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는 "연준과 맞서지 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리스크가 큰 투자상품이라, 시중에 돈이 많고(유동성이 높다는 유식한 말도 많이 합니다),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익률이 낮아질 때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면서 지수를 올립니다. 이 2가지를 움직이는 주인공이 연준의 기준금리입니다.
기준금리가 낮아져야 대출금리가 떨어지면서 시중에 유동성이 생기고, 기준금리가 낮아져야 단기 국채 수익률도 떨어지면서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립니다. 최근 연준이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한 건 이제 모든 사람들이 아는 정보가 되었는데요. 그럼 연준은 언제쯤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까요?
정확한 시점을 알 순 없습니다만, 여러 가지 지표로 금리인하 가능성을 유추해 볼 수 있는데요. 관련된 지표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현재 어떤 상황인지 정리했습니다. 투자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목차
노동시장 보고서
연준이 작년부터 쉬지 않고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강력한 노동시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낮은 실업률과 많은 일자리를 연준이 금리인상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데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약한 경기침체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너무 많고 실업률이 낮으면 임금으로 시중에 돈이 많아지게 되니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때문에, 실업률이 조금 상승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오히려 연준이 더 기준금리를 높여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게 하는 데이터가 되므로 주식시장에는 악재가 됩니다. 데이터를 보실 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실업률
Investing.com에서는 미국 노동부에서 발표하는 실업률을 그래프 화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텍스트에 링크를 걸어 두었으므로 필요하신 분들은 링크를 통해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금리인상이 시작된 2022년도에도 4%미만의 낮은 실업률이 지속되었습니다. 23년 2월 실업률이 시장 예상치보다 조금 높은 3.6%였는데요. 3월 달 실업률이 4월 7일에 발표됩니다.
▣ 구인 및 이직 보고서
마찬가지로 Investing.com에서 제공하는 미국에서 고용 가능한 일자리 수를 알려주는 그래프입니다. 링크를 통해 원본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용 가능한 일자리 수는 변동이 있었습니다만 2021년 9월 이후 1,000만 개를 계속 유지했는데요. 23년 2월 일자리수가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1,000만 개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노동시장을 둔화시키는 노력이 통하고 있고, 앞으로 기준금리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아졌다고 해석하여 주식은 발표 당일에 하락했습니다.
▣ 보고서는 아니지만 이런 데이터도
그동안 일자리가 줄어드는 곳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타격을 많이 받았던 기술주와 테크주 중심이었습니다.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테크업체에서 고용을 줄인다는 기사들을 많이 접하셨을 텐데요.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려면, 기술과 테크영역 외에서도 일자리가 감소해야 하는데, 최근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맥도날드가 미국에서 정리 해고를 시작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중요한 맥락은 맥도널드에서의 정리 해고 자체가 아니라, 기술기업에서 시작된 정리 해고가 소매와 제조업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이런 현상이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는 근거가 아니라 올릴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물가지수 보고서
연준이 가장 많이 중요하게 참고하는 데이터로 CPI (소비자 물가지수)와 PPI (생산자 물가지수) 2가지가 있습니다. 이 2가지 데이터는 직접적으로 인플레이션 여부를 체크하는 지표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현재 시점에서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려면, CPI와 PPI는 계속 하락하고, 실업률은 높아져야 합니다. 3월 CPI와 PPI는 4월 2주차에 발표될 예정이며, 해당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온다면, 주식이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 CPI (소비자 물가지수)
마찬가지로 Investing.com에서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 데이터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3년 1월을 제외하고 CPI지수는 시장 기대치를 부합하거나, 좀 더 낮은 수준으로 감소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만약 다음 주에 CPI지수가 상승한다면 연준은 강한 금리인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으며, CPI지수가 기대 이상으로 하락한다면 금리인상을 멈추거나 금리인하를 고민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최근의 유가상승 소식이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실질적인 유가상승은 5월부터 시작될 것이므로 다음 주에 발표될 CPI지수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 유가와 관련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 Core CPI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
CPI지수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Core CPI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가 있습니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들의 가격변화를 평균하여 측정하는데요. 이 중에서 가격변화가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변동을 측정하는 것이 Core CPI 지수입니다.
CPI지수가 유가와 같이 변동폭이 큰 상품가격을 반영한다면, 인건비가 포함되는 서비스 상품 위주의 Core CPI지수는 상대적으로 적게 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최근 Core CPI지수 하락폭이 점점 적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CPI지수가 하락하더라도 Core CPI지수가 상승 또는 보합세가 된다면 금리인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PPI (생산자 물가지수)
CPI지수가 소비자 관점의 최종 물가를 반영하는 지표라면, PPI지수는 도매 수준의 물가 측정지표입니다. Investing.com에서도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이 지표는 CPI지수를 선행하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보시는 것처럼 PPI지수는 CPI지수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생산자 물가지수의 빠른 하락을 통해 소비자 물가도 향후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해석합니다. 다음 주에 있을 3월 PPI지수 발표가 매우 중요한데요. 현재 시장의 기대치인 3.1%를 달성할 수 있을지 체크가 필요합니다.
▣ 그 외에
이 지표는 딱히 어디서 정리된 형태로 볼 순 없습니다만, 미국 노동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여드리는 그래프는 전체 산업 고용률과 자동차 산업의 고용률을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경기를 선행하는 대표적인 업종입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대부분 대출을 끼고 구입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현재의 구매능력보다 내 직업과 돈벌이가 안정되면 대출과 함께 구매가 일어나므로, 다른 업종보다 금리에 더 민감하고 경기를 선행합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과거 1년동안 전체 업종보다 3배 정도 더 높은 비율로 자동차 업종에서 고용이 일어났는데, 최근에는 그 고용률 증가율이 무뎌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 고용이 감소한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대출금리가 부담스러워지고 고용이 안정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참고할 수 있습니다.
연준과 은행의 지표들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으로 인해 은행권의 부실위험이 커지면서 연준은 3월 달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동결시켰습니다. 이번 은행 사태는 은행이 얼마나 쉽게 자본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따라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관련 지표들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금리인상 여부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FRA minus OIS Spread
FRA는 은행 간에 돈을 빌리는 3개월 LIBOR금리를 말하며, OIS는 쉽게 미국의 기준금리를 말합니다. LIBOR금리는 대형 글로벌 은행들이 제시하는 이자율의 집합인데, 그냥 무시하시고 은행 간에 돈을 빌리는 3개월 금리라 이해하셔도 될 듯합니다.
두 개 금리 간의 격차가 커질수록 은행이 자본을 확보하는데 어렵고, 반대는 쉬워진다고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도에 스프레드가 엄청나게 튀었던 것을 보실 수 있고,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시점에 스프레드가 다시 한번 튀었다가 최근 조금씩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지표가 튀게 되면, 연준이 돈을 풀거나 금리를 낮춰서 은행들이 자본을 확보하기 용이하도록 조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전에 이미 큰일이 나겠지만요)
▣ 연준의 대차대조표
연준이 실제로 돈을 풀고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입니다. Fred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1년동안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고 국채매입을 중단하며 보유한 자산을 줄여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래프를 최근 1년 치만 볼 수 있도록 조정했는데, 조금씩 보유자산이 줄어듬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파산 시점에 일반예금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돈을 왕창 풀었습니다.
어느 정도 돈을 풀었는지 감을 잡기 어려우시겠지만, 3월 8일 저점대비 3월 22일에 자산이 약 4천억 달러가 증가했으며 2022년 10월 수준으로 자산을 되돌렸습니다. 다행히 이후로는 다시 자산을 축소하고 있습니다만, 이 지표가 다시 상승하게 되면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올 것이라 생각하셔도 될 듯합니다.
다만, 연준이 돈을 푸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으므로 이 지표가 금리인하와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이 점은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직접적인 지표 (CME의 FedWatch)
미국 기준금리 인상여부를 가장 높은 확률로 예측하는 방법은 CME그룹의 FedWatch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CME FedWatch는 연준이 설정한 기준금리 변동가능성을 추적하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도구입니다. 연준의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측정하기 위해, 기준금리에 대한 선물계약 데이터를 이용해서 향후 변동성을 예측합니다.
선물쟁이들은 가장 민감하게 경지지표 변화를 분석 및 예측하므로, 이 데이터가 시장에서 기준금리 변화를 가장 정확히 예측하는 지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데이터는 수시로 바뀌며, 어제까지만 해도 5월 3일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가장 높았습니다만, 오늘은 0.25%p 상승이 가장 높은 확률로 변했군요.
마무리
어제 작성한 글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현재 주식시장은 너무 많은 리스크들로 인해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리스크가 큰 만큼 제대로 배팅하면 큰 수익을 얻습니다만, 반대의 경우는 큰 손실로 이어집니다.
주식시장 진입 타이밍을 잘 잡는 방법 중 하나는 연준이 돈을 풀기 시작하는 시점을 포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기준금리 인하이든 다른 방식의 현금 살포든 관련 지표들을 잘 모니터링하는 것이 주식으로 수익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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