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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환율이 하락하는 이유와 반등 가능성

by 주부너구리 2023.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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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환율이 8년 만에 800원대로 떨어지면서 '다시없는 800원대 엔화'라는 평가로 많은 분들이 엔화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엔화환율은 조금 반등하다 최근 다시 800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인데요. 

현재 엔화환율은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일본중앙은행(BOJ)의 정책변화 등에 모두 반응할 수 있는데요. 향후 발생하는 상황과 전망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엔화의 현재 상태

8년 내에 가장 낮은 엔화가치

엔화-원화환율은 8년 중 최저점인 900원까지 하락
엔화-원화환율은 8년 중 최저점인 900원까지 하락

오늘 엔화환율이 천 엔 당 9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최근 5년 내에 최저치이며, 올해 6월 이후 다시 900원 선을 터치했는데요. 6월부터 많은 분들이 엔화상승에 투자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달러-엔화환율은 5년 내 최고점까지 상승
달러-엔화환율은 5년 내 최고점까지 상승

환율은 여러 통화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엔화-원화환율 변동성은 달러-엔화환율과 연결되어 있다 보아야 하는데요. 달러-엔화환율은 1달러 당 147엔으로 5년 내 최고 수준입니다. 최근 5년 동안 변동성은 무려 30%나 됩니다.

엔화환율은 왜 이렇게 낮을까?

CME Group에서 '엔-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요인'을 정리한 기사가 있습니다. 저는 일단 2가지만 언급해 보겠습니다. 원문을 보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엔-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요인 - CME Group

일본중앙은행의 수익률 곡선 통제(YCC) 완화 결정은 통화 및 채권 시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www.cmegroup.com

1) 금리 차

잘 알고 계신 금리 차입니다. 일본의 기준금리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0.1%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5.5%에 육박했고,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5%인데 일본은 그 와중에 금리를 한 번도 인상하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주요국가들의 기준금리(정책금리)변화: 일본만 -0.1%금리를 유지 중
글로벌 주요국가들의 기준금리(정책금리)변화: 일본만 -0.1%금리를 유지 중

일본의 기준금리가 낮은 이유는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수십년동안 디플레이션(인플레이션율이 마이너스)으로 경기침체 상황이었으며, 2022년도에도 다른 나라들보다 늦게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했습니다. 

물론 현재는 일본의 근원 인플레이션도 4%를 터치해 인플레이션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일본중앙은행도 금리를 올려야겠지만, 일본정부와 중앙은행은 현재 인플레이션율이 일시적이고 장기적으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 금리인상에는 아직 보수적인 편입니다. 

일본 근원 인플레이션은 2023년부터 급상승해서 최근 4%대까지 상승
일본 근원 인플레이션은 2023년부터 급상승해서 최근 4%대까지 상승

2) 수익률 곡선 통제

일본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정책 일환으로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를 제한하는 정책을 펼치는데, 이걸 수익률 곡선 통제 (YCC)정책이라고 합니다. 기준금리를 -0.1%이하로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0.25% 상한선을 넘지 않게 일본은행이 장기국채를 무제한 매입합니다.  

위 2가지 정책이 대표적인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입니다. 일본은 장기간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저금리와 국채 수익률 제어정책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지급했습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이런 정책들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와 코로나로 인한 양적완화가 이루지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2022년 대부분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며 금리인상 등 양적긴축 정책을 펼치자 양적완화를 계속한 일본 엔화가치가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달라진 경제상황

일본 국채 수익률 제어정책의 변화

일본 10년물 국채수익률 금리변화 추이
일본 10년물 국채수익률 금리변화 추이

2022년 말,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달러-엔화환율이 150엔까지 상승하고 일본 근원 인플레이션도 2%를 뚫고 상승하자 일본 중앙은행은 10년물 국채 금리의 0.25% 상한선을 0.50%까지 조정합니다.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 수익률 제어곡선의 상한선을 올려 일종의 양적긴축 정책을 시행한 것인데요. 작년 말부터 미국이 곧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금리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일본도 드디어 제로금리 정책을 버리고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환율이 안정되고 10년물 국채금리도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6월 말 미국정부 부채한도 상향법안이 통과되면서 미국이 단기국채뿐 아니라 장기국채까지 쏟아내면서 전 세계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달러가치가 급상승했습니다. 일본은 엔화환율 방어를 위해 7월에 수익률 제어곡선 상한선을 기존 0.50%에서 1.00%로 다시 한번 상향했는데요.

7월 수익률 제어곡선 상향 발표시점에 일본이 기준금리 인상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고, 수익률 제어곡선만 조정한다는 임시조치 성향을 밝히면서 엔화환율을 진정시키지 못했습니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을 촉구하는 경제환경

많은 전문가들이 일본이 곧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물가상승입니다. 일본인들은 거의 20년동안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거나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환경에서 살아왔습니다. 때문에 임금이 오르지 않아도 생활의 질이 떨어지지 않았고 정부에 대한 불만도 높지 않았는데요

위에서 보신 것처럼 엔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 소비자 물가지수가 거의 4%까지 급등했습니다. 국민들 입장에선 생활의 질이 떨어지자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기 시작했는데요. 현재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35%로 출범 후 최저치인데, 상당 부분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불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 나라든 경제정책은 정치권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집니다. 기시다 정권이 지지율을 높이고 차기 정권을 계속 유지하려면 어떻게든 물가를 잡아야 할 텐데, 개인적으로 내년부터는 그 압박이 더 강해져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전제조건들

2%대의 안정적인 인플레이션과 최저임금 상승

일본정부가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 제시하는 2가지 필수조건이 있습니다. 

1) 2%대의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유지

일본정부는 2014년부터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두고 제로금리 정책을 펼쳤습니다.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2%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현재의 양적완화 정책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올해 일본 소비자 물가지수와 근원 인플레이션이 급등했습니다만, 일본정부는 하반기부터 물가상승률이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 시점의 인플레이션 상승만 보고, 기준금리를 인상하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2) 3%대의 최저임금 상승

저도 개인적으로 일본과 접점이 많은 환경의 기업에서 일했습니다만, 현재 일본의 임금이 우리나라보다 평균적으로 낮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려면 소비가 증가해야 하는데, 국가 전체적으로 오랫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임금인상이 거의 없었는데요. 

일본 최저임금 변화추이
일본 최저임금 변화추이

일본정부는 최근 5년동안 최저임금을 3% 이상 인상시키려고 정책적인 지원 등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일본이 기준금리 인상 필수조건으로 2024년도에도 3%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여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단기적으로 중요한 2가지 이벤트

9월 중에 엔화환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2가지 이벤트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FOMC이며, 두 번째는 일본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입니다.

1) FOMC : 9월 20일(수)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FOMC가 다음 주 수요일에 열립니다. 미국 8월 CPI가 소폭 반등추세로 돌아섰고, 하반기 석유감산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어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Fed Watch에서 예상하는 9월 FOMC 기준금리 변화예상
Fed Watch에서 예상하는 9월 FOMC 기준금리 변화예상

당장 9월에는 기준금리 동결 의견이 95%이상입니다만, 올해 말에 기준금리를 추가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 엔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엔화환율도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일본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 9월 22일(금)

금요일엔 일본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가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일본중앙은행이 엔화환율 대응 등에 대해 얼마나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추후 금리인상 등 양적완화정책 진행여부와 시점에 대해서 힌트를 주는가에 따라 엔화환율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메시지의 강도가 강할수록 엔화환율이 상승하겠지만, 아마도 이번 회의시점에는 기존과 유사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서 환율은 큰 변화가 없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의견)

엔화환율이 상승할 수 있는 조건과 시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환율은 상대적인 것이므로,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엔화가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엔화환율을 상승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외적요인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인데요. 

미국 주요 금융기관에서 예상하는 향후 미국 기준금리 변화
미국 주요 금융기관에서 예상하는 향후 미국 기준금리 변화

미국 내 전문기관들도 각자 의견들이 첨예하게 다릅니다만, 최소 내년 1분기가 되어야 금리인하가 시작될 수 있고, 늦게는 내년 하반기에 금리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일본은 기본적인 성향 상, 정책변경결정에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습니다. 아마도 일본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말을 계속하더라도 실제 인상하는 것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습니다. (2024년 중에는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먼저 수익률 제어곡선 정책을 폐기하는 것부터 시작하겠죠)

그래도 현재 800원대까지 떨어진 엔화환율이 저점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최근 25년만에 일명 사무라이 본드(엔화 표시 채권)를 발행했다는 기사가 있는데요. 그만큼 현재 엔화환율이 저점이라고 평가한 것이겠죠.

 

한국 정부는 왜 엔화로 돈을 빌렸을까(feat.환율 전망)[딥다이브]

한국 정부가 지난주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를 발행했다는 뉴스 보셨나요. 이게 무려 25년 만의 일이라는데요. 특히 국내거주자(해외교포 포함)가 아닌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www.donga.com

국내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엔화환율이 서서히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엔화에 투자하고 계신다면 생각보다 엔화환율 상승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런 상황들을 잘 이해하시고 투자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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