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화가 달러와 유로 대비로는 강세를 보이는 반면, 원화 대비론 약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걸 원화 측면으로 보면 달러와 엔화 양쪽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여러가지 분석 중에는 원엔 동조현상 때문에 엔화가 강세일 때 원화도 같이 강세라는 분석이 있는데요.
최근 엔화강세가 좀 더 강해질 것 같은 이유와, 원화 대비 엔화환율도 곧 상승할 것 같은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분석과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며, 투자에 참고만 해 주시길 바립니다.
목차
10월 말부터 엔화강세, 하지만 원화 대비 약세
▣ 22년 10월 말부터 엔화강세 시작
2022년 내내 약세를 보이던 엔화가 작년 10월 말부터 달러와 유로화 대비 강세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 엔화 대비 달러(파란색 선)는 10월말 저점 대비 현재 약 15% 상승했으며
- 엔화 대비 유로화(하늘색 선)는 10월말 저점 대비 현재 약 3% 정도 상승했습니다.
엔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것은, 같은 기간 달러화 자체가 약세로 돌아선 것도 있습니다만, 최근 장기 국채 수익률을 컨트롤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정책으로 사실 상 일본 기준금리를 상승시키면서 엔화 강세에 힘을 실었던 영향도 있습니다.
반면, 엔화 대비 원화(노란색 선)는 10월에 소폭 상승하다가 최근에 다시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 기간동안 원화는 강세로 반전하면서 달러 대비 원화환율은 1,400원 대에서 1,230원 대까지 떨어지는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엔화 대비로도 100엔 기준 최근 975원에서 940원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 원화강세는 엔-원 동조화 현상 때문?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의 동조화(Co-movement) 현상은 달러를 중심으로 설명됩니다. 달러 대비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유로화나 엔화도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현상인데요.
일부 증권사에서는 최근의 원화강세가 일본의 YCC곡선 통제정책으로 인해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원화와 엔화간의 동조화 현상을 부활시켰다고 평가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이런 엔화와 원화 간의 동조화 현상이 엔화 대비 원화강세로 계속 이어질 개연성이 부족하며, 엔화가 앞으로 더욱 강세를 보인다면 결국 원화 대비 엔화환율도 오를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아래에서 엔화가 앞으로 더욱 강세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본 인플레이션은 상승, 가계지출과 임금상승률은 하락
▣ 도쿄 인플레이션 지수는 역대 최고치 기록
2022년 12월 도쿄 소비자 물가가 역대 최고치인 4%를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는 1982년 이후 처음 있는 수치이며, 경제학자들은 3.8% 물가상승을 기대했었습니다.
도쿄 소비자 물가는 7개월 동안 일본 중앙은행(BOJ)의 목표인 2%를 초과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 중앙은행은 이런 현상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며, 내년에는 목표치인 2% 아래로 떨어질거라 말하고 있습니다.
▣ 실질 임금상승률 하락
일본 노동부는 2022년 11월 근로자 실질임금이 전년 대비 3.8%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치는 8개월 연속 하락세이며, 2014년 5월 이후 가장 큰 낙폭입니다. 실제 임금이 전년 대비 0.5% 상승했습니만, 인플레이션 수치가 높아지면서 실질 임금상승률은 하락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일본 가계 지출도 지속 감소
일본의 가계지출이 하락세로 반전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가계 지출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위에서 말씀드린 실질임금까지 감소하면서 일본경제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더욱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상황
▣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선 금리인상 필요
다양한 해외 매체에서는 일본이 급격히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결론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16년 이후 기준금리 -0.1%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과거 일본은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였고, 경기도 계속 위축되는 상황이라 최대한 낮은 금리로 경제를 부양하는 양적완화정책을 펼치고 있었는데요. 지금 일본 중앙은행 총리인 구로다 총리가 취임 이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정책기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아지고, 미국이 2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엔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는 위태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계속 -0.1%로 유지할지 의문입니다.
물론, 일본 중앙은행과 정부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이라 강조하고 있고, 엔화약세가 기업들의 수출활동에 유리한 측면이 있어 경제부양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만,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므로 일본이 계속 저금리를 유지할 경우,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엔화약세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일본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까?
많은 전문가들이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상황입니다만, 일본이 현재의 인플레이션과 엔화약세를 막기 위해 결국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최근 일본이 YCC컨트롤을 통해, 간접적으로 금리인상 조치를 했던 것도 일본이 직접 금리를 인상시킬 것이라는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면 엔화가치가 급등할 것이고, 원화가 계속해서 엔화와 커플링되어 강세를 보이는 현상은 종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원화 대비 엔화환율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기'
가장 가깝게는 1월 셋째주에 일본 중앙은행에서 다음 통화 정책 관련 회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일본이 언제 통화정책을 변경할지 모릅니다만, 지금부터 일본 중앙은행이 어떤 정책을 발표하는가에 따라 엔화환율의 변동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이는 시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엔화환율이 올라갈 것이라 예상합니다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강하게 예측되는 시기에는 어떤 방향으로도 엔화에 배팅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차주에 있을 일본 중앙은행 정책 발표에 집중하고, 어떤 방향성을 말하는지 분석하면서 엔화에 대한 투자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안전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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