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나 정치를 얘기하기엔 너무나 초등학생 같은 지식수준입니다만, 이런 저 같은 사람이 보기에도 최근 미국은 너무 많은 돈을 찍어냈고 금리를 급하게 올렸으며, 중국은 그렇게 뜨겁던 경제성장과 경제개방이 다시 예전으로 회귀하는 느낌이고, 지구상 어디선가 힘센 동네 형들이 언제라도 큰 싸움을 할 것 같은 시기입니다.
레이달 리오는 오래전부터 중국의 성장과 미국의 쇠퇴, 미중 갈등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는데요. 레이달 리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습니다만, 2020년부터 시작된 새로운 세계질서와 향후 중국은 어떻게 될 것인지, 어떻게 투자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레이달 리오의 주장 위주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ft. 레이달리오)
레이달리오는 본인의 책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통해, 세계 질서의 변화과정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요. 위에 있는 그래프와 같은 빅 사이클로 이를 설명하고 있으며, 현재 세계가 이미 5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지 못한 분들을 위해, 각 단계의 핵심 내용을 먼저 아래에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1단계: New Order
세계전쟁을 통해 새로운 질서가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새로운 질서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나타납니다. 세계질서 관점에서 이런 질서는 하나 이상의 지배적인 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2단계: The Rise
새로운 질서 이후에 오는 번영의 시기입니다. 아래와 같은 특징들을 기반으로 지배국가 중심으로 자본시장이 발전하며 세계 최고의 금융 중심지들이 탄생합니다. 결과적으로 지배국가의 통화는 세계 최고의 기축 통화가 됩니다.
-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부채
- 상대적으로 적은 빈부격차 및 정치적 격차
-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위해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사람들
- 우수한 교육 및 인프라에 대한 투자
- 새로운 기술의 발명과 혁신의 등장
- 하나 이상의 지배적인 세계 강국이 이끄는 평화로운 세계질서
3~4단계: The Top
지배국가의 성공은 유지되는 단계입니다만,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들의 노동력은 점점 비싸지고, 신흥국들은 지배국가의 기술과 시스템을 모방하면서 지배국가의 경쟁력을 점점 떨어뜨립니다. 빈부격차가 심해지지만, 대부분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상승하는 단계라 격차가 갈등으로 치닫지 않습니다.
- 높은 부채 발생 - 특히 기축 통화를 가진 국가들
- 막대한 부와 정치적 견해의 격차 발생
- 교육 및 기반 시설의 감소
- 국가 내 다양한 계층 간의 갈등 발생
- 기존 지배국가들이 신흥국가들의 도전을 받으며 국가 간 투쟁 발생
5단계: The DECLINE
큰 갈등과 큰 변화, 새로운 대내외 질서 확립으로 이어지는 투쟁과 구조조정이 발생하는 구간입니다. 이러한 환경은 다음 새로운 질서와 번영의 시대를 위한 무대를 설정합니다.
- 막대한 부채 발생: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점점 더 가시화됨
- 내부적인 충돌 사이클 발생: 빈부격차 및 정치성향의 극단주의가 정점에 달함
- 외부적인 충돌 사이클 발생: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 간 국제적 갈등 발생, 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및 경제 관점에서의 미중 충돌, 북한의 무력시위, 터키/그리스, 인도/파키스탄/중국, 예맨/사우디 등 다양한 곳에서 국가 간 충돌 징후가 생기고 있음
레이달리오는 현재 상황을 5단계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코로나를 겪으면서 국가부채가 극단적으로 증가했으며, 정치성향은 더 보수적이거나 더 진보적인 양극단으로 이동했고, 여기저기에서 전쟁위험이 커지는 상황을 보았을 때, 레이달리오가 말한 5단계 상황에 어느 정도 동의가 되는 상황입니다.
레이달리오는 가장 위험한 시기는 2025~26년 경이라 특정하고 있는데요. 물론, 이런 전망이 무조건 현실화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국의 현재 상황
레이달리오는 최근 아래 글을 통해서, 중국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있습니다. 원문을 보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중국의 정치적/경제적 정책 변화
최근 시진핑 주석의 3번째 연임 확정 이후, 20대 당대회 시작 연설의 발언을 보면, 중국의 정책 방향성 변화를 느낄 수 있는데요. 시진핑 주석의 연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중국은 '위험한 태풍'을 눈앞에 두고 있음
- 중국은 21세기 중반까지 진정한 아시아 지역 및 글로벌 강자가 되는 것을 추구할 것이고
- 경제 정책은 시장줌싱에서 국가 중심으로 바꾸려고 함
이를 해석해 보면, 1) 시진핑 주석 중심의 권력집중을 강화하고, 2) 중국의 힘을 숨기지 않고 과시하는 형태로 포지션을 바꾸며, 3) 번영을 추구하는 자유시장 중심 성장에서 안보와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국가 중심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중국이 직면한 8가지 문제
1. 부동산 및 관련 부채
부동산은 중국 경제의 25%, 중국 자산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중국 부동산 이슈는 금융시스템과 실물결제까지 타격을 주고 있는데요. 중국은 이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최소 2~3년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2. 코로나 대응
최근 코로나 대응을 위한 봉쇄정책은 경제를 악화시켰고, 국민의 불만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레이달리오는 본인이 알고 있는 주변 전문가들의 추산으로 약 6개 우러 내에 코로나 관련 규체들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 자본주의, 빅 테크 기업 및 공동번영과 관련된 정책들
중국이 빅테크 기업들을 크게 규제하고, 공동번영을 목적으로 일부 정보나 자산을 국유화했던 행동들은 직간접적으로 시장과 경제에 큰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중국 기업들의 실제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시장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주식시장도 암울한 상태입니다. 특히 외부 투자자들은 중국이 과거 마오쩌둥 시절의 폐쇄적인 공산주의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심각한 위기의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레이달리오가 아는 중국 주요 공산당 리더들은 '사업가 정신과 효율적인 자본시장은 중국에게 좋다'라는 인식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서 '공동번영'에 대한 우려도 많은데, 레이달 리오는 적절한 공동번영 시스템 구축이 오히려 중국에게 좋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국은 현재 자본 세와 증여 및 상속세가 없습니다. 또한, 현재의 소득세와 사회적 안정망 등은 매우 낙후된 상태인데, 이러한 제도 개선은 중국에게 긍정적이라 평가합니다.
4. 미국과의 관계 악화
최근의 미중 마찰은 기술, 무역, 금융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레이달 리오가 말하는 5번째 사이클로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확률도 증가하고 있다고 레이달 리오는 말하고 있는데요.
이미 주요 대기업들이 중국 생산량을 줄이고, 베트남, 인도, 유럽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 및 확보하고 있고, 중국도 자생할 수 있는 물류 및 생산 체인을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공화당이 대만 독립과 관련된 법안이나 행동을 취할 경우, 이런 미중 마찰이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24년에 있는 미국과 대만의 대선과, 일본의 재무장 트렌드 등은 2024~25년 경에 전쟁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5.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증가와 금리 인상
세계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로 계속 위축되고 있는 것은 중국 수출 및 자본 투자에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6. 정치리더들이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음
여러 가지 불안정한 세계정세와 내부적인 갈등구조 속에서 정치 리더들은 나쁜 결정을 피하기 위해, 아예 결정을 내리지 않는 현상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성 증가는 중국 성장에 매우 부정적입니다.
7. 중국 인구의 노령화
우리나라도 그렇습니다만, 중국인구의 노령화는 매우 큰 이슈입니다. 특히 중국은 선진국과 다르게 자녀들이 노부모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인데요. 노인 세대들의 저축이나 투자, 연금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40~50대의 중국인들은 매우 큰 경제적 부담과 노후 빈곤이 문제 되고 있습니다.
8. 여러 가지 자연재해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여러가지 자연재해들은 과거 중국 정치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요. 앞서 말한 7가지 문제에 더해서 자연재해가 겹치게 될 경우, 정치권의 어려움은 배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1) 축소되는 중국의 '세계의 공장'역할
과거 10년을 돌이켜보면,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핵심 키워드는 '세계의 공장'이었습니다. 값싼 생활용품부터 아이폰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 제품들은 지금 현재에도 'made in china'인데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최근 이런 중국의 '세계의 공장'역할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노동력의 비용 문제도 있겠지만, 중국의 정치적 변수로 인한 봉쇄 상황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중국에서 벗어나 베트남,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를 분산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CNBC 기사에 따르면, 중국은 의류 및 액세서리, 신발, 가구 및 여행 상품을 포함한 주요 소비자 상품 범주에서 입지를 잃고 있으며 광물에서 사무 기술에 이르는 수출 비중도 감소하고 있고, 베트남이 국제 환경에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DHL에서 조사한 보고서 자료와도 일치합니다.
2)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입니다만,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도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이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대만을 '하나의 중국'이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것은 '92 공동인식'에서 출발합니다. 1992년 중국과 대만은 같은 피와 문화를 나눈 공동체라는 것에 동의하고, 이를 '92 공동인식'으로 선언한 바 있는데요. 대만은 최근 중국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만 독립 헌법과 내각도 구성하여 독립 국가의 모양을 갖춘 상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첫째,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이뤄진 일종의 연합 국가입니다. 대만의 독립을 인정할 경우, 중국 내 여러 민족들의 독립 주장이 이어질 것을 염려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홍콩이나 위구르, 티베트 등도 같은 목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둘째, 대만은 반도체 최신 기술 보유국입니다. 중국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 기술집약적 산업구조로 가기 위해 TSMC를 보유한 대만은 여러 모로 중국에 필요합니다. 이런 대만을 굳이 독립국가로 인정할 이유가 있을까요?
정리
중국의 '세계의 공장'역할이 축소된다고 해서, 중국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전기차나 배터리, 그 외 다양한 신기술 분야에서 중국은 이제 절대 수준이 낮은 나라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상황은 중국에서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생산력을 키워가는 단계이며, 레이달 리오가 말하는 '빅 사이클'의 성장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성장이 곱게 보일 리 없습니다. 이미 미국은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반도체 지원법 등으로 중국에 최신 기술이 이전되는 것을 억제하고 있으며, 다양한 금융정책으로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만을 중심으로 한 미중 갈등이 계속 심화된다면, 레이달리오의 말처럼 2024~2025년에 그 갈등이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에 있어서 2가지 관점은, 첫째로 현재 인도와 베트남 등 신흥국들의 발전이 앞으로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신흥국들은 저렴한 노동력과 풍부한 원자재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3년 동안 신흥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일부 가져가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둘째로, 미중 갈등이 정말 극단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미중갈등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나 리스크를 헷지 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변화를 적절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 섣부르게 대응할 문제가 아니며,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은 당연히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하고 준비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위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가 다수 포함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이 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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