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으나 워런버핏은 최근 CNBC인터뷰에서 현재 200억 달러의 국채를 매입했으며, 추가 국채매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큰 이슈가 아니라는 의미의 인터뷰였는데요. 워런버핏은 국채 투자를 그다지 즐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국채 투자를 했다는 점도 그렇습니다만 3~6개월 단기 국채에 투자했단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리틀 버핏으로 알려진 빌 애크먼은 30년물 국채가격 하락(=국채수익률 상승)에 배팅하고 있어 워런버핏과 상반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만, 현재 10년 이상 장기국채 수익률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버핏과 같이 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방법을 알아 두면 좋을 것 같은데요.
아래에 1년 이하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2개의 ETF와 국내에도 유사 ETF가 있는지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세요.
국채 수익률과 국채 ETF 성과의 상관관계
연초 대비 현재 미국 국채 수익률 변화
그래프에서 파란색 선은 2022년 마지막 날의 미국 국채 수익률이며, 붉은색은 23년 8월 4일 기준 미국 국채 수익률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모든 구간의 미국 국채 수익률이 계속 상승했습니다. (수익률이 상승하면 국채 가격은 하락합니다.)
노란색 선은 잔존기간 20년 이상 미국국채에 투자하는 TLT ETF, 파란색 선은 잔존기간 7-10년 미국국채에 투자하는 IEF ETF, 그리고 하늘색 선은 0~3개월 미국국채에 투자하는 SGOV ETF, 그리고 주황색 선은 1년 미만 미국국채에 투자하는 SHV ETF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수익률이 상승하면 잔존기간이 긴 IEF(파란색)와 TLT(노란색) ETF는 채권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나빠집니다. 하지만 만기가 짧은 SGOV와 SHV ETF는 가격이 크게 하락하거나 변하지 않고,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기도 합니다.
단기국채 ETF 가격은 국채 수익률 변화에 대한 변동성이 매우 낮음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단기국채 ETF들도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가격은 하락합니다. 하지만, 단기국채 ETF 가격은 장기국채 ETF에 비해 금리변화에 크게 민감하지 않습니다. 아래 SHV ETF 과거 5년 그래프를 보시면, 금리인상기간에 가격이 하락했으나 전체 가격 변동성이 아주 적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기국채 ETF는 왜 투자하는걸까?
적은 변동성과 높은 수익률
위에서 설명드린 내용을 다 보셨다면, '이렇게까지 가격변동이 없는 ETF를 왜 투자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드셨을 텐데요. 결론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면서 상당히 높은 수익을 보장해 주기 때문입니다.
소개해드릴 SHV ETF와 SGOV ETF 2가지 모두 월배당 방식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며, 최근 12개월 기준 배당률이 3.5%를 넘습니다. 최근 채권수익률이 상승하면서 가장 최근 지급된 월 배당 기준으론 연 5% 이상의 배당률을 기대할 수 있는데요.
위 그림은 SGOV ETF정보인데요. '30일 SEC수익률'이 5.31%로 5%를 넘었습니다. SHV ETF도 5%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30일 SEC수익률'은 채권형 펀드를 보다 공정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SEC)에서 개발한 표준화된 계산법입니다. 이 수익률은 평균 투자자가 최근 30일 동안 펀드 비용을 공제하고 얻은 이자(배당금)를 반영한 수익률입니다.
단순히 배당률이 높다는 점 외에 ETF 가격변동이 크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단기국채 ETF는 5년 동안 가격이 0.5%로 변하지 않은 정도로 가격변동이 적습니다. 때문에 5%대의 배당률을 마치 은행이자와 같이 안정적인 수익으로 평가할 수 있어, 안정적이면서도 5%대의 상당히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배당 지급에 따른 가격변동 특징
SHV나 SGOV ETF 둘 다 월배당을 지급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배당금을 지급하는 시점에 운용자산 가치가 낮아지면서 위와 같은 그래프가 형성됩니다. 자세히 보시면 월 1회 주기로 그래프가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변동 폭이 적고, 매우 주기적으로 움직이므로 매수 및 매도시점을 비교적 쉽게 캐치할 수 있습니다.
SHV와 SGOV ETF 소개
SHV ETF
SHV ETF의 정식 명칭은 'iShares Short Treasury Bond ETF'입니다. 블랙록에서 운용하는 상품으로 만기가 1년 미만인 미국 국채에 투자하며 수수료는 0.15%입니다.
최근 1년 기준 배당금과 ETF가격변화를 합친 Total Return은 3.41%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30일 SEC수익률'은 현재 5.06%로, 현재 시점에서 ETF에 투자하면 약 연 5%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배당금은 매월 지급됩니다.
SGOV ETF
SGOV ETF의 정식 명칭은 '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입니다. 역시 블랙록에서 운용하는 상품으로 만기가 3개월 이하 미국 국채에 투자하며 수수료는 0.07%로 SHV ETF보다 낮습니다.
최근 1년기준 배당금과 ETF가격변화를 합친 Total Return은 3.80%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30일 SEC수익률'은 현재 5.31%로 2가지 모두 SHV ETF보다 조금씩 높습니다. 미국 국채도 장단기 수익률이 역전되어 있어서, 만기가 짧은 국채에 투자할수록 ETF수익률이 높았던 것 같습니다.
국내 ETF 중에 미국 단기국채 투자상품은 없을까?
개인적인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없다'인데요. 착각하게 만든 상품이 있었습니다.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란 상품인데요. 미래에셋증권에서 운용하는 상품으로 듀레이션이 0.58년인 미국채권에 투자하면서 YTM수익률이 5.40%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수수료는 0.30%로 위에서 소개드린 2개 ETF보다 높습니다.
이 상품은 'KIS U.S. Treasury Bond 0-1Y Index를 추종하는데요. Index의 정의는 미국국채 중 잔존만기 1년 이하의 USD채권으로 구성된 지수라고 되어 있어서 처음엔 SHV ETF와 비슷한 상품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운용보고서를 보니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상위 10개 투자종목이 모두 한국채권이며 합계비중은 대략 55% 정도가 되어 보입니다. 나머지 45%는 미국채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이 ETF는 미국 단기국채에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한국채권에 50% 이상을 투자하면서 미국 단기국채와 비슷한 성과를 내도록 운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 ETF는 SHV나 SGOV ETF와 달리 가격변동성이 주된 성과이고, 배당금도 월배당이 아닌 연배당을 지급합니다. 23년 6월 30일 기준 누적성과 그래프를 가져왔는데요. 주가변화가 25%까지 나오고 있어서 구조적으론 SHV나 SGOV ETF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의견)
또 다른 생각해 볼 질문들
워런버핏은 왜 지금 미국채권에 투자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2가지가 있습니다.
1) 주식 수익률이 나빠질 듯
버핏이 5%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확신한 투자처가 있었다면, 당연히 미국국채에 투자하지 않았을 겁니다. 최근 버핏의 알려진 투자내역을 살펴보면 현금비중을 늘리면서 에너지 주식과 일본 상사기업들 주식에 주로 투자했고, 자사주 매입에도 많은 현금을 썼습니다.
지금 시점에 5%대 수익률의 3~6개월 이하 미국국채에 투자했다는 건, 현재 국채 수익률이 인플레이션이나 다른 투자처와 비교했을 때 매력적이란 얘기인데요. 전 개인적으로 버핏이 조만간 주식 기대수익률이 떨어질 거라 판단했다고 생각합니다.
2) 금리인상/인하를 예측하지 말 것
이것도 매우 개인적인 추측입니다만, 최근 저와 같은 개미 투자자들은 금리인상이 정점을 찍었고 향후 금리인하가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미국 장기국채 투자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미국 장기국채 투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버핏은 금리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현재 시점에도 매력적인 미국 단기국채에 투자를 선택했습니다. 시장참여자들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났다는 데 가장 많이 베팅하고 있습니다만, 연준은 아직 금리인상을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 두고 있는데요.
연준이 어떻게 움직 일지를 예측하지 않고 버핏처럼 확실한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가 바른 판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환율변동도 고려해야 함
단순 5%대의 수익률만 보면 저는 바로 미국 단기국채 ETF에 투자를 결정할 것 같은데요. 우리가 미국 ETF에 투자할 땐 '달러환율'이라는 녀석을 꼭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이번처럼 투자기간이 길지 않을 것 같은 때엔 더욱 그렇습니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도 있었지만, 국내주식에 들어왔던 해외투자자금이 크게 빠지기 시작했으며 무역수지는 최근 1년 동안 계속 좋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한미금리 차이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했을 때 올해는 1,300원 이상의 강달러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갑자기 달러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하반기에 달러환율이 크게 하락한다면 5% 투자수익보다 환차익으로 발생하는 손해가 더 클 수도 있다는 점을 투자할 때 곡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무리
역시 투자는 쉽지 않다
안정적으로 5%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난번 글에서도 적었지만 정확히는 5% 이상 수익기회도 많지만, 투자손실이 발생할 기회(?)도 아주 많다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미 보유하고 있던 달러가 좀 있어서, 짧은 기간이라도 미국 단기국채 ETF 중 하나에 투자를 해 두고 환율변화를 보면서 매도시점을 잡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이 들어있으므로 투자판단은 각자 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워런버핏이 왜 지금 시점에 국채에 투자했는지에 대해서는 글을 보시는 분들도 한 번씩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신다면 가르침의 댓글도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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