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강대국들의 반도체 투자가 거의 전쟁 급입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유럽, 일본, 중국에서 각각 움직이고 있는데요. 일단 오늘의 포스트는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와 반도체증진법안 (FABS Act)에 대한 상세내용과 실제 삼성전자가 진짜 수혜를 받게 되는건지 체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Chips Act가 뭔가요?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활성화하고, 미국 반도체 리더쉽을 유지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입니다. 최근에는 Chips Act 2022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1) 법안의 배경
왜 이런 법안을 추진하는지 미국 반도체 산업협회 (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인용하자면,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글로벌 경쟁자들이 반도체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수년 간 발전이 없었음: 미국은 반도체 설계분야에만 집중하고, 제조는 대만과 한국 등 주로 아시아 권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반도체 제조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1990년 37% > 2022년 현재 12%로 감소: 이 12%의 절반은 인텔(Intel)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CEO에 따르면, 미국에서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의 자국 생산량은 2% 내외 수준이라고 합니다.
-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미국 이외 지역보다 25~50% 비쌈
2) 구체적인 지원내용
Chips Act(반도체 지원법)에서 지원하는 3가지 핵심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 3가지 지원내용을 합쳐, 향후 5년 간 520억 달러 (약 80조 원)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위해 지원될 예정입니다.
-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신설 및 확장하는 기업: 390억 달러 (약 51조 2천억 원) 지원
- 반도체 연구 및 개발: 110억 달러 (약 14조 4천억 원) 지원
- 반도체 교육 및 방위산업, 미래혁신: 20억 달러 (약 2조 6천억 원) 지원
520억 달러는 반도체 업체 전체에게 지원되는 총 금액이구요. 이 금액이 전부 삼성전자에게 지원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지원안의 혜택을 받을 업체들은 인텔, 삼성전자, TSMC,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3) 제한사항: 중국투자 금지
정확히는 Chips Act의 수혜자가 향후 10년 간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특정 국가의 특정 첨단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제조능력을 확장 및 구축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다른 국가들은 큰 이슈가 없겠으나, 중국이 대표적으로 해당되겠군요.
그럼 FABs Act는 뭔가요?
큰 범위에서 Chips Act에 FABs Act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워낙 큰 혜택이라 분리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미국 내 반도체증진법안 (Facilitating American-Built Semiconductors Act, FABS Act) 입니다.
이 조항은 반도체 제조투자에 대한 25%의 투자 세금 공제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반도체 설비 및 공장자본에 대한 일종의 재산세를 25% 깍아준다는 개념으로 이해했는데요. 기업들은 이 혜택이 설비투자금 지원보다 더 클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조항은 언제까지 적용된다는 기간명시가 없었습니다만, 뉴스 등에 따르면 수년 간 약 2천억 원의 지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인텔이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을 계산해보자
실제로 인텔의 경우, 오하이오 반초데 공장에 2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데요. 이번 2개 법안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300억 달러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물론 예측치이기 때문에, 실제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해당 내용은 CNBC기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 Chips Act를 통해 200억 달러 지원
- FABs Act를 통해 50억~100억 달러 지원 (200억 달러 투자금액의 25%, 2년이면 50%가 되겠죠?)
근데, 삼성은 갑자기 텍사스주에 11개의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힘
이런 시기에, 갑자기 삼성은 향후 20년 간 250조 원을 투자해서 텍사스주에 11개의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건 이번 Chips Act와 FABs Act뿐 아니라, 추가적인 혜택을 노리는 계산이 들어 있습니다.
1. 첫번째 배경은 '챕터 313'유지
챕터313은 텍사스 경제 개발법이라고 불리는데요. 텍사스에 부동산을 건설 혹은 설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주는 대가로 관련 재산세를 일정부분 공제받는 제도입니다. 기간은 최대 10년으로 측정되어 있습니다.
삼성은 이미 텍사주 오스틴에 170억 달러 (약 29조 원)을 투자하여 반도체 공장을 설립했고, 2024년부터 15년 간 3,200억원의 세금 감면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만약 250조원을 모두 투자해 11개 공장을 세우면 3조 원 이상의 세금감면 해택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군요.
2. 여기에 FABs Act가 더해지면??
챕터313에 대한 세금감면 에 더해서, FABs Act로 투자금의 25% 세금을 면제받게 된다면, 약 62조 원의 세금감면을 추가로 받게 되는거군요. 물론 정확한 계산이 아니므로, 정확한 수치는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 250조 원을 투자하는데 약 65조 원의 세금혜택을 받고
- Chips Act에 따른 보조금을 추가로 지원받고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네요)
- 미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미국에서 빠르게 판매할 수 있다면
삼성의 입장에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는데 여러가지로 얻는 것이 훨씬 많은 지원법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삼성이 이 법안의 통과에 관심을 갖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 보이네요. 물론, 아직 텍사스주 11개 공장 설립은 확정된 내용이 아니며, 챕터313 혜택을 얻기 위해 제출한 계획안이라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복병, 중국!
위에 있는 지원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가정이라면, 삼성전자가 이번 미국 반도체 법안의 큰 수혜주임이 명확해 보입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투자 금지조건이 큰 이슈가 되겠는데요.
- 삼성전자의 1분기 중국매출은 약 14조 8,600억 원이었습니다. (미국 16조 7,000억 원에 이어 2번째 규모)
- 반도체 매출 규모가 35% 내외라고 가정하면, 중국 시장 반도체 매출은 1분기 4조 원 이상입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이미 건설한 공장 외에 추가적인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이번 Chips법을 배경으로 미국과 더 긴말하게 협조한다면, 중국이 삼성의 중국수출에 전반적으로 불이익을 주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한국정부 뿐 아니라,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이 부분은 계속해서 신경이 쓰일 부분이겠죠.
아직, 우리나라는 미국의 칩4 동맹에 참여여부를 명확히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도 지금 내부적으로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겠죠. 미국과의 칩4 동맹이 어떻게 풀리고, 삼성이 중국과 어떤 관계를 가져갈지가 좀 더 명확해져야, 이번 삼성전자가 진정한 수혜주가 될지 결정될 것 같습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주가를 75,0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이번 미국 반도체 법안 뿐 아니라, DRAM과 NAND 가격 하락 전망을 함께 고려한 목표주가인데요. 슬프지만, 국내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매우 높은 확률로 틀린 적이 많다는 기사들도 있었던 것처럼, 증권사의 목표주가를 그대로 믿고 투자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과의 관계와 칩4 동매의 참여여부 등을 좀 더 확인한 이후에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좀 더안정한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이며, 특정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에 대해서는 꼭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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