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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공부방/개별종목분석

나이키 주가 급락, 경기침체 신호일까? (ft. 나이키 주가전망)

by 주부너구리 2023.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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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의 시간 외 주가가 11% 폭락했습니다. 이유는 회사의 주가전망 발표 때문이었는데요. 나이키는 하반기 매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3년 간 총 20억 달러의 비용절감 (구조조정을 포함) 계획을 밝혔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나이키는 세계 최대 스포츠브랜드이며, 과거 대부분의 기간 동안 산업 평균 이상으로 매출 등의 실적을 성장시켰습니다. 하지만 2023년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내년 5월에 마감되는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1% 성장을 기대하는데, 이 수치는 최근 3년 실적 성장치 중에선 가장 낮으며 산업평균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나이키의 매출 하락과 비용절감이 경기침체의 신호일지, 아니면 나이키의 가치 약화일지 관련 내용들을 찾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나이키는 어떤 회사일까?

세계에서 가장 큰 운동화 및 의류 판매업체

사실 'NIKE'브랜드를 모르는 분은 없겠죠. 나이키는 1967년 미국에서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 운동화 및 의류 판매업체입니다. 이건 잘 모르는 분도 계실 듯 합니다만 'Converse'브랜드도 나이키 소유의 제품입니다. 

나이키를 어나더 레벨로 만든 에어조던 시리즈
나이키를 어나더 레벨로 만든 에어조던 시리즈

제 또래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나이키는 '조던' 브랜드로도 유명합니다. 속칭 '에어조던'이라 불리는 이 브랜드 운동화는 농구 좀 하거나 농구를 좋아하는 분들은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나이키는 북미,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EMEA), 중화권(중국), 아시아 태평양 및 라틴 아메리카로 글로벌 지역을 나누어 관리하는데요. 나이키는 일부 제품 외 운동화 및 의류 주력상품을 모두 해외에서 생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까진 나이키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이라 이제부턴 나이키에 대해 조금 더 모르셨던 내용들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북미 매출은 전체 대비 43%를 차지, 제품생산은 100% 해외

2023년 회계연도 (23년 5월로 끝나는 회계년도)를 기준으로 북미 지역의 나이키 및 컨버스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43%를 차지합니다. 이것은 2021 회계년도 39%, 2022 회계년도 41% 대비로 계속 증가하는 수치입니다. 

미국 외 지역 매출은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합니다. 이 수치는 북미 지역과는 반대로 글로벌 비중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2021~2022년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가 계속 둔화되는 추세이므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나이키의 거의 모든 신발 및 의류제품은 '계약 제조업체'에 의해서 대부분 미국 외 지역에서 제조됩니다. '계약 제조업체'란 나이키에게 제품 브랜드 및 제조와 원료수급의 권한을 모두 계약한 업체를 말합니다. 

신발을 기준으로 나이키의 계약 제조업체는 15개이며, 11개국에 123개의 완제품 신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신발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는 베트남으로 50% 제품량을 생산합니다. 그 뒤로 인도네시아 27%, 중국의 18% 비중으로 신발 제품을 생산하는데 수년에 걸쳐 중국 비중을 많이 줄이고 있습니다.

의류제품의 계약 제조업체 수는 글로벌 55개이며, 31개 국에 291개의 완제품 의류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의류도 가장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는 베트남으로 전체 수량의 29%를 생산합니다. 뒤를 이어 중국이 18%, 캄보디아가 1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주요 재료들을 여러 업체로부터 공급받는데요. 23년 5월 31일 기준으로 나이키는 146개의 전략적 공급업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2022~23년에 걸친 여러 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나이키는 큰 이슈 없이 재료들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매출이 감소하는 데에는 공급망이 아닌 다른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나이키 하반기 실적은 왜 감소한 걸까?

낮은 4분기 및 연간 수익 증가폭 예상

나이키는 최근 실적 예상발표에서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낮은 한 자릿수, 연간 매출은 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수치들은 이전 시장 기대치보다 확실히 낮은 수치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 중 재무제표 상으로 나타나는 3가지 주요 원인은 1) 재고증가와 2) 디지털 트래픽 성장둔화 3) 달러강세입니다. 각각에 대해서 조금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재고증가
나이키 매출과 영업이익, 그리고 주가는 재고증감과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가집니다재고가 늘어나면 운영비용이 증가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없으므로 결국 제품가격을 할인해서 판매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영업마진이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 8월 31일로 마감된 분기실적을 보고했던 9월에 나이키는 재고증가로 인해 총마진이 하락하면서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재고가 급증했던 원인은 코로나 시기 공급망 이슈로 제품확보를 하지 못해 폭발하던 수요를 맞추지 못했던 경험 때문에 제품 생산량을 급격히 늘였기 때문입니다. 

나이키의 재고자산이 늘어나면 총마진이 떨어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패턴을 보임
나이키의 재고자산이 늘어나면 총마진이 떨어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패턴을 보임

22년 8월 분기 재고자산은 약 9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급격히 증가한 재고자산을 처분하려면 제품 트렌드가 지나가기 전에 속칭 덤핑으로 제품을 팔아야 합니다. 해당 분기 총매출은 12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상승했으나, 매출 총이익은 5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위 그래프를 잘 보시면, 22년 8월 분기 이후로 조금씩 감소하던 재고자산이 23년 8월 분기에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아마도 23년 11월 분기에도 실제 실적발표가 나오면 재고가 증가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더욱 악재인 것은 내년에는 재고제품도 이윤보호를 위해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22년 8월 분기 재고자산이 크게 증가함을 발표하면서 나이키 주가는 크게 하락
22년 8월 분기 재고자산이 크게 증가함을 발표하면서 나이키 주가는 크게 하락

재고가 증가하고 총마진이 감소했던 22년 8월 실적이 보고된 9월에도 나이키 주가는 최근과 같이 급락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이번 4분기 실적예고도 22년 8월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2) 디지털 트래픽 둔화
나이키는 2022년부터 'One Nike MarketPlace'라는 전략을 도입했는데요. 대부분 소매점에서 열악하게 진열된 자사제품과 고객경험을 줄이기 위해, 소매점 계약 및 판매를 줄이는 반면, 자사제품 전문매장에 투자를 강화하고 쇼핑 앱 트래픽을 늘여 온라인 트래픽 기반의 직접 판매 매출비중을 늘리는 것이었습니다. 

나이키의 디지털 핵심전략인 나이키 앱들이 2022년 이후 다운로드 수 감소를 보임
나이키의 디지털 핵심전략인 나이키 앱들이 2022년 이후 다운로드 수 감소를 보임

하지만 야심 차게 준비했던 나이키 앱은 다운로드 수가 점점 줄었고, 나이키 웹사이트 트래픽도 둔화되는 추세라 나이키는 다시 소매점과의 계약을 늘였습니다. 백화점 등의 소매점에서도 나이키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면서 매출이 줄었고 나이키도 매출이 줄었으니 사실상 좋지 못한 전략이었죠. 

3) 달러 강세
3번째는 간략히 말씀드려도 될 것 같은 달러 강세입니다. 2023년 미국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5.5%까지 가파르게 인상했고, 그 결과로 달러인덱스는 유례없는 강세를 띄었습니다. 때문에 글로벌 매출이 50%에 달하는 나이키도 어느 정도 타격이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달러 강세가 계속된다면 나이키와 같이 글로벌 매출을 가지는 비슷한 상황의 업체들에겐 마찬가리로 악재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나이키 외에 다른 업체들을 관찰하실 때에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분기 매출은 왜 감소했을까?

재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결국 판매량이 줄었단 얘기인데요. 회사에서는 '중화권'과 'EMEA(중동 및 아프리카)' 2개 지역의 매출감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뚜렷한 이유가 있는 지역들입니다.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은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미국제품이 아니라도 소비가 많이 감소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중동 지역은 현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의 영향으로 나이키와 같은 생활제품의 소비가 감소하는 것은 상식적인 결과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측면에서 제품 경쟁력 약화도 있습니다. 나이키는 현재에도 10대들에게 가장 인기 있고 트렌디한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만, 최근 경쟁사 대비 제품 경쟁력과 매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들이 있습니다. 

베를린 마라톤에서 여자 세계 기록을 2분 이상 단축시킨 아디다스 러닝화
베를린 마라톤에서 여자 세계 기록을 2분 이상 단축시킨 아디다스 러닝화

에티오피아의 티기스트 아세파 선수는 올해 베를린 마라톤에서 아디다스 신제품 러닝화를 신고 여자 세계 기록을 2분 이상 경신했습니다. 이런 단적인 사건 하나로 큰 판세가 바뀌진 않지만, 나이키가 신제품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단적인 사례를 보여준 것이라 하겠습니다. 

경쟁사 대비 판매량 성장율이 낮아지는 나이키
경쟁사 대비 판매량 성장율이 낮아지는 나이키

회사규모론 비교되지 않지만 Hoka나 On과 같은 제품 판매량이 나이키보다 훨씬 크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나이키의 제품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근거 중 하나입니다. 나이키가 계속 신발 및 의류 브랜드에서 혁신의 아이콘을 유지하려면 제품개발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시점입니다. 

나이키 실적전망 감소가 경기침체를 의미할까?

2023년 나이키는 S&P500보다 언더퍼폼했지만, 아디다스나 데커스와 같이 S&P500을 능가한 유사제품 주식도 존재
2023년 나이키는 S&P500보다 언더퍼폼했지만, 아디다스나 데커스와 같이 S&P500을 능가한 유사제품 주식도 존재

2023년 나이키는 S&P500 대비로도 주가가 크게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디다스나 데커스 아웃도어와 같은 유사제품 기업의 주가는 S&P500 성과를 능가했는데요. 최근의 나이키 주가가 부진한 것이 단순히 고금리와 경기침체의 문제만은 아니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에 만약 경기침체가 온다면 필수품보단 럭셔리 액세서리에 가까운 나이키 실적과 주가는 더 타격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이키가 내년도 실적전망치를 낮추고 비용절감을 발표한 것이 미국 및 글로벌 경기침체를 의미한다고 보기엔 나이키가 예전보다 장사를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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