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 재무성 차관이 엔화가 2023년엔 달러 대비 170엔선까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엔화 환율은 1달러 당 145~150엔 수준이며, 원화 대비로는 100엔 당 960~970원 수준인데요. 엔화 환율이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으며, 어떤 이벤트를 체크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일본, 한달 사이 2번 환율에 직접 개입
일본은 9월 22일, 24년 만에 엔화 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외환 시장에 직접 개입했습니다. 일본은행은 보유하던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으며, 3조 6,000억엔(약 34.8조 원)을 계획했습니다만, 실제론 2조 8,000억 엔(27.6조 원)을 지출했습니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한달만에 다시 터졌습니다. 직접 외환시장 개입으로 달러 당 엔화 환율 144~145엔 선을 방어했습니다만, 한 달 만에 심리적 방어선인 달러 당 150엔을 넘어버렸죠. 달러 당 150엔을 돌파한 것은 32년 만에 엔화 환율의 최저치라고 합니다.
일본은행은 10월 21일 두번째로 외환시장에 개입했습니다. 2번째 개입규모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일본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개입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저금리 정책 계속 유지 중
1. 2023년 일본 중앙은행 총대 임기만료
문제는 일본의 저금리 정책입니다. 현재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구로다 하루히코라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10년째 일본 중앙은행 총재를 지내고 있으며, 일본의 대표적인 저금리 정책인 '아베노믹스'정책 계승자 및 지지자이기도 합니다.
일본은 대표적인 저금리 정책의 나라입니다. 계속되는 디플레이션을 막고, 2%대의 인플레이션을 만드는 것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정책으로 하고 있으며, 저금리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부양정책을 계속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기 집권하던 일본 중앙은행 총재 임기가 2023년 4월로 만료됩니다. 해외에서는 현재와 같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면 일본은행 고위관계자가 교체되는 2023년 4월 이후에는 한두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2023년 내에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라, 현재 환경에선 일본도 금리를 올려야 환율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2. 생각보다 높은 부채수준
일본이 기준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하는 것은, 현재 일본 국가부채 비율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GDP 대비 정부 부채의 규모는 2020년 기준 266%로, 1천조 엔 (약 9,700조 원)을 넘었습니다. 물론 절대 부채 규모는 미국이 가장 크지만, GDP 대비 부채 규모는 선진국 중 일본이 가장 높습니다. (우리나라는 GDP 대비 50%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2020년 부채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은 2020년 하계 올림픽 영향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런 일본 정부 부채의 약 43.3%는 일본 은행이 국채 형태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1~2% 올리면 정부의 연간 원리금 부담액이 3조 7천억~7조 5천억 엔 늘어나는 구조라고 합니다. 금리인상이 재정부담으로 연결되는 구조라, 일본이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한다는 배경도 있습니다.
3. 실질적인 일본 기준금리인상은 2023년 하반기로 예상
위와 같은 배경으로,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일본은행이 2023년 하반기까지는 현재의 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일본은행의 달러 외환보유액은 1조 3,000억 달러(약 1,840조 원)로, 중국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9월에 사용된 달러 외화는 준비금의 약 15%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이 가지고 있는 달러 보유량이 정말 어마어마하군요;
일본 재무성에서는 현재 일본의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이 일본의 저금리 정책 및 통화정책 완화와 모순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급격히 가치 하락할 때, 일본은행이 임시적으로 직접적인 개입을 하면서 엔화를 관리하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며, 현재 일본 경제정책과 반하지 않다는 입장이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정리
현재 원화 대비 엔화 환율은 960~970원 대입니다. (아래는 1엔 대비 원화 환율을 보여주는 그래프라, 우리에게 익숙한 100엔 대비로 이해하시려면 숫자에 100을 곱하면 됩니다) 위 내용을 종합해보면, 최소 2023년 상반기까진 엔화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해도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언론에서 2023년에 엔화가 더 싸질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도 위와 같은 이유입니다.
실제로 엔화 환율이 2023년에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위와 같은 배경으로 현재보다 당분간 엔화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 블로그에 과거 2번의 엔화 환율에 대한 글을 작성했습니다. 비슷한 맥락과 내용들이 있습니다만, 엔화환율에 대한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같이 읽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기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과 분석을 담고 있습니다. 모든 내용은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참고로 활용해 주시고, 예측은 언제나 빗나갈 수 있다는 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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