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올리브영이 있다면 미국에는 울타 뷰티(Ulta Beauty)가 있습니다. 울타 뷰티는 2024년 2분기 워런버핏이 투자를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오프라인 중심의 뷰티 소매업체인데요. 미국시장 기준 세포라(Sephora)와 1,2위를 다투는 기업인데, 세포라는 고급&럭셔리 브랜드 제품 위주이고 울타 뷰티는 대중적 제품 위주라 컨셉이 조금 다릅니다.
2024년 최근 울타 뷰티 주가는 약 25% 하락했는데 현재 주가는 워런버핏의 주식 매수 단가와 비슷한 지점인 것으로 보입니다.워런버핏은 왜 갑자기 뷰티 소매업체에 투자했으며, 울타 뷰티는 어떤 투자매력과 시장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조사한 자료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울타 뷰티(Ulta Beauty) 기업분석
미국의 올리브영과 같은 유통기업
모든 쇼핑의 온라인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만, 뷰티제품은 오프라인 비중이 유지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뷰티제품의 특성 상, 내 피부에 맞는지 직접 테스트하고 맞는 제품을 찾는 데 오프라인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뷰티 산업에서는 오프라인이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울타 뷰티는 미국에서 우리나라 올리브 영과 비슷한 오프라인 기반 뷰티제품 유통 브랜드입니다. 이 시장에는 크게 2개의 플레이어가 있는데, 하나는 루이뷔통(LVMH) 산하의 뷰티제품 유통 브랜드인 세포라(Sephora)와 울티 뷰티(Ulta Beauty)인데요. 둘 다 상당히 오랫동안 운영 및 유지된 기업입니다 (여성 분들은 훨씬 더 잘 아시겠네요)
사실 울타 뷰티와 세포라, 두 곳 모두 중저가에서 고가의 고급 뷰티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울타 뷰티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비중이 높고, 세포라는 프리미엄 및 럭셔리 제품비중이 높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세포라 매장은 아래와 같은 이미지인데, 위에서 보여드린 울타 뷰티 매장 이미지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있네요.
세포라는 아직 비상장 기업이라 기업실적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려움이 있는데요. 일단 울티 부티의 실적과 최근 주가흐름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실적감소 및 전망치 하락에 따른 주가 하락
울타 뷰티 주가는 2024년에 약 25% 하락 중인데요. 이렇게 주가가 하락했다는 것은 결국 실적이 하락하거나 전망이 나빠졌다는 것인데, 우선 실적변화들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의 가장 최근 분기실적과 2024년 연간실적 전망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최근 분기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상승했으나,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 16%, EPS는 -12% 감소했습니다. 분기실적만큼 연간실적 전망도 좋지 않은데요. 매출은 전년과 비슷하지만 자본지출(CapEx)가 1억 달러 이상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 마진은 14.5%에서 12.7~13%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가하락의 큰 원인 중 하나가 동일매장매출 성장률 감소입니다. 스타벅스나 울타 뷰티처럼 오프라인 매장이 중요한 비즈니스에선 동일매장매출 변화가 매출 변화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2022년 4분기에 동일매장매출 성장률은 15.6%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서 최근 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일단 CapEx가 늘어난 것은 매장 수 증가로 일부분 설명됩니다. 동일매장매출이 중요한만큼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이 매출증가와 직결됩니다. 울타 뷰티는 지속적으로 신규매장 오픈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지속적인 자본지출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SG&A Expenses(판관비, 제품생산 및 서비스 제공에 직접 연관되지 않은 일상적인 운영 비용으로 마케팅, 사무실운영 등 비용이 포함)가 7%나 상승한 것은 여전히 좋지 않은 정보입니다. 최근 실적 및 성장성이 왜 이렇게 나빠졌는지 체크가 필요해 보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쟁 심화
울타 뷰티의 실적 및 성장률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경쟁 심화로 말하고 있습니다. 울타 뷰티는 현재까진 미국에서만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난 3년동안 울타 뷰티 매장 시장권 내에서 1,000개가 넘는 유통점이 새로 문을 열었으며, 최근 울타 뷰티 매장의 80% 이상이 하나 이상의 경쟁업체로부터 실적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포라와의 시장 점유율 경쟁인데요. 세포라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 멕시코 등 글로벌 각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얼마 전까지 국내에서도 사업을 했습니다만 올리브영에게 밀려 결국 철수한 바 있습니다.
세포라의 최근 가장 큰 사업적 성과는 2021년부터 시작된 Sephora x Kohl's 파트너십입니다. 세포라는 백화점 체인을 갖고 있는 키엘과의 제휴를 통해서 2023년 8월까지 850개의 키엘 백화점 내에 세포라 매장을 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좀 더 세련되고 프리미엄 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세포라와 키엘의 제휴가 매우 효과적이었는데, 세포라 x 키엘 파트너쉽을 통해서 키엘은 2022년 뷰티 매출이 150% 증가했고, 파트너쉽 시작 이후 현재까지 100만 명 이상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습니다. 키엘은 2025년까지 키엘 백화점 내 세포라 매장 매출이 연 2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울타 뷰티는 세포라에게 밀려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데요. 특히 고급 화장품과 헤어케어 제품 등으로 구성되는 프레스티지 라인에서 시장 점유율을 크게 잃고 있습니다. 울타 뷰티가 상대적으로 저가 라인 제품들이 주력이라고 해도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프레스티지 라인에서 나오는데 세포라에게 점유율을 뺏기면서 성장률도 감소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울타 뷰티가 그렇다고 세포라와 같은 고급화 전략을 모방하는 것은 정답이 아닐거라 생각하는데요. 그건 마치 올리브영이 고급 백화점 내 뷰티유통점과 같은 전략을 사용한다고 경쟁우위를 가지거나 차별화되기 어려운 거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핵심은 울타 뷰티가 다양한 경쟁 심화환경에 처해 있으며, 세포라에게 프레스티지 라인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울타 뷰티의 장점과 향후기회
차입금이 없고 부채가 적음
회사의 자본구조를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처음엔 잘못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회사는 차입금이 없습니다. 즉 대출과 같이 남에게 빌린 돈이 전혀 없다는 것인데요. 위 그래프를 보시면 보라색으로 표시되는 차입금이 일부 분기에서 나타나지만 금방 모두 갚아버립니다.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 차입금 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건 매우 유리한 장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부채가 없는 건 아닌데요. 2024년 2분기 기준 울타 뷰티는 총 자산 57.3억 달러 중 자기 자본 23.5억 달러와 부채 33.8억 달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회사 연간 매출이 약 112~113억 달러에 순이익이 12억 달러나 되니, 약 34억 달러 정도의 부채는 전혀 문제되지 않으며 차입금이 없으므로 시급성이 높은 부채는 없다 보시면 되겠습니다.
높은 수익성 및 주주환원
2024년 2분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는 약 55%, 총자본이익률(ROA)은 22%입니다. 최근 10년 평균으로도 ROE는 35%가 넘고, ROA는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면 20%가 넘는 수준으로 업계 평균 및 경쟁사보다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ROE와 ROA에 대한 해석방법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트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보다 비중은 줄었습니다만 EBITDA 대비 CapEx비율도 최근 3년동안 꾸준히 증가했고, 2024년에는 약 23%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입금 없이도 수익금으로 꾸준한 투자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고요.
회사는 아직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만 최근 10년동안 순이익의 평균 80%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향후 배당금을 지급한다면 좀 더 안정적인 현금수익성을 제공하는 투자처로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2025년부터 멕시코로 사업 확장 계획 중
울타 뷰티의 사업지역은 현재 미국에만 한정되어 있습니다만, 2025년부터 멕시코에서도 사업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멕시코 시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글로벌 브랜드 운영사인 Grupo Axo와의 합작 투자를 통해 실행될 예정이며 아직 구체적인 매장 수나 출시일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멕시코를 첫 해외사업지역으로 선정한 것은 매우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련 근거는 아래와 같은데요.
- 일단 멕시코의 미용 시장 규모는 현재 94억 6천만 달러에 달하는 큰 시장이며
- 멕시코는 인구의 50% 이상이 29세 미만의 뷰티산업의 잠재적 타깃 유저로 구성되어 있고, 중산층이 성장하면서 울타 뷰티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들이 멕시코 현지 수요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
-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현지 뷰티 매니아들 사이에서 울타 뷰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으며
- 회사의 미국 국경 지역 매장에서 강력한 수요를 이미 확인한 바 있습니다.
물론 이미 경쟁사인 세포라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이미 멕시코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만, 울타 뷰티만이 가진 장점이 멕시코 시장에 잘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회사의 실적성장이 기대됩니다.
만약 울타 뷰티에 투자한다면
여러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울타 뷰티는 꽤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다른 기업들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우 견고한 재무상태와 높은 수익률과 주주환원성, 그리고 회사가 가진 역량을 잘 어필할 수 있는 멕시코 진출계획 등을 볼 때 장기적으로 투자할 경우 괜찮은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워런버핏이 이 회사에 현재 주가수준에서 투자를 시작했다는 점도 이 회사를 분석하게 했던 이유 중 하나인데요. 투자에 대한 결정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고, 회사에 흥미가 생기셨다면 좀 더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고 신중하게 투자여부를 결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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