떤 비즈니스인지부터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CDMO는 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의 약자로, 의약품 개발 및 생산을 수탁하는 기업을 의미합니다. 제약 회사는 자체적으로 모든 단계를 수행하기보다, CDMO에게 특정 단계 또는 전체 과정을 아웃소싱하여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CDMO는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CMO사업과 세포주 개발~초기 임상까지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CDO사업 2가지로 나뉘는데요.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2가지 사업을 다 하고 있으며, 반도체에 비유하자면 직접 설계는 하지 않고 생산에 집중하는 TSMC와 유사한 비즈니스 형태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CDMO 비즈니스는 성장 가능성이 높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반면 높은 투자비용이 필요하고 특정 제약회사에 대한 고객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바이오 CDMO 비즈니스는 높은 성장성 때문에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는데요.
2023년 기준 삼바는 바이오 CDMO시장 점유율 2위이며, 1위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론자(Lonza), 3위는 중국업체인 우시바이오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삼바의 자체적인 전망으로 2026년에는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져 시장 1위 차지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근 당뇨병 치료제와 비만 치료제로 유럽 최대 시총을 달성한 노보노디스크의 모회사인 노보홀딩스가 CDMO사업진출을 선언했고, 후지필름의 제약회사인 다이오신스가 유럽최대 CDMO공장을 확보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롯데와 CJ에서 CDMO부문을 신설 및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바이오 CDMO시장이 매력적이란 해석도 가능한데요. 삼바의 재무재표를 보면서 현재 사업을 잘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삼바 손익계산서 살펴보기
제가 아주 전문적인 회계분석 능력은 없지만, 기업 재무재표를 볼 때 제일 먼저 매출액과 판관비, 영업이익의 변화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일단 매출액이 늘어야 이익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때문입니다.
삼바의 총매출과 영업이익이 전체적으로 우상향하며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판매관리비가 같이 늘어나는데 최근 4~5개 분기에 판관비 증가비중이 이전 대비 더 커 보이는데요. 아래와 같이 연구개발비를 공격적으로 늘인 결과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그림 참조)
회사의 영업이익도 잘 성장하는데, 최근 성장률이 둔화되는 모습인데요. 위에서 말씀드린 연구개발비 증가가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이익률이 30~40%사이로 나오는데, 꽤 괜찮은 수익률이라 바이오 CDMO 시장에 경쟁률이 치열해지는 이유도 알 것 같습니다. 2019~2019년도에 영업이익률이 크게 하락하는 이유는 별도 체크가 필요해 보입니다.
매출액이 크게 증가해도 매출원가율과 총비용율은 크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고정비가 큰 산업들의 특징인데요. 특히 고정비용이 높고 변동비용이 낮은 제약산업은 매출이 증가하면 수익이 증가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삼바의 재무재표가 이런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4월 삼성바이오에피스 합병
2023년 2분기부터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항목 매출이 급증한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이 항목은 2022년 4월에 인수한 에피스의 매출이 연결재무제표로 잡히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에피스는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합작 설립한 회사로,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이오시밀러란, 기존 바이오 의약품의 유사제품을 제작/판매하는 것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새로운 사업분야에서 매출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해서 2023년 2분기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CDMO 70%, 바이오시밀러 30% 비중으로 구성되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아래는 2023년 3분기 매출실적의 세부구성입니다.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표 살펴보기
2022년 2분기부터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로 자본과 부채가 각각 크게 증가했습니다. 부채비율도 85%까지 증가했다가 66%로 서서히 감소하고 있는데요. 큰 고정비용 및 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 66% 부채비율은 큰 이슈로 보이진 않습니다.
에비스 인수를 위해 22년 2분기 유상증자 진행 이후, 자본잉여금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익잉여금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영업활동에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서 영업현금흐름이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추세적으로만 보면 현금흐름에도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영업현금흐름이 크게 마이너스를 기록한 2022년 2분기는 위에서 말씀드린 에피스의 인수 목적으로 현금이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순이익이 영업현금흐름으로 잘 전환되는지 알아보는 현금전환비율(CCR)은 최근 3분기 연속으로 1.0을 넘기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현금전환비율이 그리 좋지 않았던 구간이 꽤 길어 보입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 벨류에이션 분석
기대보다 낮은 ROE
현재 ROE는 약 10%로 그리 높지 않습니다. 과거에도 평균적으로 10%미만에서 움직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직접 신약을 개발하지 않는다 해도, CDMO 비즈니스 자체로도 많은 연구개발과 CAPEX투자가 필요하여 ROE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ROE가 조금씩 상승하면서 PBR도 크게 증가했으나, 최근에는 PBR이 다시 급감한 상태입니다. 2017년 12월 대비로 ROE는 크게 좋아졌으나 PBR은 오히려 하락한 모습이라 살짝 저평가 구간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만, 전체적인 모습은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습니다.
최근 PER이 살짝 하락했지만, 원래 성장주 취급으로 50배 이상에서 PER이 형성되어 있는 터라 별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냥 현재 PER은 매력없다 정도로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정리
증권사 전망치 및 주가전망
원래 재무재표 분석은 기업의 미래를 점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망하지 않고 운영을 잘할 수 있는지 최소한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일단 재무제표 상으로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꽤 안정적인 운영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이게 미래 실적을 예측하는데 도움을 주진 못합니다.
대체로 증권사들의 전망치는 목표주가 100만원 이상으로 현재 주가 대비 15~20% 상승을 예견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납득할만한 근거를 제시하는 증권사 리포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증권사 리포트는 특성상 기업전망을 후하게 줘야 하는 입장이라, 제시하는 주가 상승률과 근거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조정해서 받아들이는 편이 좋습니다.
CDMO 비즈니스는 제약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인 신약개발 라인이 없어도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신약개발과 같은 맥락으로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가 계약을 종료하거나, 노보노디스크와 같이 직접 CDMO사업에 뛰어들 경우 매출비중이 감소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삼성이 공격적으로 CDMO분야에 대한 투자금을 증가시키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하며, 최근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늘이고 있는 것에도 뭔가 배경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투자 매력도가 기대치보다 낮은 기업이라 좀 더 관망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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