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0원까지 상승했던 달러환율이 1,280원대로 하락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6월 CPI보고서가 예상 외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7월로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 생각하는데요.
미국 6월 CPI보고서 내용과 각종 자산 및 달러환율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하반기 달러환율 전망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자산이나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 2023년 6월 CPI 보고서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
미국 노동부는 6월 CPI(소비자 물가지수)가 1년 전 대비 3%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단 이 수치는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며, 연준이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 2% 수치에 가장 근접합니다.
파란색이 CPI(소비자 물가지수), 주황색 선은 가격변동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Core CPI입니다. 2023년 6월 CPI가 아직 물가가 많이 올랐던 작년 대비 3% 성장이라는 점에서 향후 최소 6개월 정도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긍정적으로 볼만한 부분이 꽤 있습니다.
1) Core CPI 상승률 둔화
CPI와 함께 Core CPI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0.2% 증가해서 2년 여 만에 가장 작은 상승폭을 기록했는데요. 중요한 것은 CPI에서 가장 큰 폭을 차지하는 항목인 주택 임대료 상승률이 하락했다는 점입니다.
주택 임대료는 계약 갱신 주기가 길어서 변화가 늦게 반영되는 특징이 있는데요. Core CPI는 주택 임대료 하락이 지속된다면 앞으로도 최소 몇 개월은 하락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택 임대료는 2023년 연 평균 7.8% 상승했으며, Core CPI 증가의 약 70%를 차지합니다.
2) 식품 가격 상승률 둔화
인건비 및 각종 부대비용을 포함하는 외식비는 여전히 비쌉니다만 (우리나라도 그렇죠) 식품 가격 상승률이 전월대비 0.1%로 둔화되었습니다. 과일과 채소가격은 0.8%증가로 다소 높으나, 고기와 생선, 계란 가격의 하락으로 상승폭을 줄였습니다.
7월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 사실화, 그 이후가 문제
6월 CPI가 써프라이즈하게 낮게 나왔습니다만, FedWatch에서 예상하는 7월 기준금리 인상확률엔 큰 변화가 없습니다. 그만큼 7월 기준금리 인상은 연준의 의지가 확고하여 시장에서도 변동 가능성을 낮게 보는데요.
문제는 7월 이후입니다. 만약, 이번 7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연준에서 연내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다는 힌트를 조금이라도 시장에 뿌리면 주식은 상승하고 채권수익률과 달러환율은 하락할 겁니다. 주식시장이 제일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제거되므로 주식시장에는 꽤 큰 호재가 될 것 같습니다. (환율도 마찬가지입니다.)
6월 CPI보고서가 주식, 채권, 환율에 미치는 영향
주식 상승, 채권 수익률 하락, 달러환율 하락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6월 CPI보고서 공개 이후 약 1% 상승했습니다. 7월 금리인상은 불가피해도, 연내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을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생각됩니다.
채권에서도 그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는데요. 10년물 장기국채에 투자하는 IEF ETF와 20년 이상 장기국채에 투자하는 TLT ETF도 약 1% 상승했습니다. 기준금리 상승이 멈추게 되면 채권금리도 하락을 시작할 것이고,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상승하게 되어 변동성이 큰 장기국채 ETF 가격이 상승하는 것입니다.
환율은 오랜만에 1,300원대 이하로 하락하면서, 현재는 1,270원대로 들어왔습니다. 7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이는 역대 최고가 될 예정입니다만,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소식만 나와도 금리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반기 달러환율은 어떻게 될까?
한미 금리차 및 무역수지가 변수
일단 가장 중요한 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여부입니다. 현재 달러환율에 금리가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으므로, 7월 이후 기준금리가 동결된다면 하반기 달러환율이 1,2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변수 때문에 다시 1,300원대로 반등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1) 한미 금리차
한국은행이 방금 7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습니다. 우리나라 CPI는 6월에 2.7%까지 둔화되었고, Core CPI도 6월 3.5%로 상승세가 둔화되었다는 배경인데요.
일단 7월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확정시 되는 분위기라, 한미 금리차는 곧 2.0%p로 역대 최고가 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현재 여러가지 이유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쉽지 않습니다.
2) 가계대출과 회사채 금리 급증
최근 우리나라 가계대출이 GDP 대비 100%를 넘겨 글로벌 주요 국가 중에서 최 상위권이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가계부담이 기업 및 국가 전체 경제로 전이되어 여러가지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높습니다.
더불어 회사채 금리도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BBB-신용등급 기업들의 회사채 금리가 11%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기업들이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기업파산 등 약한 고리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무역수지 적자
우리나라는 벌써 13개월째 무역수지가 적자입니다. 최근 무역수지 흑자를 잠깐 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만, 무역수출과 수입규모가 모두 함께 줄어들면서 발생한 현상이라, 근본적으로 무역수지가 개선되었다고 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 달러환율은 1,200원 후반 ~ 1,300원 초반을 유지할 듯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하반기에도 근본적으로 한미 금리차를 극복하기 어렵고, 무역수지가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 달러환율은 크게 하락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반기에도 달러환율은 1,200원 후반에서 1,300원 초반대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상당수 증권사 등에서 비슷한 견해를 봤습니다만, 저의 개인적인 견해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판단은 본인의 몫이라는 점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근본적인 해결은 금리인하 및 무역수지 개선 시점
근본적으로 달러환율이 1,100원~1,200원 초반대로 움직이려면, 금리인하 가능성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고 우리나라 무역수지도 개선되는 시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시점을 개인적으로는 2023년 하반기나 2024년 상반기부터로 보고 있습니다만, 정확히 언제부터 일지 알 수 없습니다. 글로벌 경제상황도 변수입니다만, 국내 경제상황이 현재 너무 좋지 않아 보입니다. 미국에서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할수록 부채가 많고 기업 안정성이 낮은 우리나라와 같은 곳에서 먼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데요. 국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는 계속해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시점을 잘 찾을 수 있다면 코스피 하락에 배팅하는 ETF를 활용해서 수익을 만들 수 있을 듯 하구요. 미국 7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는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 투자도 괜찮은 시점이 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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