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시작된 연말 산타랠리와 더불어, 몇 년 동안 침체기를 지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도 2024년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관련 기업주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 많은 분들이 일반 혹은 개인/퇴직연금 계좌에서 반도체 ETF 투자를 시작해도 될지에 대해 궁금하실 텐데요. 국내 반도체 ETF도 이제 종류가 많아졌지만, 대표적인 상품인 'KODEX 반도체 ETF'를 기준으로 투자전망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Tiger 반도체 ETF도 편입종목 및 투자성과가 비슷하므로 큰 차이가 없을 듯합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KODEX 반도체 ETF 2023년 실적체크
반도체 ETF성과는 KOSPI를 크게 추월
2023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주요 플레이어들의 엄청난 재고증가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3분기까지 메모리 산업부문에서 영업손실이 발생한 기업이 많습니다만, 전체적으로는 손실 폭을 줄여가는 과정에 호응하면서 반도체 ETF주가는 크게 상승했습니다.
12월 연말랠리를 제외하더라도 KODEX 반도체 ETF와 TIger 반도체 ETF는 연초 대비 약 60%가 상승했으며, 코스피 15% 대비로 약 3배 이상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위 이미지는 KODEX 반도체 ETF에 편입된 Top5 종목의 최근 1년 주가변화인데요. 엔비디아의 주가가 급등했던 23년 6월 HBM 장비 수혜주로 떠올랐던 한미반도체 주가가 가장 크게 상승했으며, HBM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의 SK하이닉스 주가도 약 90% 상승하면서 좋은 흐름을 보였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보면, 최근 1년 동안 KODEX 반도체 ETF주가가 약 45%로 상승폭이 매우 컸으므로 지금 투자를 시작하기 좀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궁금한 건 '정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반도체 실적이 더 개선될 여지가 있는지'에 대한 부분인데요.
반도체 경기가 정말 완전 회복세인 걸까?
결론적으론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수요가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 기존의 많은 재고를 해결하지 못했고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다르게 표현하면 현재 시점이 메모리 반도체 경기 회복 초입 사이클이라 해석할 수도 있는데요. 관련 근거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아직 반도체 재고가 많지만, 재고증가가 줄어드는 추세
2023년 반도체 기업 주가하락은 전반적인 수요감소도 있지만, 2022년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도체 재고를 해결하지 못한 이유도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리고 미국기업인 마이크론(MU) 3개 업체만 확인해도 시장의 80% 이상을 체크할 수 있는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군데만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부문인 DS부문의 재고자산은 2023년 9월 기준 약 33조 원으로 2021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상태입니다.
SK하이닉스 재고자산도 현재 14.9조 원으로 2021년 대비로 약 5조 원이나 증가했는데요. 전년 대비론 재고자산 규모가 작지만 줄어드는 추세가 시작되었습니다.
2) ASP(평균판매가격) 상승
2023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은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하락추세입니다만,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예상보다 강한 영업이익 때문이었는데요. 이건 메모리 반도체 판매가격이 3분기부터 상승추세로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현대차증권에서 발간한 삼성전자의 DRAM과 NAND 메모리 ASP와 영업이익 변화추세 및 예측치인데요. 2023년 3분기부터 ASP가 전년 동기 대비 상승추세로 돌아섰고, 2024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승추세로 진입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진 재고가 많아서 생산량 조절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3) 리노공업 실적
작년 9월에 '국내외 반도체 ETF 4종 분석'에 대한 글을 썼었는데요. 개인적으론 반도체 ETF보다 '리노공업'이란 기업에 좀 더 주목했었습니다. 이 기업은 반도체 Prive Pin시장 점유율 70%를 가진 '리노 핀'이란 제품을 생산합니다.
개인적으론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이 증가한다면 리노공업의 총매출은 반드시 증가할 거라 생각했는데, 리노공업의 23년 3분기 실적은 총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OPM)이 거의 감소하지 않았다는 시장평가로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실적예측치를 보면 전년동기 대비로는 감소폭이 아직 크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감소 폭을 확실히 줄이는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론 4분기부터 리노공업의 총매출이 성장추세로 바로 전환하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내년 1분기부터는 좀 더 높은 확률로 성장전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KODEX 반도체 ETF 세부정보 살펴보기
국내 반도체 핵심 관련주 투자
KODEX 반도체 ETF는 2006년 6월에 상장되어 현재 순자산은 약 6,670억 원에 달하는 국내 대표 반도체 ETF입니다. 국내 반도체 ETF 중에서는 순자산 규모가 1-2위를 하고 있는데요. 국내 반도체 ETF는 편입종목과 수수료가 비슷해서 비슷한 다른 ETF를 보셔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이 ETF는 KRX 반도체 지수를 벤치마킹해서 운용하는데요. KRX 반도체 지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을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구성하는 지수이며, KODEX 반도체 ETF는 1년에 한 번 KRX 반도체 지수를 기반으로 종목 리밸런싱을 합니다.
KODEX 반도체 ETF에서 편입한 상위 10개 종목과 각 종목별 비중입니다. 작년 대비로는 SK하이닉스 비중이 삼성전자보다 커졌고, DB하이텍과 같은 종목비중이 많이 감소한 것이 눈에 띄는 변화인 것 같습니다. SK하이닉스는 ㅚ근 HBM 대표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삼성전자보다 주가가 더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장기투자하기 곤란한 수수료
개인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임이 분명하고, 우리나라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향후 10년 정도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및 반도체 장비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에서 반도체 ETF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 생각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몇 가지 단점 중에서 반도체 ETF들의 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점이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 ETF들은 대부분 연 수수료가 0.45~0.46%로 책정되어 있는데요. 연 1회 정도의 종목 리밸런싱과 종목 편입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봤을 땐 수수료가 다소 높다는 생각입니다.
더구나 10년 이상 장기투자를 생각할 때 연 0.45%의 수수료는 절대로 적지 않은 사이즈인데요. 연금계좌에선 개별 주식종목에 투자할 수 없으니 국내 반도체 업황에 투자하기 위해선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분배금(배당금) 정보인데요. 이 ETF는 연 1회 분배금을 지급하는데 2022년 분배금이 21년 대비 2.8배나 올랐다가 다시 23년에는 급감하면서 분배금 규모편차가 심한 편입니다.
개인적으론 반도체 사이클과 메모리 반도체 판매 및 가격현황을 봤을 때, 지금 시점에도 반도체 ETF는 투자할만한 상황이라 생각입니다. 다만, 연말부터 단기 랠리로 가격이 많이 상승했으므로 조금 조정을 받을 때 진입하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요.
중장기적으로 투자를 계속하기에 수수료가 다소 부담스럽습니다만, 연금 계좌로 투자를 하실 거라면 특별한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투자결과는 개인의 몫이므로 항상 신중하게 투자하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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