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자기자본이익률)과 ROA(자산이익률 혹은 총자산이익률)은 둘 다 회사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입니다. 특히 ROE는 워런 버핏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해당 지표를 통해 기업이 어떻게 보유한 자원(자본 또는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수익을 창출하는지 직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투자를 소문이나 지인추천에만 의존하지 않고, 최소한의 기업가치를 살펴보고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습관은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지표 몇 개로 기업가치분석을 제대로 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런 것들을 하나라도 제대로 짚어보는 것과 그러지 않는 것은 결과적으로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으며 소중한 내 돈을 지킬 수 있는 방법임을 명심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ROE와 ROA란 각각 무엇인가?
ROE (Return on Equity) :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기업주주들의 투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얼마만큼의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ROE(Return on Equity) = (당기순이익 / 자기자본) * 100%
분자에 사용되는 당기순이익은 특정 기간동안의 순이익이며, 회사의 총 이익에서 모든 비용, 세금 및 비용을 공제한 후의 총 이익을 나타내는 주요 재무 지표입니다. 영어로 Net Income이라 표시되는 항목으로 재무재표 중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데요.
분모에 사용되는 자기자본(혹은 주주자본)이란 단어가 조금 헷갈리고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기자본은 총 자산에서 총 부채를 뺀 값으로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항목들이 포함됩니다.
- 납입 자본금
- 이익 잉여금
- 회사가 매입한 자사주 주식 (있는 경우)
자기자본을 주주자본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는 이것이 주주들에게 귀속되는 자본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회사의 첫 자본금은 다양한 형태의 주식으로 환산되며, 회사가 매입한 자사주도 결국 회사주식으로 환산되는 자본입니다. 이 2가지는 명확히 주주들에게 귀속되는 자본이라 이해하기 쉬우실텐데요.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만든 수익 중 재투자나 배당, 자사주 매입 등을 하지 않고 남긴 이익 잉여금은 다시 자본금에 포함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직접적으로 주식으로 환산되지 않습니다만, 자본금에 포함된 이익 잉여금은 추후 기업 내 다양한 투자나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사용되므로 결과적으론 주식가치에 반영됩니다.
결과적으로 분모에 사용되는 자기자본(=주주자본)은 주주에게 귀속되는 자본이라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이런 맥락에서 자기자본에는 기업의 부채가 포함되지 않는데, 기업의 부채는 주주들이 갚아야 할 의무가 없는 자산이기 때문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아주 정확한 해석은 아닙니다만, 개념을 이해하시는데 부족함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분자에도 똑같은 기준으로 주주들에게 귀속되는 가치인 순이익(혹은 당기순이익)이 사용됩니다. 순이익은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 혹은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투자활동에 사용되므로 모두 주주가치에 귀속되는 항목이라는 점을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ROE를 읽는 방법
ROE는 기본적으로 아래 3가지 방법으로 지표를 해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최근 ROE 수치 자체
- 과거 5~10년동안 동일 기업의 ROE 변화추이
- 해당 기업이 속해있는 산업평균 및 주식시장 평균 ROE와의 비교
우선 ROE수치 자체는 높을수록 자본금을 이용해서 많은 이익을 내는 것이라 수치가 높은 게 좋은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시면 ROE가 너무 높은 것도 좋지 않은데요. ROE가 높다는 것은 자기자본(=주주자본)이 작고 순이익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인데요.
높은 ROE가 계속 유지된다는 것은 순이익이 기술/설비투자 형태로 자본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계속 환원되고 있다는 것인데 과연 기업이 어떤 형태로든 투자없이 높은 순이익을 계속 내는 것이 가능할까요? 이건 최근 인텔이나 삼성전자처럼 기술투자를 소홀히 해서 잠깐 높은 이익을 내다가 위기를 맞는 기업들을 보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기업이 있는데 그게 바로 애플입니다. 애플의 ROE그래프를 아래에 표시했습니다.
애플은 2021년 1분기부터 ROE가 100%를 넘었고, 가장 최근 분기 ROE는 147.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주자본이 100원이면 순이익이 147원 생긴다는 것인데, 정말 무시무시한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만든 순이익은 다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형태의 주주환원으로 자본금에 포함되지 않으니 현재 애플 제품의 수익률과 운영 효율성은 정말 놀라운 수준입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위에서 말씀드린 기존 5~10년 ROE 변화추이와 산업평균과의 비교가 중요한 이유도 알 수 있는데요. 높은 ROE를 한번 만드는 것과 이것을 5~10년동안 유지하는 것은 완전히 격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일시적으로 수익금이 높아질 순 있지만, 높은 수익률을 몇 년동안 유지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속한 기술 섹터의 평균 ROE는 2024년 10월 기준 약 7~8%입니다. 이렇게 산업평균과 비교해 보면 애플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ROE를 만들고 있는지 알 수 있는데요. 미국의 산업평균 ROE를 볼 수 있는 사이트가 많이 없는데, 아래에서 가장 최근 수치를 확인할 수 있으니 필요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워런버핏은 투자결정에서 ROE를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워런버핏이 기본적으로 저평가된 우량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가치투자방식인데, ROE는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볼 수 있는 지표라 투자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책이나 자료에는 워런버핏은 20%이상의 ROE를 가진 기업을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이렇게 단편적인 수치기준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보다는 최근 ROE가 상승하는 추세인지, 그리고 산업평균보다 높은지, 향후 ROE가 더 개선될 여지나 이벤트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ROA (Return on Asset) : 총자산이익률
ROE를 이해하셨다면 ROA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ROA(Return on Asset)은 회사의 총 자산 대비 수익성을 측정하는 재무 비율로, ROE와 다른 점은 자기자본 뿐 아니라 회사의 부채를 포함한 총 자산으로 순이익을 나눈 값이라는 점입니다.
ROA(Return on Asset) = (순이익 / 총 자산) * 100%
여기서 사용하는 총 자산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자본 뿐 아니라 부채를 포함한 개념인데요. 여기서 사용되는 총 자산은 기본적으로 순이익이 발생한 기간의 평균값을 사용해야 합니다. 순이익은 특정 시점이 아니라 일정 기간동안 발생하지만, 총 자산은 대차대조표에서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확인되므로, 순이익이 발생한 기간 내의 평균값을 사용해야 좀 더 정확한 값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ROA도 ROE처럼 값이 클수록 기업이 효율적으로 자산을 사용하고 있고, 특정 시점보단 과거 5~10년 정도의 ROA변화추이와 산업평균과 비교해서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ROA를 보는 방법은 ROE와 유사하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ROE와 ROA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
그러면 왜 ROE도 있는데 ROA를 함께 봐야 할까요? ROE를 잘 이해하셨다면 ROA를 봐야 하는 이유를 쉽게 예상하실 수 있는데요. 관련 이유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과도한 레버리지(부채) 사용여부 확인: 기업이 과도하게 많은 차입금이나 부채를 늘여서 ROE를 높일 수 있습니다. ROE가 높고 상대적으로 ROA가 낮으면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해서 순이익을 높인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 산업 비교에는 ROA가 더 유리: ROE는 부채를 고려하지 않으므로 산업 특성을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부채를 포함하는 ROA값을 알면 산업 간 비교가 더 용이하며, ROE는 상대적으로 기업 간 비교에 좀 더 유리합니다.
- 통찰력을 보완: ROE는 주주관점 수익성에만 초점을 맞추지만, ROA는 모든 자산에 대한 운용 효율성에 초점을 둡니다. 때문에 두 지표를 상호보완적인 의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ROA를 통해 좀 더 명확한 운용효율성을 체크: 구조적으로 많은 레버리지를 사용해야 하는 산업(ex: 통신, 유틸리티 등)에서는 ROE만으로 회사의 운용 효율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경우 ROA가 좀 더 명확한 회사의 운용 효율성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ROE와 ROA 분석 사례
사례1: 맥쿼리인프라
맥쿼리인프라는 국내 대표적인 인프라 리츠기업입니다. 이 기업을 분석사례로 삼은 이유는 1)비즈니스 자체가 투자업이라 ROE와 ROA가 투자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지표로 사용될 수 있으며 2)리츠기업 특성 상, 순이익의 90%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해야 하므로 대략 어느 정도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맥쿼리인프라의 2022~2024년 ROE, ROA데이터는 아래와 같습니다.
ROE(%) | ROA(%) | |
2022년 | 12.4% | 10.7% |
2023년 | 13.1% | 10.9% |
2024년 (예상치) | 13.6% | 11.2% |
ROE와 ROA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것은 맥쿼리인프라가 과도한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하며, ROE와 ROA 모두 10% 이상이며 지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회사 운영 효율성이 점점 개선되고 있음을 말합니다.
이 지표만으로 맥쿼리인프라의 미래까지 예측하긴 어렵습니다만, ROE와 ROA 모두 10% 이상이란 점에서 5%후반대의 배당수익률은 유지 및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고, 최근 유상증자 참여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맥쿼리인프라에 대한 자세한 분석내용은 아래 별도 포스트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례2: JPMorgan Chase & Co.(JPM)
미국에서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JPMorgan Chase & Co.(JPM)의 2022 회계연도의 재무제표를 살펴보겠습니다.
- 순수익: 376억 8천만 달러
- 총 자산: 3조 6,700억 달러
- 주주자본: 2,922억 달러
JP모건의 ROE = 순이익/주주자본 = 376.8억 달러 / 2,922억 달러 = 12.89%이며, ROA = 순이익/총 자산 = 376.8억 달러 / 36,700억 달러 = 1.03%로 계산됩니다. 이렇게 JP모건은 ROA보다 ROE가 매우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차이는 은행업의 특수한 구조로 인해 발생합니다. 은행은 자금 조달을 위해 많은 부채(고객 예금과 차용 자금)를 사용하느데 이 부채는 ROE에 영향을 주지 않고 ROA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은행업은 구조적으로 자기 자본에 비해 막대한 자산을 가지고 있어서 ROA가 낮은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은행업의 특성을 모르고 높은 ROE만 확인한 채 투자를 결정하면 자칫 원하지 않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통신업이나 유틸리티 업종도 비슷한 상황들이 있는데, ROE와 ROA를 모두 살펴보고 산업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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