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궁금했던 질문은 이거 였습니다.
상반기에도 2배씩 올랐던 에너지주들이 하반기에도 계속 오를까?
이 질문에 대해서, 정답 비스므리한 것이라도 가지고 있으려면 유가는 왜 오르는지, 유가와 주가, 경기침체와의 상관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사실 살면서 별로 궁금해 하지 않았던 질문이기도 한데요. 누가 쉽게 설명해주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료를 찾아보면서 느끼게 된 것은, 유가변화가 정말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어서 수요와 가격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점입니다. 아래 내용들은 아주 거시적인 환경 정도에서 분석한 개인적인 내용임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석유가격은 2020년 코로나 이후로 지속적으로 상승
일반적으로 석유 가격은 브렌트유, 두바이유, 테가스산원유(WTI) 3개 지표를 보는데요. 3가지 가격변화가 물론 다르지만, 가격변화의 추이는 비슷하므로, 여기서는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 저점을 찍은 이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22년 6월 말에는 11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평균 60-70달러를 기준으로 보면 2배 정도이고, 코로나 시기 30달러까지 떨어진 것을 기준으로 하면 거의 4배에 달하는 가격상승인데요. 이유는 3가지 정도인 것 같습니다.
- 코로나 종식 및 회복세에 따른 원유수요 증가
- 석유재고의 감소
-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및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능력 고갈로 인한 공급량의 감소
1번은 매우 상식적인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코로나 충격이 회복되면서 경기도 좋아지고, 여행 수요 등을 기반으로 한 항공수요도 커질 테니까요. 2번 재고감소는 좀 더 전문적인 영역이라 예측하거나 분석하는 것이 어려워 보입니다. 수요가 늘면서 공급이 부족해지니 재고도 감소한다는 정도로 이해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공급량 감소가 핵심인 듯
3번이 핵심으로 보이는데요. 공급량이 감소하는 것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우선 러시아 원유수출이 차단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봤을 때 러시아는 세계 2위 원유생산국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이 생산했나요?) 러시아의 수출 감소분은 이란, 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더라도 대체할 수 없는 규모라고 합니다.
문제는 아직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수입을 멈추지 않았지만, 러시아 산 원유 수입을 90%까지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라, 원유부족현상은 분명 향후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고, 원유가격상승의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2번째는 산유국들이 공급증가 자체를 꺼리는 것도 있습니다. 위에서 보신 것처럼 코로나 시기에 석유값이 크게 폭락했습니다. 수요변동이 예측되지 않는 상태에서 공급능력을 늘이는 것은 산유국 및 관련 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인데요. 더불어, 장기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나가는 트랜드이고, 친환경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으므로, 정유회사들은 새로운 생산시설 확대에 대한 투자를 쉽게 받기도 어렵고, 비용을 늘이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달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하여, 유가 안정을 위해 석유 채굴량을 늘려달라고 할 예정인 것 같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달 미국 내 석유업체들에게 생산량을 늘여달라 요청한 적도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네요.
또 하나의 복병은 중국이 아닐까
최근까지 중국은 코로나로 인해 산업시설을 차단하고 경기 자체도 마비상태였습니다. 중국은 전세계 최대 석유수입국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중국에서 코로나가 완화되고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에 들어간다면, 석유가격이 또 한번 상승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실제로 5월 달에는 중국 주요도시의 코로나 봉쇄조치 완화로 인해 유가가 상승하여 브렌트유가 120달러를 돌파한 사례가 있습니다.
유가상승은 인플레이션의 적
하지만, 유가가 계속 상승하게 둘 수 없습니다. 유가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도 상승하기 떄문입니다. 석유는 연로 뿐 아니라 산업재와 소비재의 재료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유가와 인플레이션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합니다. 미국은 현재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유가상승을 어떤 형태로든 억제해야 합니다. (물론 유가와 인플레이션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진 않습니다. 둘 간의 관계는 또 다른 복잡한 얘기들이 있더군요)
하지만, 유가를 잡기 위해서 공급량을 늘이는 것은 미국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며, 현재 유가상승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지역 등 전세계에 걸쳐진 문제입니다. 유가가 단기간에 잡힐 수 있을지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유가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유가가 천년만년 오를 순 없는 일입니다만, 개인적으론 2022년 혹은 23년까지도 유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때문에 석유와 관련된 에너지주에도 일정기간 투자매력이 남아 있다는 생각인데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고, 매수/매도에 대한 추천은 아닙니다. 여러분들도 유가와 에너지주 투자 (정확히는 석유관련 업체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보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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