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최근 최악의 실적보고서 이후, 매출 및 순이익 하락, AMD 대비 시장점유율 감소, 2023년 전망도 좋지 않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주가가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상태입니다.
아마도 1년 내에는 바닥 밑에 바닥이 몇 번 있을 것 같습니다만, 다시 시작된 기술투자로 인한 체질변화와 미국 반도체 지원 법 (Chips Act)의 수혜, 그리고 4% 후반 ~ 5% 대의 높은 배당 및 배당성장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으로 2년 이상 장기 투자를 하실 경우, 연 15%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텔의 최근 실적과 향후 실적전망
1. 최악의 2022년 2분기 실적
인텔은 최근 분기보고 (2022년 2분기)에서 매출 153억 달러 (전년 대비 17% 감소), 영업마진 44.8% (전년 대비 15.0ppt 감소), EPS 0.29달러 (전년대비 79% 감소)로 최악의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2021년은 코로나 이후 컴퓨터 및 반도체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와 전기차까지 수요가 폭등했던 기간이라, 2021년 대비로 실적이 감소하는 것은 어느 정도 시장에서도 예상한 부분입니다만, 낙폭이 과했던 것으로 평가합니다.
2. 2022년 3분기 실적전망도 암울
제가 '암울' 이란 표현을 썼습니다만, 최근 경기침체 및 반도체 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인텔이 아니어도 대부분의 반도체 회사들의 3분기 실적은 전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아무튼, 인텔은 3분기에도 전년 대비 감소하는 실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3. 2022년 2분기 실적을 사업부별로 뜯어보기
인텔의 사업은 크게 PC 사업부와 데이터센터 사업부, 네트워크 사업부 3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모빌아이와 같은 자율주행 등의 현재 성장 중인 신사업도 있습니다만, 아직 인텔의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유의미하지 않아서 제외했습니다.
1) PC사업부
인텔에선 이 사업을 Client Computing Group(CCG)라고 부르는데요. 쉽게 데스크탑과 노트북에 들어가는 CPU 사업입니다.
이 사업분야는 영업마진(Operating Margin)이 약 40%에 달하고, 인텔의 전체 매출 중 거의 50%를 차지하는 핵심사업입니다. 하지만, AMD와의 경쟁이 커지면서 미래성장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노트북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29% 감소했으며, 에너지 등 제조원가가 상승하면서 매출과 영업마진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인텔이 이렇게 미래성장이 낮은 PC부분 매출이 50%에 달하는 것은, 인텔의 성장성을 낮게 보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2) 데이터센터 사업부
인텔에서는 이 사업을 Datacenter and AI Group (DCAI)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인텔에서도 성장이 가장 큰 사업부이며, 약 40%에 달하는 영업마진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데이터센터의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원인은, 인텔의 데이터센터에 납품하는 칩 성능이 경쟁사 대비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현재 주력제품은 2021년 일부 업그레이드를 마지막으로 큰 성능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현재 준비중인 제품은 내년(2023년)에 본격적인 수익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 네트워크 사업부
이 분야 매출은 전년 대비 11% 상승한 23억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인텔의 사업분석에 큰 영향이 없어 이 정도로 간략히 마치겠습니다.
인텔이 반등할 수 있는 이유
최근 분기보고서를 보았을 때, 인텔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의심이 크실 텐데요. 아래와 같은 이유들로, 인텔이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할 이유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1. 여전히 절대적인 시장점유율
분기실적은 분기 별 신규 판매량 성과만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인텔이 CPU 시장을 얼마나 점유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보여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제품기준의 마켓 점유율은 아직 인텔이 압도적입니다.
2022년 3분기 모든 CPU 제품을 통틀어, 인텔의 시장점유율은 64.8%로 AMD를 능가합니다. AMD가 빠르게 추격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만, 2022년에는 다시 인텔이 점유율을 소폭 회복한 모습입니다.
데스크톱 시장에서는 2021년에 AMD가 인텔을 맹추격하면서 5:5의 시장점유율을 만들었습니다만, 2022년에 접어들면서 다시 인텔이 점유율을 앞서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AMD가 인텔의 시장점유율을 추월한 적이 있었으나, 인텔이 다시 따돌린 사례가 있어 단기적으로 점유율이 역전될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PC 시장 중에선 그나마 성장률이 높은 노트북 시장에서도 2021년에 AMD가 상당 부분 점유율을 추격했지만, 2022년 격차를 다시 벌이는 모습입니다.
가장 성장율이 높은 서버 CPU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은 96.9%로 절대적입니다. 서버 시장의 특성 상, CPU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안정성이 매우 중요한데요. 아직까지 인텔 제품의 안정성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점유율 차이가 커서, 인텔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좀 낮다고 생각합니다.
2. 바뀌고 있는 체질개선 (=기술투자)
2021년 2월에 인텔의 CEO가 팻 겔싱어로 교체됩니다. 팻 겔싱어는 인텔의 개발자 출신으로 486 프로세스 설계자였으며, 인텔 최연소 CTO를 맡기도 했습니다.
인텔이 2019년 이후 고전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기술력이었습니다. 인텔의 CPU는 아직 10nm가 주력 제품입니다만, AMD는 7nm를 넘어, 이미 5nm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nm(나노미터)란, 반도체에서 주로 쓰이는 단위로, 10억 분의 1미터를 말하는 단위입니다. 반도체가 더욱 미세화 될수록, 반도체의 성능은 올라갑니다.
인텔의 10nm제품이 AMD 7nm와 성능이 비슷하다고 주장합니다만, AMD가 계속해서 반도체 공정을 미세화하면서 개선하고 있는 사이에, 인텔은 아직 7nm제품을 만들지도 못했습니다.
겔싱어 CEO는 그동안 정체되어 있던 인텔의 기술투자를 다시 집중시켰습니다. 2021년부터 증가하고 있는 인텔의 R&D 비용증가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기술개발에 최소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이런 기술투자의 성과는 2023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3. 자체생산 능력 강화 -> 미국 반도체 지원 법의 수혜까지
AMD는 반도체를 설계만 하고, 실제 제품은 TSMC 등에 위탁하는 팹리스 회사입니다. 반면, 인텔은 제품을 설계함과 동시에,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파운드리 공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경기침체로 인해 반도체 부족 및 단가감소가 있습니다만, 갤싱어 CEO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반도체 부족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여, 파운드리 산업에도 직접 진출할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직접 설계한 제품 뿐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 요청하는 반도체까지 만들어 팔겠다는 거죠.
인텔은 2022년 9월 오하이오 주에 반도체 생산공장 구축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자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 강화를 위한 '반도체 지원 법(Chips Act)'까지 나오면서, 이렇게 파운드리 사업을 하려는 인텔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매력적인 배당
인텔의 장기적 상황이 아무리 좋다 해도, 향후 1~2년 간 실적이 그리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인텔을 저가에서 모아갈 수 있는 하나의 유인책은 배당금입니다.
인텔은 7년째 꾸준히 배당금을 늘여오고 있으며, 현재 29달러 가격 대비로는 약 5%라는 매력적인 배당을 지급합니다. 순이익 대비 지급하는 배당금의 비율인 Payout Ratio도 아직 36%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 배당금을 더 올릴 수 있는 공간도 충분한 상태입니다.
정리
인텔에 대해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인텔이 향후 1-2년 간 현재보다 더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요인들이 많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가격이 매우 저렴한 상태로 접어들어 배당매력이 증가했고, 여러가지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 충분한 장기 투자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AMD 주가상승이 더 높을 수 있고, 엔비디아와 같은 좋은 반도체 투자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텔도 위와 같은 성장 가능성이 있으므로 계속 주시하고 저점에서 조금씩 비중을 확보해 보는 게 어떨까 하는 의견 정도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기 내용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에 대한 책임은 모두 본인에게 있습니다. 모두 성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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