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달리오는 매크로 경제 기반의 투자 접근과 다양한 자산 군에 분산투자하여 손실을 최소화하고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본인만의 전략인 '올웨더 포트폴리오'로 유명한 투자 대가입니다. 아마도 주식에 조금 관심이 있다면 '레이달리오'란 이름은 한번 쯤 들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레이달리오는 이제 현역에서 은퇴했습니다만 레이달리오가 만들고 CEO를 지냈던 브릿지워터 해지펀드는 아직 레이달리오의 투자전략에 충실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최근 2024년 3분기 레이달리오의 13F 보고서가 나왔는데, 일부 국내 기사에서는 '레이달리오가 소비재주를 팔고 미국 원전1위에 배팅했다;는 내용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물론 틀린 해석이 아닙니다만 자칫 오해할 여지도 있어보여서 관련 내용을 포함하여 이번 레이달리오 포트폴리오 주요 변화내용을 요약해 드리려고 합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레이달리오에 대해서
올웨더 포트폴리오 창시자
레이달리오 하면 역시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올웨더 포트폴리오'란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여 여러가지 경제 상황에서도 변동성과 위험을 최소화하고 좋은 투자성과를 거두도록 설계된 투자전략인데요. 아래 이미지를 통해서 그 성과를 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1970년~2012년까지 같은 투자성과를 낸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빨간 색)과 올웨더 포트폴리오(파란 색)이 있습니다. 2개의 투자전략은 똑같이 투자기간동안 연 9.3%의 수익을 냈지만,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은 15.2%인데 올웨더 포트폴리오 변동성은 4.5%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미지에 아래 쪽에 있는 그래프가 년도 별 손실폭을 표시한 것인데, 붉은 색은 아래로 춤을 추는 반면 파란색은 거의 튀지 않고 0%에 수렴합니다. 그만큼 올웨더 포트폴리오가 꾸준한 수익을 내면서 손실위험이 적은 투자전략이라는 의미인데요. 아래 구체적인 투자성과를 보시면 조금 더 레이달리오가 얼마나 투자를 잘 하는 사람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 올웨더 포트폴리오는 과거 153년의 백테스팅 기간동안 연 평균 6.28%의 꾸준한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 1996년~2020년까지 올웨더 포트폴리오는 연 평균 9.7%의 수익률을 달성했는데, 같은 기간 S&P500은 7.6%로 올웨더 성과에 뒤쳐졌습니다.
해지펀드가 단기간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는 수없이 많습니다만, 장기적으로 S&P500을 이기는 높은 수익률과 낮은 변동성을 만드는 것은 절대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거의 신의 영역입니다). 레이달리오가 훌륭한 투자거장을 꼽을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레이달리오에 대한 오해
우선 레이달리오는 거시 경제보다 개별 종목을 잘 선택하고 장기투자하는 대표적인 가치투자자인 워런 버핏과는 완전히 다른 투자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이달리오는 거시 경제 흐름을 기반으로 주식 외에도 채권이나 원자재, 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여 서로 간의 리스크를 보완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2024년 3분기 레이달리오 주식 포트폴리오의 주요 요약정보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레이달리오는 주식에서만 약 176억 달러라는 거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투자종목은 771개나 되고 분기 회전율이 22%나 됩니다.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의 22%가 바뀌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위 기사제목처럼 레이달리오가 소비재주를 팔고 미국 원전주에 배팅했다는 단편적인 내용만으로는 레이달리오의 투자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 해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레이달리오가 소비재주를 팔고 원전주를 매수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각각의 비중을 알 수 없고, 원전주에 배팅한 것이 꼭 해당 산업에 투자했다기보단 다른 종목의 헷지 목적으로 투자되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는 일반적으로 미국 주식 30%, 40% 장기 국채, 15% 중기 국채, 7.5% 원자재, 7.5% 금으로 분산 구성되어 있습니다만, 시기적인 거시 경제 상황에 맞게 각각의 비중이 조정되거나 다른 자산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레이달리오가 특정 종목에 투자한 것은 가치투자와 장기투자 스타일의 워런 버핏에 비해 그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4년 3분기 레이달리오 포트폴리오
주식 운용자산 감소
가장 먼저 살펴볼 부분은 레이달리오의 주식 운용자산 규모변화입니다. 주식자산이 늘었다면 앞으로 주식시장이 좋을 수 있다고 해석이 가능하지만 반대 상황에서는 앞으로 주식시장이 좋지 않을거라 예상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 2024년 1분기: 13F 포트폴리오 가치 197억 8천만 달러
- 2024년 2분기: 13F 포트폴리오 가치 191억 5천만 달러
- 2024년 3분기: 13F 포트폴리오 가치 176억 6천만 달러
위에서 먼저 공유했던 레이달리오 최근 1년 주식 추정 수익률이 약 30%나 되므로, 투자했던 주식 투자성과가 좋지 않아서 포트폴리오 규모가 감소하진 않았을 겁니다. 따라서 레이달리오가 의도적으로 주식 투자규모를 줄였다는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물론 이 13F 포트폴리오도 브릿지워터 전체 운용자산의 20%밖에 되지 않아서 이것만 보고 주식비중을 줄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만, 최소한 확인되는 정보로는 레이달리오가 2025년 주식시장을 그렇게 좋지 않게 보고 있다고 해석 가능합니다.
이번 분기 주요 변화들
투자종목 수가 워낙 많아서 위와 같은 개별종목 비중 그림으로는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적습니다만, 그래도 상위 10개 투자종목이 전체 포트폴리외의 30% 비중을 차지하므로 적어도 상위 10개 종목을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레이달리오의 상위 Top10 보유주식목록입니다. 주요한 변화들을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 S&P500지수에 투자하는 IVV, SPY ETF 주식비중이 늘었으며, 미국 외 이머징 국가들의 주식에 투자하는 IEMG ETF 비중도 소폭 늘였습니다. 아마도 미국경제의 호황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이머징 국가들의 주가상승을 기대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 Top10에서 프록터앤 겜블과 ETF를 제외하면 모두 미국 기술 대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번 분기에는 메타와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기술 종목들은 모두 주식비중을 낮췄습니다.
- 특히 아마존은 기존 대비 보유비중을 절반으로 줄여 Top10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였습니다.
레이달리오는 M7으로 불리는 미국 기술대기업 중에서도 예전부터 알파벳과 메타를 아직 저렴한 가격대라고 긍정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알파벳은 소폭 비중이 줄었지만 여전히 개별종목 비중 1위이며, 메타는 작지만 지속적으로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번 분기 레이달리오 포트폴리오의 가장 큰 변화는 주식 투자자산을 줄인 것 (전 분기 대비 약 15억 달러를 현금화)이며, Top10종목에서는 S&P500과 이머징 국가에 투자하는 ETF비중을 늘였고, 메타와 애플을 제외한 미국 기술 대기업 주식 비중은 줄였습니다. (특히 아마존을 많이 줄임)
소비재주 대폭 감소
이번 분기 Top5 매도종목을 보시면 아마존을 제외한 모든 종목들이 소비재 주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아마존도 온라인 상거래가 메인 비즈니스라 IT이기도 하지만 대형 소비재 주식이기도 한데요. 이런 관점이면 전체적으로 소비재 주식을 많이 팔아치웠다고 명확히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비재 주식은 높은 인플레이션, 낮은 저축, 증가하는 이자율, 일자리 시장 불확실성, 높은 부채 수준, 소비자 신뢰감 감소, 경기 침체, 필수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행동 변화 등의 환경에서는 성과가 좋지 않습니다. 많은 내용을 썼지만,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오르고, 일자리 부족과 임금 상승률 하락으로 주머니는 고달플 때 어려워진다는 의미인데요.
일단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레이달리오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고 경기침체가 올거라 예측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 레이달리오는 무려 2022년부터 2025년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측한 바 있습니다. (물론 맞을거란 확신은 없습니다.)
레이달리오가 2022년도에 쓴 유명한 '변화하는 세계질서'란 책을 보면 역사적인 빅 사이클에서 2025년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언급한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도 레이달리오는 내년에 미국이 역사적인 부채규모때문에 국채 발행량이 늘어나 장기 국채금리가 하락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올거라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예측은 역시 예측일 뿐이므로 정말 경기침체나 인플레이션이 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레이달리오와 비슷한 주장을 하는 투자대가들이나 투자기관들이 많으므로 어느 정도 투자에 조심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드디어 마지막, 미국 원자력주 투자
드디어 원자력 이야기입니다. Top5 매수종목 중 2위를 차지한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코퍼레이션은 미국 1위 원자력 발전개발회사이며 전체 매출의 60%가 원자력 발전에서 나옵니다. 물론 이 회사는 다른 사업부문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AI의 발전과 미국의 역대급 전력부족으로 청정 에너지 중에선 가장 빠르게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원자력 발전에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레이달리오도 지속적으로 청정 에너지로의 변환을 주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레이달리오가 원자력 발전에 의미있게 투자했다고 보기에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우선 컨스텔레이션 외 다른 원자력 발전 기업에 대한 투자가 없었고, 컨스텔레이션에 투자한 약 1억 5천만 달러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는 1%도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더불어 레이달리오는 평소에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어서 그의 관심사에 큰 비중이 없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레이달리오가 원자력 기업에 투자했다는 기사가 국내에서 나오는 것은, 어느 정도 정치적인 해석이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최근 원자력 발전의 적극적인 수출과 활성화를 위한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을 함께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며 여러가지 다른 견해와 해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튼 원자력 발전은 2024년부터 계속 핫한 투자섹터로 언급되고 있는데요. 발전설비를 개발하는 기간이 길고, 관련 규제나 정치적 이슈들도 많아 변동성이 클 수 있는 투자섹터라 투자를 하신다면 꼭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반도체
오히려 원자력 발전보다 램 리서치와 브로드컴 투자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가전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칩 수요가 증가하면서 강력한 성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레이 달리오는 램 리서치와 브로드컴을 이 확장 시장에서 핵심 업체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램 리서치와 브로드컴은 각자의 분야에서 선두주자입니다. 램 리서치는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웨이퍼 제조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반면, 브로드컴은 광범위한 반도체 솔루션의 주요 공급업체입니다. 이러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Dalio의 기술 발전을 활용하려는 전략과 일치합니다.
브로드컴이 2024년 AI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좋은 주가흐름을 보인 반면, 램리서치는 그리 좋지 않은 한 해를 보냈는데요. 좀 더 분석할 여지가 있겠습니다만, 장기적으로 AI가 계속 미국 중심으로 성장한다면 TSMC와 함께 이 2개 회사도 투자해 볼 가치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추가 분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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