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 랠리가 주요 빅테크 기업에서 점점 넓은 범위로 퍼지고 있습니다. ①주가상승이 가장 리스크가 높은 섹터인 바이오 섹터까지 옮겨가고 있고 ②밈주식이라 불리는 도박성 종목들의 주가가 폭등하며, ③비트코인이 상승하고 ④VIX지수는 최근 5년의 최저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현재의 미국 주식시장 모습이 폭락이 시작된 2021년과 닮아있는데요. 현재의 주식랠리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래와 같은 지표들을 체크하고 투자전략을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세요.
약세장 진입 징조1,2: 상승종목과 섹터의 확대
밈(Meme) 주식의 폭등
밈주식이란, 회사의 가치나 실적과 무관하게 SNS 등으로 매수추세를 일으키며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들을 말하는데요. 2023년 들어 밈주식의 주가가 폭등하고 있습니다.
왼쪽은 밈주식의 성과를 추적하는 최초의 밈 ETF인 MEME ETF이고, 오른쪽은 대표적인 밈주식들의 주가상승을 표시한 것인데요.
MEME ETF는 올해 약 61% 주가가 상승했으며, 대표적인 밈주식인 Carvana +740%, Riot Platform 439%, 업스타트 +308%, 코인베이스 +196%, 리비안 +34% 순으로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각 종목들이 어떤 회사인지 아래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 Carvana: 미국 온라인 중고차 매매플랫폼, 자판기로 중고차를 파는 회사
- Riot Platform: 비트코인 채굴회사
- 업스타트: 인공지능 대출 플랫폼, AI기반으로 대출자의 신용을 평가하여 대출해 주는 시스템
- 코인베이스: 미국 최초 암호화폐 거래소
- 리비안: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업체 각각에 대해서도 설명드릴 부분이 많긴 합니다만, 이번 글에선 생략하겠습니다. 아무튼 공통점은 대부분 업체가 아직 순손실 상태이고 부채가 많은 회사라는 것인데요. 2021년 미국주식 랠리가 펼쳐질 때 이런 밈주식들의 주가가 폭등했던 것과 현재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가상승 종목과 섹터의 확대
2023년 상반기는 빅테크 기업들의 독주기간이었습니다. 5월 말까지 S&P500의 상승률 대부분은 애플, 아마존, 구글, 메타, 엔비디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7개 기업이 90% 이상을 차지했는데요.
최근 1개월로 기간을 좁혀보면 S&P500 대부분 종목과 섹터에서 주가가 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작년에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던 ARKK ETF도 2023년에는 50% 주가상승이 있었습니다. ARKK ETF는 순익 등의 재무구조보다 혁신기술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액티브 ETF입니다.
주가 상승종목과 섹터가 확대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주식시장이 강세 상승장으로 진입하는 증거일수 있는데요. 하지만, 주식시장은 긍정론이 증가할수록 리스크가 큰 기업으로 투자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재와 같이 고금리 및 인플레이션이 높고, 금융시장 및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리스크가 더 큰 기업과 섹터로 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주식시장의 낙관론이 과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약세장 진입 징조3: 비트코인 투자 확대
비트코인 가격 급증
비트코인 가격이 2023년 80% 넘게 상승했습니다. 2천만원 근처로 시작한 비트코인은 지금 3,800만 원 이상으로 급등한 상황인데요. 비트코인은 원래 취지 중 하나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되지 않고, 투자 위험도가 높은 기술주나 나스닥 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관련해서 최근 비트코인과 관련된 가장 큰 이슈는 세계적인 해지펀드 운용사인 블랙록(BlockRock)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트코인 현물거래 ETF 출시여부입니다.
블랙록은 6월 15일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는데요. 이전까지 SEC에서는 비트코인이 사기 및 시장 조작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신청서도 받지 않았습니다만 최근에 블랙록의 ETF신청을 승인했습니다. (ETF신청승인은 이제 검사시작의 의미이지, ETF출시를 승인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얘기들이 있습니다만,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만약 승인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SEC에서 현물 ETF를 거부할 확률이 지배적으로 높습니다만,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고위험을 감수하는 성향이 있어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세장 진입 징조 4: 개인투자자 투자심리 확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
미국 개인투자자협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6개월 간 주식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2021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단순 설문조사라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주식시장의 플레이어는 결국 사람들이고, 같은 지표와 자료를 해석하는 것도 개개인에 따라 큰 차이가 있으며, 이로 인해 주식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기회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라 주식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경제에 대한 소비자 심리도 7월에 급등했습니다. 주식시장이 미국경제가 안정적이고 튼튼할 거란 믿음이 강해졌다는 의미이며, 이 수치는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고 2005년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VIX지수 최저 수준 도달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미국 S&P500지수 옵션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VIX지수가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구간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VIX지수가 낮아지는 것은, 시장 변동성이 낮고 투자자들이 시장을 안정적 혹은 낙관적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20 이하의 VIX지수는 시장참여자들이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걸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VIX지수의 흐름은 2021년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투자에 신중해야 할 시기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지 말고 좋은 투자대상을 찾을 것
주식, 코인 등 여러가지 위험자산들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투자를 놓쳤던 분들께 FOMO현상이 발생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왠지 투자를 안 하면 기회를 놓치고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딱 좋을 때인데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이런 시기의 투자가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왠지 나는 원하는 수익률을 얻으면 바로 미련없이 매도할 수 있을 것 같고, 하락장이 오기 전에 수익을 낼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대부분 그렇지 않습니다.
주식이든 코인이든 상승분은 작아 보이고, 하락분은 커 보이는 게 인간 심리입니다. 그리고 하락장은 주가나 자산가격을 연속으로 하락시키지 않고 상승/하락을 반복하기 때문에, 하락장 초입에서 나는 매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좀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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