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6%를 넘으면서 미국 주식시장도 하락장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다고 해서 항상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국채 수익률 상승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지표들이 여러가지 형태로 보입니다.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소위 '배당주'투자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세상 제일 안전한 국채 수익률이 5%인데, 주가 하락 리스크가 있는 배당주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TLT나 TMF같은 미국 장기국채 ETF에 투자하시는 분들도 많으실텐데, 국채 수익률이 단기간에 하락할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오래 버틸 수 있는 투자를 하시기 바랍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채권시장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시그널들
계속 상승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6%를 넘어섰습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몇 번의 하락이 있었지만, 2020년부터 현재까지 매우 가파르고 빠른 속도로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는데요. 월가의 굵직한 거장들이 앞으로도 장기간 기준금리 인상 및 장기국채 수익률이 상승할거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미국 기준금리 7%를 예견했습니다. 기존 금리상승보다 현재 5%에서 7%로 인상하는 과정이 더욱 고통스러울거라 전망하고 있는데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장기 국채 수익률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리틀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물론 이 분은 현재 미국 장기채에 숏 배팅을 하고 있어서 본인 투자에 기반한 의견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만, 긴 과거를 볼 때 4~5%의 장기채 수익률이 이상하지 않다는 점은 참고해야 할 정보라 생각합니다.
장기채 수익률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근거
1) 장기채 기간 프리미엄
장기채와 단기채 수익률 차이를 '기간 프리미엄'이라 합니다. 일반적으로 10년물 국채와 3년물 국채 수익률 차이를 말하는데요. 위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기간 프리미엄'이 최근 양수로 전환되었습니다. 즉, 장기채 수익률이 더 높아졌단 뜻인데요.
한동안 장단기 금리가 역전상태라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았지만, 정상 상태가 되려면 결국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보다 높아져야 합니다. 과거 '기간 프리미엄' 평균값은 약 1.5~2%정도인데, 쉽게 말해 지금보다 장기채 금리(수익률)이 그만큼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하셔도 되겠습니다.
2) 구인 건수 증가
미국 8월 구인 보고서(JOLTS)는 960만 개 신규채용으로 전월 890만 개에서 크게 증가했습니다. 강한 인력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유지시켜 연준의 금리인하를 늦추거나 금리인상을 고려하게 합니다.
실제로 어제 S&P500은 1.4%하락했으며, 나스닥은 2% 넘게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를 돌파해서 5%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4.5%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한 이후, 계속 상승중인데요. 이대로 국채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주식시장 뿐 아니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채권 수익률과 주가가 음의 상관관계로 변화함
경제 성장기에는 국채 금리(수익률)이 상승하면 주식도 상승했습니다. 잘 아시는 '주식60:채권40' 투자법이 이런 시기에 만들어져 20년동안 잘 작동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이 하락하는 패턴으로 바뀌었습니다.
올해 7월까지만 해도 TLT ETF가 하락할 때 주식은 상승했는데요. 7월 중순 이후로 TLT ETF와 S&P 500이나 나스닥 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즉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주식이 하락하는 음의 관계가 시작되었으며, 채권과 주식이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가지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국채 수익률 상승과 배당주 주가 폭락
유틸리티와 리츠, 고배당 SCHD ETF 연내 최저점
주식 중에서도 유틸리티와 리츠주식들은 경기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을 잘 견딥니다. 전기, 통신과 같은 생활 인프라들이 포함되는 유틸리티는 생활 필수재 성격이 있어 매출이 잘 줄지 않고, 리츠는 장기 계약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입유지가 가능합니다.
더불어 2가지 카테고리 모두 안정적인 수입을 기반으로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주식들이 많아, 대표적인 배당투자 카테고리로 손꼽히는데요. 이런 배당주들도 높은 금리와 국채 수익률이 계속 높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기업들은 채권발행이나 은행대출에서 더 높은 금리롤 돈을 빌려야 하므로, 비용이 증가하여 기업의 이익과 주가에 타격을 입습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유틸리티나, 정기적으로 채권이나 대출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리츠에도 국채금리 상승이 악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죠.
실제로 대표적인 배당주로 손꼽히는 코카콜라나 리얼티인컴과 같은 주식이 연내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투자가 많은 고배당성장형 ETF인 SCHD ETF도 올해 들어 약 8%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S&P 500의 향후 12개월 기대 수익률은 현재 5.6%로 예상되는데요.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금리가 2.5%까지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단기국채에 투자하는 SHV나 SGOV ETF들은 연 기대 수익률이 5%가 넘습니다.
주식투자는 여러가지 리스크를 감수하는 투자행위라 무위험 수익률인 국채보다 수익률이 의미있게 높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무위험 수익률을 제공하는 국채에 투자해도 연 5% 혹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2.5%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으니, 4~5% 배당금을 지급하는 배당주 투자도 매력이 없어지는 것이죠.
그렇다고 성장주 투자를 할 시점도 아님
배당주가 하락한다고 하여 지금이 성장주 투자시점인 것도 아닙니다.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최근 3개월동안 성장주는 가치주 혹은 배당주보다 더 크게 하락했습니다.
영업이익이나 현금흐름보다 매출성장을 더 중요시하는 성장주들은 국채수익률 상승시기에 더 큰 타격을 입습니다. 더구나 상반기 주식시장은 일부 대형 기술주들이 주도하는 특이한 시장이었습니다. 앞으로 국채수익률이 더 상승하거나 고금리가 계속 유지되면, 현금흐름이 부족한 성장주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금리와 높은 국채수익률 시대를 대비
바닥을 볼 때까지 현금확보
시작할 때 말씀드린 것처럼 금리가 상승하고, 국채수익률이 상승한다고 해서 주식시장이 항상 하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는 아래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서 국채수익률 상승이 주식시장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장기채 기간 프리미엄이 플러스로 전환됨
- S&P500 기대수익률 대비 무위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짐
- 하반기 S&P500 지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보다 낮은 성과를 보임
-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에 육박
현재 미국 단기채나 국내에서도 KBSTAR 머니마켓액티브 ETF 혹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ETF와 같은 단기채 투자상품에만 투자해도 4~5%의 안전마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달러환율이 계속 상승한다면, 미국 단기채에 투자했을 때 환율차이에 따른 추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 미국 기술주나 성장주 투자비중이 높은 분들은 일부를 현금으로 확보하고 시장하락을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TLT ETF나 TMF ETF에 투자하는 분들도 많으실텐데, 장기 관점이 아니라면 당장 추가적인 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직 국채수익률 꼭대기를 보지 못한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SCHD ETF와 같은 배당주 투자도 지금은 조금만 더 인내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일단 2가지 이벤트를 관찰했으면 하는데요.
- 10년물 국채 수익률 변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를 넘지 않는지, 하락추세가 시작되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일단 하락추세가 시작되는지 확인하고 장기채나 배당주 투자를 시작해도 늦지 않아 보입니다.
- 11월 연준의 기준금리 발표: 11월 FOMC에서 파월의장이 기준금리를 정말 인상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장기채를 아직 투자하지 않고 기다리는 게 좋겠다는 것은 2번 이벤트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미국 인플레이션 관련지표 발표와 국제유가 변화, 달러환율 변화도 같이 모니터링해야 하는데요. 또 하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금가격입니다. 온스 당 약 2천달러 최고점을 찍었던 금가격이 현재 1840달러까지 하락한 상태입니다.
만약 금가격이 1700달러대로 들어가면 금도 조금 투자를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내용은 제 개인적인 견해가 포함되었으므로 참고만 해 주시기 바라며, 좋은 투자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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