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드디어 2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오늘 일본중앙은행(BOJ)는 2024년 8월 1일부터 단기금리를 0.25%(기존 0.10%)로 인상했으며, 2026년 1분기까지 일본 정부 채권 월별 매수량을 기존 6조 엔에서 3조 엔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채권 매수량은 한번에 절반으로 줄이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일본중앙은행의 발표는 정말 많은 경제환경에 영향을 미쳤는데요. 우선 달러/엔화환율은 7월 초 161엔 대에서 오늘 150엔까지 대략 7% 하락했으며, 엔화/원화 환율은 월초 850원 대에서 현재 915원까지 약 6.5% 상승했습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어제 약 1%에서 오늘 1.05%로 약 5%이상 상승했습니다.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일본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진행될 경우, 연말까지 엔화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관련 내용들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일본중앙은행의 기습적인 금리인상과 양적긴축
변화하는 일본통화정책
▣ 4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
오늘 일본중앙은행의 파격적인 정책횡보는 크게 아래 2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기준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 시장에서는 0.1%p인상을 예상
- 일본정부채권(JGB) 월별 매수량을 6조 엔에서 3조 엔으로 축소: 2026년 1분기까지 최종 3조 엔으로 감소하는 것이 목표, 실제 감소는 분기 별로 약 4,000억 엔씩 단계적으로 감소시킬 예정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일본은 수십년동안 -0.1%로 제어하던 기준금리를 올해 3월에 0 ~ +0.1%로 인상했으며,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0.25%로 올렸습니다. 시장에서는 얼마 전까지 이번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0%미만으로 보았으나, 최근에 인상 가능성은 60%까지 올랐지만 인상폭은 0.1%p정도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일본중앙은행은 2026년 1분기까지 일본 정부 채권(JGB) 월별 매수량을 6조 엔에서 3조 엔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2024년 3월 기준 일본중앙은행은 일본 국채 발행 잔액의 약 47.9%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액으론 579조 엔에 해당함
- 이번 매수량 축소로 2026년 회계년도 말까지 일본 국채 보유량은 7~8%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
- 일본중앙은행이 보유 중인 일본 국채의 2/3 이상이 10년 만기 이하의 국채에 집중됨, 따라서 이번 국채 매수량 감소로 7~10년물 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음
최근 1년동안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0.60%에서 1%까지 약 70% 정도 상승했습니다. 이번에 일본중앙은행이 일본 국채 매수량을 감소시킬 경우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물론 BOJ는 필요한 경우 채권 매수 감소 계획을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025년 6월에 중간 평가를 실시하고 장기 금리의 급격한 상승에 대응하여 JGB 매수를 늘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향후 어느 정도의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것 같아 여기에도 잘하면 투자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
▣ 슈퍼 엔저의 끝, 향후 2가지의 시나리오
이번 일본중앙은행의 금리인상에 여러가지 배경이 있겠습니다만, 어떤 해석에서도 낮은 엔화가치에 대응한다는 것을 제외할 순 없습니다. 시장에 알려진 이번 금리인상의 주요 배경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BOJ는 핵심 인플레이션율이 2024 회계연도 말까지 2.5%에 도달하고 2025년과 2026 회계연도에는 약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 역대급 엔화약세가 인플레이션을 강하고 끈적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높아졌고, 매우 낮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현 정권이 올해 총리선거에서 재집권을 하기 위해서라도 엔화약세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높아졌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BOJ는 실질 금리가 상당히 마이너스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경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완화적 금융 조건을 유지합니다.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BOJ의 판단입니다.
현재 상황에서 아래 2가지 엔화환율에 대한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 9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일본중앙은행(BOJ)가 9월 혹은 12월에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엔화가치를 끌어올리는 시나리오입니다. 모든 조건이 예상대로 동작한다면 달러/엔화환율은 140엔 이하, 엔화/원화환율은 950원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9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보류되면서 엔화가치가 다시 하락합니다. 연말까지 일본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하더라도 미국 기준금리와의 갭은 크게 좁혀지지 않고 향후에도 좁혀질 가능성이 낮아 달러/엔화환율은 140~150엔, 엔화/원화환율은 900~950원대에서 움직입니다.
11월 미국대선 결과도 엔화환율에 매우 큰 변수인데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내년부터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엔화가치가 상승하기 어려운 환경이 됩니다.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엔 상대적으로 낫겠지만 과거 달러 당 160엔, 엔화 당 850원대의 슈퍼엔저 상황은 다시 오기 어렵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결론적으로 향후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모르겠으나, 2024년 상반기에 목격했던 슈퍼엔저는 이제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엔화가치가 그렇게 급등할만큼 일본 경제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엔화/원화환율은 최대 1,000원 근처까지 올라가는 것이 최선일 것 같습니다.
이번 BOJ의 기준금리 인상 효과
일본 주식시장은 반등, 채권시장은 하락
▣ 엔화가치 상승으로 주식시장 반등
보통 기준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악재입니다만, 이번 금리인상으로 엔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에는 대체로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BOJ정책회의 이후 닛케이 지수는 약 1.50%상승했고 최근 5일동안 2.50%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아직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향후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대로 엔화가치가 좀 더 상승해준다면 일본 주식시장은 연말까지 약 5%이상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워낙 변수가 많은 영역이라 이건 개인의 의견정도로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엔화투자도 유효할 듯
일본도 구조적인 문제로 엔화가치가 지속적으로 반등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현재 슈퍼엔저가 깨진 상황에서 연말까지 최대 10%정도의 수익률을 노리고 엔화투자를 해볼 수 있을 듯 한데요. (이것도 물론 레버리지를 쓴다면 더 될 듯)
작년에 작성한 글입니다만 엔화투자 방법에는 큰 변화가 없을 듯 하여 아래에 엔화투자 방법을 정리한 포스트를 링크했습니다.
포스트에 있는 내용들입니다만, 세금문제까지 포함해서 개인적인 견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 엔화직접투자: 최근엔 환전환율이 많이 하락하기도 했습니다만, 엔화를 직접 매수/매도하는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수익에 대한 세금이 없다는 점입니다. 투자금액이 클 수록 다른 방식보다 엔화직접투자가 유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 ETF투자: 'TIGER엔선물 ETF'와 같이 엔화환율에 투자하는 ETF상품이 있습니다. 장점은 주식처럼 그냥 매수만 하면 되서 투자가 간편하다는 것이지만, 단점은 ETF수수료 연 0.25%와 ETF매매차익은 배당금으로 분류되어 15.4%의 세금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 엔화환전 + 일본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투자: '1482 iShares Core 7-10 years US Treasury JPY Hedged ETF'라는 미국 7-10년물 장기채 ETF를 엔화로 투자하여 엔화환율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2가지 경로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입니다. 9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있어, 적극적인 투자자 분들은 한번 검토해 볼 만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국제정세 변화가 심상치 않아서 개인적으론 어떤 형태로든 올인하는 투자전략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최근 시장에서는 앞으로 경제정책 변화는 미국보다 일본이 더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식투자하는 분들이라면 일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게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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