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주가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거듭되는 실적악화로 올해 초 배당금을 65%나 삭감한다는 소식과 함께 주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최근 1년 주가도 약 33% 하락했으며, 최고점 대비로는 약 60% 하락한 상태인데요.
얼마 전 발표한 2023년 1분기 실적도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만, 회사가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투자자분들도 인텔은 항상 순위권에 있는 투자종목 중 하나입니다.
최근 인텔 실적발표와 배당금 관련 정보를 자세히 살펴보고, 앞으로의 예상 시나리오를 개인적인 관점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텔 1분기 실적 분석
▣ 사상 최대 분기 손실 기록
인텔은 최근 역대 가장 좋지 않은 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위 그림은 2023년 1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사업부문별로 얼마나 증감했는지 보여주는데요. 아래에 약자로 표시된 각 사업부문이 무엇인지 먼저 설명하겠습니다. 참고로 각 사업부문은 매출액 순서별로 표시되었습니다. 투자를 고려하신다면 인텔이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간략하게라도 알아 두시는 게 필수입니다.
- Client Computing (CCG): 개인형 PC와 노트북에 들어가는 CPU제품 관련 사업을 의미합니다. 인텔 매출에서 가장 큰 포션을 차지하고 있는 사업부문입니다.
- Data Center and AI (DCAI): 데이터 센터와 인공지능(AI) 솔루션에 들어가는 CPU 및 GPU제품 관련 사업을 말합니다.
- Network and Edge (NEX): 클라우드 공급자, 통신 사업자 및 일반 기업에서 사용하는 네트워킹 및 에지 설루션 관련 제품사업입니다. 이더넷 스위치, 네트워크 어댑터 및 소프트웨어 같은 제품이 포함됩니다.
- Mobileye: 인텔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사업부입니다.
- Intel Foundry Services (IFS):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부입니다. 현재 매출은 가장 작지만, 인텔CEO인 겔 싱어가 가장 집중하는 사업부문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2023년 1분기 총 매출은 약 11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7억 달러 감소했습니다. 매출이 증가한 사업부문은 Mobileye가 유일하며, 나머지 사업부문에서는 CCG -36억 달러, DCAI -24억 달러, NEX -7억 달러 규모로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실제 매출액 수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각 사업부의 매출비중도 대략적으로 감을 잡아 보시기 바랍니다.
영업이익도 살펴보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인텔은 이번 분기에 약 14.7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는데요. CCG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수준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했으며, CCG와 Mobileye를 제외한 모든 사업부가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 수익성, 벨류에이션 등 각종 지표 살펴보기
코로나 이전 약 60%였던 인텔의 영업마진은 최근 1년 넘게 지속하락해서 TTM(과거 12개월의 실적을 반영하는 지표) 기준 영업마진은 약 38%까지 하락했습니다. 한때는 인텔의 경쟁사라 부르지 못했던 AMD는 보시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영업마진이 증가하여 현재 50%이상으로 높아진 상태입니다.
인텔의 순이익률도 영업마진과 같은 흐름을 보입니다. 최근 1년동안 지속하락해서 TTM기준 순이익률은 마이너스 상태인데요. 인텔 역사상 순이익률이 마이너스인 것은 아마도 회사 초창기 이후로는 처음일 것 같습니다.
AMD도 2021년도에 순이익률이 20%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인데요. 이건 AMD 재무제표를 자세히 살펴봐야 이유를 확인할 수 있을 듯해서 일단 비교자료 정도로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기 자본 이익률(ROE)도 하락했습니다. 인텔의 ROE는 항상 20%를 웃도는 굉장히 건강한 상태였는데요. 최근 1년 ROE가 지속 하락하여 현재 마이너스 상태입니다. 그만큼 시장이 좋지 않고, 인텔의 비즈니스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인텔은 최근 2년 이상 굉장히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분기 Capex는 약 74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인텔이 미래에 실적반전을 꾀할 수 있는 희망이기도 합니다.
인텔의 잉여현금흐름은 2022년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되었으며, 최근 분기에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91.9억 달러)했습니다.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다는 의미이며, 위에서 먼저 보여드린 Capex가 약 74억 달러였는데, 그 돈은 모조리 가지고 있던 돈 내지는 빌린 돈을 썼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인텔은 이번 분기에 약 100억 달러 규모의 장기 채권을 발행했는데, 앞으로의 투자 및 운영 목적의 자금확보 목적으로 보입니다. 잉여현금흐름의 마이너스 전환은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인텔이 배당금을 올리지 못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인텔이 자금적으로 어려운 상황은 아닙니다. 인텔은 약 275억 달러의 현재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현금성 자산의 약 2배 규모의 부채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대부분 장기부채로 잘 관리되고 있어 당분간 현금부족으로 투자를 하지 못하는 등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거라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주가는 왜 오르는 걸까?
▣ 올해 15% 주가 상승
인텔 주가는 배당금을 대폭 삭감한다는 2월 말에 25달러까지 주저앉았으며, 1분기 실적발표 시점인 4월 말에 약 29달러로 크게 하락했으나, 최근 조금씩 주가와 거래량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최근 1년 주가는 33% 하락했으나, 올해 주가는 약 15% 상승한 상태입니다.
위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굉장히 좋지 않은 분기실적을 발표했는데 주가는 왜 오르고 있는지 시장에서 얘기되는 내용들을 간략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 시장에서 얘기되고 있는 주가상승의 이유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로 크게 하락했으나 시장의 예상보다 총매출과 순이익 및 EPS는 시장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관련 주요 원인은 회사매출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는 PC(CCG)와 서버(DCAI)관련 매출과 향후 제품출시계획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PC시장의 실적선방과 회복추세
가트너가 예상한 2023년 글로벌 디바이스 출하량 데이터를 보면, PC는 2023년 약 2.7억 대를 출하하여 전년 대비 6.8%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갤 싱어 인텔 CEO의 말에 따르면, 2023년 출하예상량은 코로나 이전 시기 대비로는 10%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PC시장이 2023년부터 회복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인텔의 CCG(Client Computing Group) 사업매출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8% 하락했습니다만, AMD의 PC사업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매출이 하락했습니다. 1분기에 인텔이 PC시장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올렸다 볼 수 없으나 안정적으로 방어 및 소폭 상승시키는 성과가 있었고, 기존 재고를 크게 처리하여 향후 실적개선의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서버시장의 선방
최근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매출은 성장성이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시장 성장성의 감소는 서버시장 규모 변화와도 연관이 있는데요.
1분기 인텔의 DCAI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하락했으나 이는 전체적인 시장규모 감소 대비로는 선방한 실적으로 평가됩니다. 갤싱어 CEO는 시장 점유율 손실이 적었다 정도로 표현하고 있으며, 회사는 아직 서버시장은 바닥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마 2분기 실적도 계절적 성장에 따른 자연증감 정도의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회사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향후 출시될 신제품 계획들
인텔이 최근 몇 년간 계속 AMD 및 경쟁사와 비교되었던 것은 기술력 문제입니다. AMD, TSMC, 삼성전자 등에서 4 나노, 3 나노 반도체 및 CPU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만, 인텔은 10 나노 제품에서 기술력이 많이 멈춰있던 상태였는데요.
인텔은 아래와 같은 제품 Roadmap을 공개하고, 관련제품들이 해당 시기에 출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관련 제품 라인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 Client Computing Group (CCG)
- Meteor Lake (4nm): 2023
- Arrow Lake (20A): 2024
- Lunar Lake (18A): 2025
- Datacenter and Artificial Intelligence Group (DCAI)
- Sierra Forest (Intel 3): 2024
- Granite Rapids (Intel 3): 2024
- Clearwater Forest (18A): 2025
- Process Technology Roadmap
- Intel 4 (7nm): 2023
- Intel 3 (5nm): 2024
- Intel 20A (2nm): 2024
- Intel 18A (1.8nm): 2025
4나노 기반의 Meteor Lake는 반도체 산업의 리더십을 회복하는 인텔 전략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해당 제품 출시 이후 유저반응과 판매량은 인텔의 향후 실적개선여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2024년 Intel 20A(2 나노) 개발이 성공한다면, 인텔은 그동안 뒤쳐졌던 반도체 개발역량을 모두 따라잡고 다시 선두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는데요. 때문에 향후 신제품 라인업들이 제때 출시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
▣ IDM 2.0
갤싱어 CEO는 인텔의 과거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2021년 IDM2.0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한동안 기술력보다 자체칩제조+마케팅에 집중했던 인텔의 이전 전략에서 다시 기술력 선두를 확보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려는 갤싱어 CEO의 비전이 반영되어 있는데요.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인텔의 제조능력 확장: 인텔은 미국과 유럽의 새로운 제조시설에 약 2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인텔은 애리조나 주에 2개의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오레곤과 뉴멕시코에 있는 기존시설을 확장하는데 200억 달러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해당 공장에서는 아래에서 얘기할 파운드리 사업 확장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인텔의 IP 포트폴리오 활용: 인텔은 반도체 관련으로 방대한 지적 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다른 회사 반도체 설계 및 제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할 계획입니다.
-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개방: 인텔은 추가로 확보하는 기술력과 IP포트폴리오를 활용하여 파운드리 사업에 적극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인텔은 반도체 시장의 큰 규모를 차지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추가 매출을 창출하며, TSMC 등의 회사와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 중요한 포인트들
인텔의 미래 성장성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결국 기술력과 파운드리 사업 2가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에 뒤쳐진 반도체 기술력을 인텔이 얼마나 빨리 따라잡고 제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그리고 파운드리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추가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지인데요.
최근 미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자국 보호주의를 분명히 취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텔이 기술력과 생산력을 확보하여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 진출하게 되면, 기존 TSMC로 몰리던 파운드리 매출을 많이 가져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구나 최근의 미중갈등으로 대만에 위치한 TSMC의 입지가 곤란해지고 있는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2023년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신제품들이 얼마나 기술적 경쟁력과 매출을 확보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인텔 제품이 AMD보다 성능과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얘기는 많이 퇴색한 지 오래인데요. 인텔의 신제품이 이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무리
갤싱어는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2023년 1분기를 '인텔 비즈니스의 전환점'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만큼 3년 동안 차근차근 투자했던 제품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들이 2분기 혹은 하반기부터 실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과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는데요.
인텔은 장기적으로 2025~2026년까지 잉여현금흐름 수익률 20%를 회복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1분기와 같이 70억 달러의 큰 투자금은 앞으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5~15년 동안 인텔이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갤싱어 CEO의 전략적 관점과 성실함을 믿는 편인데요. 앞으로 인텔이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려면 3분기부터 얼마나 실적개선이 이루어지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가 30달러 수준인데, 저는 25~28달러 수준에서 분할 투자를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이며, 투자에 대한 결과는 항상 본인의 몫이므로 혹시 투자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좀 더 인텔에 대해서 많이 연구 및 공부하시고 투자여부를 결정하시기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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