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펜데믹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했습니다. 그것도 2주 전까진 대부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던 0.50%p 빅컷이 진행되었는데요.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하락했다는 점입니다.
최근 2번의 시황 포스트로 이번 FOMC에서 중요한 것은 '기준금리 인하 폭보단 향후 금리인하에 대한 연준의 의지'라고 정리한 바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주식시장 하락은 시장이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연준의 의지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식시장이 왜 0.50%p 기준금리 인하에도 실망스러운 반응을 했는지, 그리고 이번 주에 남아있는 또다른 중요한 이벤트는 무엇인지, 향후 어떤 대응이 필요한 지 등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9월 FOMC 주요내용과 시장반응
9월 FOMC 주요 내용
일단 가장 큰 변화는 기준금리가 0.50%p 인하하여 4.75~5.00%가 되었다는 것인데요. 위 이미지는 연준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치를 표시한 FOMC 점도표인데, 2024년 말 기준금리는 추가적으로 0.50%p 하락한 4.25~4.50%, 2025년 말은 1%p 하락한 3.25~3.50%를 거쳐 장기적으론 2.75~3.00%로 수렴할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주목해야 할 주요 정보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이번 0.50%p 빅컷은 연준이 확실히 고용시장 안정에 좀 더 집중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파월 의장은 현재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 대비로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향후 안정적으로 관리 가능하다는 확신이 커졌고, 일자리 증가둔화와 실업률의 완만한 상승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번에 빅컷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 파월 의장은 이번 0.50%p 빅컷이 향후 계속 유지되는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0.50%p가 추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하며 11월 12월에 각각 0.25%p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건 시장 기대치보단 다소 낮은 수준입니다.
- 연준은 중립금리 수준이 예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이상적인 금리수준을 말하는데, 예전에는 2.50%수준이지만 위 점도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장기적으로 2.75~3.00%으로 금리를 유지하는 것을 예측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3.5~4.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 연준은 현재 진행 중인 양적긴축을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보유 중인 재무부 증권과 기관 부채, 주택 담보 증권 보유를 계속 줄일 계획입니다.
주식시장은 왜 하락했을까?
FOMC가 시작되는 시점에 0.50%p 빅컷이 발표되는 시점에 S&P500, 나스닥, 다우존스 3대 지수는 모두 1%대 가까이 상승하다가 이후 파월 의장의 기사회견이 시작되면서 하락추세로 바뀌었는데요. 파월 의장의 발언과 회의록에서 이런 결과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부분은 향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의지가 시장 기대치보다 낮다는 점이 가장 컸다고 생각합니다. 관련된 2가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FOMC 회의록에서 연준 관계자들은 연내 0.50%p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는데, 이것은 시장 기대치인 최소 0.75~1.00%p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연준도 시장에서 향후 빅컷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계속될거라 기대하는 것을 가장 경계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들이 많았습니다.
- FOMC 점도표와 파월 의장의 중립금리 상승 발언은 향후 기준금리가 펜데믹 이전과 같은 저금리 시대로 되돌아가지 않을거란 의지를 시장에 던져주고 있습니다. 즉, 시장의 기대처럼 1% 이하의 기준금리 시대는 당분간 되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로 해석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FOMC 시작시점에 크게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여 전일 대비 1.14% 상승으로 마감했습니다. 향후 기준금리가 시장 기대치만큼 떨어지지 않을거란 해석을 가장 직관적으로 반영한 데이터라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금리인하를 앞두고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신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위와 같은 데이터를 보면 드라마틱한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만, 향후 얼마든지 결과는 바뀔 수 있는거라 좀 더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추가로 참고해야 할 지표들
위 표는 FOMC 보드멤버들이 예측/가정하는 주요 경제지표들인데요. 위와 같은 경제지표 예측치를 기반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이라, 향후 경제지표들이 연준의 예상대로 움직이는지 관찰해 보는 것은 중요한 공부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 연준은 미국 GDP가 장기간 2.0% 성장을 유지할거라 가정하고 있습니다. 2024년 GDP성장률은 2.0%로 6월 2.1%보다 소폭 하락했습니다.
- 실업률은 2024년 말 4.4%까지 상승하고 이후로는 유지 및 소폭하락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가장 최근 확인된 8월 실업률은 4.2%로 1년 전 3.5% 대비로 지속적으로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훨씬 광범위한 소비자 지출을 포함하는 PCE 인플레이션 지수는 2024년 말 2.3%에서 장기적으로 2%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참고로 7월 PCE 인플레이션 지수는 2.5%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실업률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반등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앞으로는 실업률 데이터에 따라 주식 및 채권시장에 변화폭이 매우 클거라 생각하므로, 관련 지표들도 앞으로 잘 살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0.50%p와 같은 빅컷이 계속 유지되는 것도 주식시장에는 좋지 않습니다.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에는 분명 합당한 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점에는 향후 실업률의 지속적인 상승이 가장 우려됩니다만, 지정학적 리스크나 인플레이션의 깜짝 반등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기준금리 인하가 빅 컷으로 2회 이상 유지될 경우 주식시장은 10~20%수준으로 하락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 사례들이 2000년대의 닷컴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 시기이고 이러한 경제위기는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으니 경제지표들을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향후 미국주식은 어떻게 될까?
S&P500 기준 5,600 저항선 돌파여부가 관건
일단 당장 0.50%p 빅컷에도 주식시장이 소폭 하락했지만, 그렇다고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장을 시작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개인적으론 오늘부터 시장이 연준발표 내용을 제대로 소화하면서 주식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데요.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1차 기준점은 현재 S&P500의 상한지지선인 5,600대 돌파여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위 그래프를 보시면 올해 7월부터 S&P500이 여러 번에 걸쳐서 5,600대의 상한선을 돌파시도했습니다만 현재까지는 모두 실패한 상황입니다.
더불어 5,600선을 돌파 이후 빠른 시점에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도 보이는데요. 7월 초에는 일본 중앙은행의 기습적인 금리인상과 엔캐리청산 리스크가 원인이었고, 9월 초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5,600선을 넘지 못했습니다. 오늘 이후로 S&P500이 5,600대 상한선을 돌파하는지를 살펴보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존 저항선을 돌파한다면 역시 원동력은 기술주 쪽이 될거라 생각하는데, 어떤 종목이 메인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엔비디아가 다시 주가상승을 견인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만, 일단 어제는 애플과 알파벳 이외 M7 주식들은 모두 하락했습니다.
애플은 iPhone16 출시 이전에 계속 주가가 하락하던 상태라 어제 하루의 반등으로 상승추세가 시작되었다 보긴 좀 어려우며, 지금 현재로는 어떤 종목이 주식시장을 견인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만약 상승장이 생긴다 해도 이번엔 주기가 짧거나 변칙이 많을거라 투자결정은 항상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본 중앙은행 통화정책 발표 주목
9월 20일(금)에 일본 중앙은행(BOJ)이 통화정책을 발표합니다. 7월 초 기습적인 금리인상으로 미국 주식시장을 폭락으로 이끌었던 주범이라 이번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여러가지 예측들이 있습니다. 국내에 올라와 있는 기사들도 아래처럼 전망은 완전 극과 극입니다.
기사날짜를 보시면 불과 1주일 안에 완전히 상반된 전망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기사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최근으로 갈수록 기준금리 동결 쪽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빅컷할 때 엔화가 신경쓰이지 않았을 리 없었을터라, 미국과 일본 간에 모종의 협약(?)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최근 1개월 간 달러-엔화 환율을 살펴보면 확실히 엔화강세 추세였지만 어제 빅컷 이후로 오히려 달러가치가 살짝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게 계속 유지될지 여부는 당연히 알 수 없습니다만, 만약 내일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한다면 엔화가치는 당분간 보합세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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