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것은 쉽습니다. 운이 좋으면 버튼클릭 몇 번으로 큰돈을 벌 수 있는데요. 문제는 주식투자로 돈을 잃는 게 훨씬 쉽다는 겁니다.
주변에서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엔 테슬라로, 최근엔 2차 전지 테마로 돈을 벌어 은퇴했다는 사람들의 얘기가 주변에서 들리고, 기사로도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극소수입니다.
하지만 보다 높은 확률로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이 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 지수는 과거 100년간 꾸준히 우상향했으며 대부분 개별종목 수익률을 이겼습니다. 오늘은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ETF투자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전문가들도 돈을 잃는 주식시장
워런버핏의 투자내기
2008년 세계적인 가치투자자인 워런버핏은 뉴욕 해지펀드 운용사인 '프로테제 파트너스'의 테드 지데스 회장과 100만 달러 내기를 했습니다. '향후 10년동안 인덱스펀드가 해지펀드 수익률을 능가할 것'이란 내용이었는데요.
이 내기는 워런버핏이 수많은 해지펀드들의 수수료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불만으로 시작되었는데요. 참고로 해지펀드란, 투자전문회사의 전문가들이 자체적인 투자전략으로 투자종목을 선정/운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2016년 말 버핏이 선택한 S&P500 인덱스 펀드는 연평균 7.1% 수익률로 총 85.4%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에 비해 해지펀드 평균 수익률은 연평균 2.2%로 상대적으로 매우 부진했습니다. 버핏의 압승으로 끝났죠.
주식시장에서 수익 내는 종목은 매우 적음
미국에서 1,990~2,020년까지 31년 동안 글로벌 64,000개 주식종목 (미국종목: 17,776개, 비미국종목: 46,723개)을 대상으로 수익률을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꽤 충격적인데요.
1) 미국종목 중 44.8%, 비미국종목 중 42.6%만이 미국 1개월 국채 수익률을 이겼습니다. 아래 보시는 것처럼 미국 1개월 국채 수익률은 최근 금리상승 전까지 거의 0~1%였습니다. 한마디로 수익을 낸 종목이 50%가 되지 않았다는거죠.
2) 5개 회사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텐센트)의 순자산이 글로벌 전체 주식의 10%를 차지했습니다. 그만큼 주식수익이 특정 회사로 몰렸다는거죠.
더 넓은 범위로 조사해도 경향은 비슷합니다. 미국 주식 중에선 약 44개 종목 (전체 종목의 0.25%)이 미국주식 전체 수익의 44.3%를 차지하며, 867개 종목(전체 종목의 5%)가 99%를 차지합니다. 여러분이 상위 5% 종목 내에서 주식을 골라 투자해야 수익을 볼 수 있었단 얘기입니다.
그럼 주식으로 돈을 벌기 힘들단 얘기인가?
주식시장 평균 수익률은 꾸준히 상승했음
위 그래프는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ETF인 SPY ETF의 수익률인데요. 1994년에 SPY ETF에 10,000달러를 투자하고 배당금을 재투자했다면 2020년 총자산은 132,497달러로 늘어납니다. 연평균 10%의 수익률입니다.
연평균 10% 수익률이 작아 보이시나요? 모닝스타에 따르면 2012~2021년까지 10년 동안 모든 액티브 펀드 중 단 26%만이 인덱스 펀드 수익률을 이겼습니다. 수수료를 반영하면 이 수치가 더 줄어듭니다. 기관투자자들은 수십 년간 주식투자/운용을 공부한 사람들이며 일반적으로 수익률이 좋지 않은 펀드 수수료가 더 높습니다.
일반 개인들의 투자성과가 인덱스 펀드를 이기지 못하는 것은 굳이 수치를 보지 않아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인덱스 펀드를 꾸준히 투자하는 것은 쉬운가?
아니요. 쉽지 않습니다. 이론적으로 인덱스 펀드가 장기적으로 우상향 한다고 해서 실제로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과거 30년 간 SPY ETF는 총 5번의 연 수익률 기준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수익률이 좋지 않았던 2000년에는 -36.81%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이 기간에 생각 없이 ETF투자를 이어가는 건 실제로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저 기간에 투자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조금만 손을 쓰면 손해가 줄어들거나 수익이 날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주변서 손실을 피하고 수익을 냈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릴 수 있고 그러면 참기 어렵습니다.
왜 우리는 직접 투자하면 돈을 벌거라 생각할까?
정보부족과 확증편향
가장 일반적인 시작점은 '내가 선택/투자한 종목이 우수할 거란 믿음'입니다. 이 믿음은 지인이나 특정 그룹의 투자권유나 내가 포착한 정보를 과대평가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는 시장 투자자 대다수에게 알려진 것으로 가치가 없으며, 한번 투자판단이 내려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정보와 반대 성향 정보를 무시합니다.
어쩌다 한번 주식투자로 좋은 수익이 발생하면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낼 거라 믿습니다. 이를 위해, 정보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특정 정보를 과대평가하거나 반대 정보를 무시하는 편향적 사고를 보입니다.
또한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종목을 운용해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물론 투자대가들 중에는 아주 적은 수의 종목에 집중투자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으며, 내가 그 예외가 될 가능성은 극단적으로 낮습니다.
여러분의 투자성공확률은 어떻게 되나요?
주식투자를 해보셨던 분들은 지금까지 본인이 주식투자를 몇 번 했으며, 각 투자 개별 건의 투자성과가 얼마인지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투자 건별로 투자금액은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생각해 봅시다.
지금까지 투자건수 기준으로 50% 이상 수익이 발생했고, 투자건수 별 투자금액 차이는 크지 않았거나 계획 내에서 이루어졌으며, 특정기업 주가가 가치평가 기준으로 싼 지 비싼지를 판단하는 개인만의 기준이 명확하다면 당신은 투자를 계속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개별종목 투자를 멈추시길 권합니다. 최소한 45% 이상의 투장성공확률과 개별종목 투자금액이 전체 투자금의 5%를 넘기지 않고, 손실과 수익의 정확한 기준을 정하고 이를 지킬 수 없다면 인덱스 펀드투자가 훨씬 안전하고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개인적인 의견)
인덱스 펀드투자에도 공부할 게 많다.
주식지수 추종뿐 아니라 개별 섹터에 투자하는 다양한 ETF
무작정 SPY나 QQQ 같은 ETF에 정기적으로 분할 투자하는 것이 가장 맘 편하고 손쉬운 방법입니다만, 조금 더 액티브하게 투자를 하고 싶다면 ETF에서도 다양성을 가져갈 방법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나 반도체 등 특정 산업섹터에 투자하는 ETF나, 채권이나 금, 원자재 등 주식 외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ETF, 그리고 최근 인기 있는 SCHD와 같은 배당성장형 종목에 투자하는 ETF까지 선택할 수 있는 상품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주식투자의 목표는 안정적인 금융수익을 얻는 것이고, 개인적으론 연평균 7% 이상 수익률만 꾸준히 만들 수 있어도 매우 성공적인 투자입니다. 당장은 조금 재미없고 주변에 벼락성공사례에 비해 상실감이 있을지 몰라도 극복하면 여러분들의 자산을 크게 불려줄 겁니다.
수수료와 투자정보를 체크하고 장기투자할 것
종목선정을 직접 하지 않더라도 투자하려는 ETF가 어떤 로직으로 투자대상을 선정하는지, 수수료와 배당금은 어떻게 되는지 정보들을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소 10년 이상 장기투자하겠다는 마음으로 투자를 임해야 합니다.
물론 투자에 뛰어난 분들은 단기투자나 소수 종목 투자로도 좋은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냥 평범하고 투자공부에 많은 시간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인덱스 투자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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