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실망스러운 2분기 GDP보고서 발표한 이후, 중국과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기사와 보고서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거란 우려까지 나오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정부가 다양한 경기부양정책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발표된 정책들도 살펴봐야겠지만, 미중갈등 기반의 여러가지 이슈들의 현황도 체크해야 합니다. 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영향도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선 중국 2분기 GDP보고서의 핵심내용과 최근 발표된 경기부양책들, 그리고 미중갈등 관련 이슈사항들의 주요 현황들을 정리하고 하반기 관련 투자방향까지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글이 길어서 1,2부로 나눴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세요.
중국 2분기 GDP 살펴보기
전월 대비 0.8% 상승, 전년 대비 6.3% 상승
2023년 중국 GDP성장률 목표는 연 5.0%입니다. 일단 QoQ기준 2023년 2분기 GDP성장률은 0.8%로 전분기 2.2%의 절반도 안 됩니다. 이 수치를 연간으로 보면 약간의 착시가 생기는데요.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GDP는 6.3%상승했습니다. 이 수치의 착시는 전년도 2분기 성장률이 0.4%였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작년 2분기까지 코로나로 인해 경제가 마비 상태였습니다. 이런 점에서 연간 기준 GDP 5% 목표는 올해 무난히 달성 가능하다는 착시가 생깁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수십 년간 경제성장률이 평균 6%를 넘었습니다. 2015~2019년 연평균 성장률은 6.7%였는데요. 이번 연도에 5% 성장을 달성한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었다 내지는 경제 침체상태라 해석하는 게 맞습니다.
좀 더 디테일한 수치들
1) 수출 감소
중국 2분기 수출액은 2,850억 달러 (약 365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했습니다. 중국만 감소한 게 아닙니다. 같은 기간 대만은 -23%, 베트남 -11%, 우리나라는 -6% 감소했는데요.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미국과 유럽도 경기침체로 접어들게 되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감소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가 별로 살펴보면, 중국의 2분기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유럽연합은 -13%,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를 포함하는 동남아시아에서는 -17% 감소했습니다. 대미 수출과 유럽연합 수출의 감소는 미중갈등 기반의 미국의 경제적 압력이 일정 부분 포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의견)
하지만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상황이 낫다고 생각하는데요. 중국은 이미 중동 및 라틴 아메리카로 수출경로를 다양화하고 있으며, 전쟁 중인 러시아와도 무역규모를 늘리고 있습니다. (중국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죠)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비중을 계속 줄이며 미국만 바라보겠다는 전략인데, 살짝 아니 많이 걱정됩니다...
2) 청년 실업률 증가
16~24세 중국 청년실업률이 2분기 평균 20%를 넘었습니다. 중국 전체 실업률 5.2% 대비로도 말도 안 되게 높은 수치이며, 노령화가 시작되는 중국 인구구조에서도 매우 좋지 않습니다.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해석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처럼 중국도 학구열이 대단해서 청년층의 교육수준은 굉장히 높은데 비해, 제공되는 일자리들은 생산직 비중이 높아 청년층 니즈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건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구호 하에 1~2차산업 위주로 성장하던 단계를 지나, 서비스와 기술기반 3~4차 산업으로 체질을 바꿔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제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산업구조 변경에 대한 정부의 의지 및 정책지원과 민간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으로 역시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 생각합니다.
3) 부동산 경기와 지방정부 재정 악화
중국 부동산 경기는 이미 2021년부터 빨간 불이 켜진 상태인데요. (대표적인 헝다그룹 사태 등) 중국 부동산 문제는 지방정부 재정문제를 같이 봐야 합니다.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입니다. 때문에 대부분 토지가 국가 및 지방정부에 소유되어 있는데요. 지방정부들은 오랫동안 토지를 팔아 세수를 늘였습니다. 그런데, 2021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토지 판매가 크게 줄었습니다.
2023년 중국 지방정부의 토지판매 수입은 2012년의 절반 수준입니다. 아직 하반기가 남았습니다만, 지금부터 2배가 된다고 해도 작년 규모의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을 겁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중국 경제의 약 20%를 차지합니다. 더불어 지방정부 수입의 약 43%가 토지판매 수입이며, 일반 가계자산의 75%가 부동산입니다.
중국지방정부들은 2015~2019년 사이에 무분별하게 많은 신도시를 구성했고, 이 과정에서 아파트 등 부동산 공극과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올랐냐면, 베이징 기준 가계소득 대비 50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일본이 부동산 버블 붕괴 시기에 약 18배였고, 우리나라도 아직 20-30배 정도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국 정부의 최근 정책사항들
중국정부도 이런 위기감을 알고 있으며, 최근 여러가지 경기부양책들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발표된 부양책들은 거시적인 수준이 많고 세부내용이 부족해서 아직 중국 투자자들을 안심시키진 못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최근 정책발표가 향후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어, 주요 정책사항들을 정리했습니다.
민간기업 대상
최근 2~3년 간 중국정부는 민간기업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지적 재산권이나 보유자산의 국유화 및 해외자본 투자와 해외 IPO를 사실상 금지했었는데요. 대외 무역의 50% 이상, 중국 세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아래와 같은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 지적 재산권, 민간 기업의 재산권, 기업가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
- 교통, 물 절약, 청정 에너지, 인프라, 첨단 제조 및 현대식 농업시설 관련 민간투자 지원
- 민간 투자 프로젝트의 부동산 투자신탁(Reits)발행 장려
-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침 조정
굉장히 파격적인 조건입니다만, 아직까지 정책발표에 대한 반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중국정부를 못 믿는 거죠) 하지만, 텐센트나 알리바바와 같은 대형기업 주가를 보면 조금씩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비 관련
코로나 이후 전체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식료품 등의 소비는 증가하고 자동차, 가정용품, 전자제품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들의 소비가 감소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총 11개 부문에 대한 소비 촉진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1) 가전용품
내용들이 꽤 재밌는데요. 노후화된 주택개조 강화, 고령화 가구를 위한 가전제품, 가구, 목욕용품 등의 가정용 제품 연구개발 지원과 같은 새마을 운동 같은 내용의 항목부터 스마트 가전제품의 개발과 같이 첨단기술을 강화하는 항목이 포함됩니다.
특히 '15분 생활권'이라고 해서 가계소비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 세탁소, 염색가게, 정비소, 재생자원 재활용소 등의 지역사회 진입을 적극 지원하고, 폐기물 재활용 네트워크를 조성한다는 등 소비조건을 개선하는 항목들이 있는데요.
관련 내용 전문은 아래 링크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크롬에서 구글 번역 기능을 이용하시면 뜻을 이해할 정도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 공식 홈페이지라 링크는 안전합니다.)
2) 자동차 및 전자제품
전기 자동차 관련 세금감면 혜택을 연장하고, 전기 자동차 구매/충전 및 관련비용 절감 관련 지원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총 10가지 내용들이 있는데, 위와 같이 원문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중국 정부 공식 홈페이지라 링크는 안전합니다.)
부동산과 지방정부 지원
중국정부는 코로나 이후 급격히 거품이 발생한 부동산 시장을 억제하기 위해서 여러가지여러 가지 제한정책을 펼쳤는데요. 작년 말부터 부동산 경기를 다시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본 조달 제한을 완화하고, 주요 도시의 주택 구입한도를 완화했으며, 모기지 금리도 낮췄는데요 (기준 금리 자체를 몇 차례 낮췄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올해 1분기까진 제법 효과가 있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부동산 매매는 작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만, 4월부터 매매건수 및 가격이 다시 하락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중국경제가 다시 되살아나려면 결국 부동산 경기를 정상화 및 상승시켜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의 경제상황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어렵다면, 부동산 경기현황이라도 체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중국정부는 지방정부의 재정을 돕기 위해 약 1조 위안 규모의 채권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기부양책들은 대부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란 지적이 많습니다.
미중갈등 이슈체크
나머지 내용은 2부에서 계속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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