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이 다시 상승하고 있습니다. 최근 6개월동안 텐센트와 알리바바 주가는 각각 40%이상 상승했는데, 기간 한정으로는 엔비디아보다 수익률이 좋습니다. 이 수치는 9월 24일 중국 중앙은행이 발표한 거대한 경기 부양책 영향으로 주요 중국 주식들이 10% 이상 급등한 영향을 포함합니다.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 및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합니다. 이번 중국의 경기 부양책 발표 이후 경기에 민감한 구리, 철광석, 원유 가격이 상승했고 위안화 강세 영향으로 원화도 동반 강세현상을 띄었으며, 홍콩H지수는 최근 6개월동안 20% 넘게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경제기사에는 중국 경제상황을 우려하는 내용들이 절대적으로 많은데요. 이번 경기부양책이 중국의 고질적인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족하다는 해석이 많기 때문인데요.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현재 중국의 경제상황과 이번 경기부양책의 핵심내용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중국 경제상황에 대한 이해
수출감소와 부동산 가치하락으로 인한 경기침체
보시는 것처럼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중국경제가 왜 이렇게 계속 침체되고 있는지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굉장히 많은 내용을 설명해야 하는데요. 오늘 중요한 내용은 그게 아니므로 아주 핵심만 간략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한때 중국은 '세계의 공장'역할로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왠만한 제품은 모두 'made in china'였던 시기가 있었고, 그렇게 벌어들인 돈은 중국 내수소비를 늘이고 부동산 투기를 키웠는데요. 한 때 부동산은 중국 GDP의 3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ex: 산업구조변경, 미국 중심 중국무역제제, 정부정책 변화 등)로 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되었고, 과도한 공급과 막대한 빚으로 만들어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중국 내수와 투자가 동시에 무너졌습니다.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서민들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치중되어 있어서, 부동산 가치 폭락으로 중국은 심각한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지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의 상황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고정자산이나 인프라 투자는 그나마 성장률이 감소했어도 플러스지만, 부동산은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투자가 되지 않고 부동산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으니 내수가 성장할 리 없습니다.
최근 중국정부가 다시 산업생산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산업생산 성장률은 그나마 4~5%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Temu 등의 값싼 제품들이 쏟아지는 현상을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것 같은데요. 그마저도 최근엔 성장률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만 소매판매와 부동산 부문은 최근 1년동안 지속적으로 성장률이 감소했습니다.
이번 경기부양책에 대한 이해
9월 24일에 발표된 중국 중앙은행(PBOC)의 경기부양책은 약 1~2조 위안(GDP의 1~1.5%수준)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여, 지급 연간 5% GDP성장률 달성과 부동산/주식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요. 세부적인 사항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통화 정책 완화
- 7일 역레포 금리를 1.7%에서 1.5%로 20베이시스포인트 인하
- 은행의 준비금비율(RRR)을 0.5% 인하해 약 1조 위안(1,420억 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 1년 중기대출제도(MLF) 금리를 30bp 인하
- 부동산 시장 지원
- 기존 대출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 2주택에 대한 선불금 비율을 25%에서 15%로 낮춤
- 주식 시장 지원
- 중국 주식에 5000억 위안 유동성 지원
- 펀드와 브로커가 PBOC 유동성에 접근하여 주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허용
- 시장안정기금 설립 검토
역레포 금리란 쉽게 말해서 일반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필요한 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인데요. 시중 은행들이 기존보다 낮은 금리로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으니 유동성을 공급하고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그리고 지급준비금 비율은 은행의 총 대출금 중 사람들에게 지급해야 할 최소한의 현금을 보유해야 하는 비율을 말하는데, 이것도 비율을 줄여주면 그만큼 현금을 덜 보유하고 대출을 늘일 수 있으니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더불어 부동산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2주택 선불금 비율을 낮춰서 부동산 대출문턱을 낮췄고, 펀드와 브로커들이 중국 중앙은행 돈을 빌려서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해서 주식시장에도 유동성을 지급하는 등, 전체적으로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지급하는 정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주식시장 지원정책에 대해서 시장에서는 "2015년 폭락 이후 가장 대담한 주식 시장 구제 패키지"이자 "최근 중국 주식 시장 역사상 전례 없는 형식"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책 발표 이후 주식시장이 크게 반등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 볼 수 있겠습니다.
경기부양책에 대한 시장반응과 우려포인트
주요 원자재, 유가, 환율 및 주식시장 반등
이번 중국 경기부양책 이후로 경기에 민감한 구리, 철광석, 알루미늄, 유가 등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언급된 원자재들은 경제가 활성화될 때 많이 사용되며, 중국은 대표적인 원자재 소비국가라 원자재 가격은 중국경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철광석은 중국 부동산 경기에, 구리와 알루미늄은 최근 AI와 2차전지 산업에서 많이 소비됩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위안화가 반등하고 있습니다. 위안화는 올해 내내 지지부진하다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이번 경기부양책이 나오면서 최근 한 달동안 4%가량 상승했습니다. 원화가 위안화와 비슷한 추세로 움직이는데요. 원화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위안화 반등 2가지 효과를 모두 받아 최근 1개월동안 5%이상 상승하고 있습니다. 달러-원 환율의 방향성을 보기 위해서 미국 기준금리 뿐 아니라 위안화나 엔화의 움직임을 같이 봐야 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미국 주식투자에도 참고할 부분이 있어서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장은 여전히 의심 중
이번 중국 경기부양책으로 중국 경제가 반등을 시작할거라 보는 의견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건 아래와 같은 이유들 때문인데요.
일단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는 이번에 처음 시행된 것이 아닙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중국 은행의 지급준비율 감소, 7일물 역레포 금리 하락은 최소한 3~4년 이상 지속적으로 시행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시장에서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이런 일회성 조치로 현재 중국의 가장 고질적 이슈가 된 부동산 문제는 아직 해결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강합니다. 부동산 문제는 금융조치 뿐 아니라 정부의 강력한 관련 정책들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현재까지의 조치로는 부족하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물론 이번 조치가 그렇게 약한 수준은 아닙니다. 특히 주식시장 부양정책은 중국이 정말 오랜만에 주식시장 활성화 목적으로 시행한 조치로 파격적인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는 이번 조치 이후 어떤 후속 조치들이 이어질지에 대한 부분인데요. 현재 시장의 반응을 보면 어느 정도 후속조치가 이어질거라 기대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고 다른 조치만 했을까?
그런데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요. '미국도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중국은 왜 기준금리는 그냥 두고 여러가지 부양정책들만 썼을까?'라는 부분입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향후 중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후속 카드로 쓸 수도 있다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한데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이유는 아래 그래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채권이 주식보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원리는 아주 쉽게 이해하실 수 있는데요. 위와 같은 국채금리 움직임은 아래 2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 장기 국채금리가 계속 하락한다는 것은, 중국이 장기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을거라는 기대를 반영합니다. 보통 경제가 좋지 않을거라 예상하면, 최근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낮춰서 시장에 돈이 많이 돌게 하는데요. 위 그래프를 같은 의미로 해석하면 시장에서는 꾸준하게 중국경제가 침체상황에 빠질거라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데요. 채권금리가 하락한다는 것은 채권가격은 상승했다는 것이고, 누군가가 낮은 금리에도 채권을 계속 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국경제가 계속 침체상황이라 예상한다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는 주체가 있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IBK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장기국채를 매입하고 있는 주체는 중국 지방은행들입니다. 중국 지방은행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객들의 1~5년짜리 예금을 받아서 10년물, 30년물과 같은 중국 장기국채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이게 꽤나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올해 초 미국에서 발생했던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문제는 현재 중국 지방은행과 유사한 구조로 인해서 발생되었습니다. 고객들의 단기예금으로 유입된 돈을 장기국채에 투자했는데, 장기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국채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고객들이 한꺼번에 예금을 인출하겠다는 상황이 발생한 것인데요.
당장 중국 지방은행에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혹시라도 중국 장기국채 금리가 급등하게 되면 지방은행이 보유한 국채가치가 급락할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장기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도 쉽지 않았을텐데요.
만약 은행에서 문제가 생기면 순식간에 경제 전반으로 퍼지기 때문에, 중국 투자에 잠제적인 리스크요인으로 꼭 체크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중국주식에 투자해도 괜찮을까?
리스크만큼 수익도 크다
최근 6개월동안 중국 주요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특히 마이클버리가 올해 2분기부터 집중투자했던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징동닷컴과 같은 주식들이 매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역시 투자대가들의 움직임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 가습니다.
중국주식들이 최근 수년동안 주가가 저조했고 올해 중국 정부의 경제부양 의지가 어느 해보다 커진 상황이라 확실히 올해 초에 중국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고 상승여력이 컸다고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현재 시점에 중국주식에 투자하는 것에 메리트가 있을까라는 판단인데,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중국의 경기 부양책들을 보면 연말 내지 내년 초까지는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들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주식시장 부양책도 꽤나 획기적인 수준이라 당분간 추가적인 주가상승이 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위에서 쭉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경기부양책으로 중국경제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이 해결되긴 어렵다는 점인데요.
개인적으론 현재 미국 주식시장이 꽤나 과열이고 오랜만에 중국 주식들이 상승추세를 타고 있어서 리스크 분산 관점으로 중국 주식에 단기 투자하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향후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온다면 괜찮은 수익률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중국경제가 장기투자를 시작할 상황은 아니므로, 꽤 어려운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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