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23년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증권사 종목보고서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보고서의 내용은 실적하락은 예상했으나 예상범위 내에 있고, 하반기에는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내용인데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발표 내용과 증권사들의 전망, 그리고 삼성전자가 최근 중요하게 내세우는 파운드리 사업 로드맵에 대해서 경쟁사 현황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세요.
삼성전자 2023년 2분기 실적 들여다보기
실적은 하락했으나 전망치를 소폭 상회함
삼성전자의 23년 2분기 실적을 요약하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매출액은 60조 원(전년동기 대비 -22.3%, 전분기 대비 -5.9%), 영업이익은 0.6조 원(영업이익률 1%, 전년동기 대비 -95.7%, 전분기 대비 -5.0%)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이 어렵고 중국매출이 계속 감소 추세임을 이미 감안하여, 실적은 대부분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를 상회했습니다.
사업부문 별로 들여다보기
대부분 증권사에서 메모리 반도체 부문 (DRAM + NAND Memory)의 영업적자 3.3조 원은 추정치에 부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DRAM과 NAND Meomory ASP는 각각 -10%, -9%로 추정하는데요. 아직 제품단가가 상승하지 않고 있어서 메모리 사업의 수요 회복 구간이 아니라는 판단 합니다.
모바일 사업(IM)에 대한 실적평가도 비슷합니다. 스마트폰 단가(ASP)는 10~15%, 출하량은 약 5,500만 대로 예상치 대비 약 10% 감소했으나 비용절감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증권사 | 투자의견 | 목표주가 | 현재주가 | 상승여력 |
유안타증권 | BUY | 90,000원 | 69,900원(7/7) | 29.0% |
하나증권 | BUY | 78,000원 | 69,900원(7/7) | 11.6% |
신한투자증권 | BUY | 86,000원 | 69,900원(7/7) | 23.0% |
DGB금융그룹 | BUY | 95,000원 | 69,900원(7/7) | 35.9% |
4개 증권사 모두 일단 'BUY' 의견을 냈는데요. 공통적인 전제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1) HBM3와 DDR5 공급 본격화
HBM과 DDR5는 모두 DRAM 유형 중 하나입니다. DDR5가 최신 DDR메모리이고, HBM은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용으로 설계된 새로운 유형의 메모리인데요. 각 메모리에 대해서 아주 간략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DDR5는 DDR4메모리보다 훨씬 빠른 데이터 속도, 낮은 전력 소비 및 향상된 효율성을 제공합니다. DDR5모듈은 DDR4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작동할 수 있으며, DDR4에 비해 최대 30%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는 전원 관리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HBM은 고대역폭 메모리를 뜻합니다. 그래픽 카드, 인공지능(AI) 가속기 등 고성능 애플레이션용으로 설계된 적층형 DRAM의 일종인데요. HBM은 스택형 설계 때문에 기존 DDR메모리보다 훨씬 더 높은 대역폭을 제공합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DDR5, HBM 관련 매출비중이 아직 낮습니다. 2개 제품 모두 AI관련 서버에서 수요가 많으며,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제품개발 및 인증을 받았고 현재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올해 5월부터 16GB DDR5 양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3~4분기 혹은 내년부터는 시장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 가능성
아시겠지만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시장 1,2,3위를 다투고 있으며, 시장점유율도 이 3개 회사가 80~90% 이상을 차지합니다.
3개 회사 모두 2023년 1분기부터 적극적으로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전개 중이며, 마이크론은 지난 번 실적발표에서 생산량을 더 감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렇게 메모리반도체 감산이 지속될 경우 재고가 바닥나고, 전체적인 제품단가 상승구간이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공통 의견입니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단가상승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합니다. 3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란 의견이 있는 반면,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단가상승이 시작되긴 어려우면 2024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란 의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2023년 하반기와 2024~2025년까지의 삼성전자 실적은 메모리반도체의 단가와 DDR5와 HBM매출 변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투자를 고려하는 분이라면, 이 2가지 사항의 결과를 계속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2025년 이후 삼성전자 먹거리는?
파운드리에 투자하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파운드리로 생산되는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시장규모는 메모리 반도체의 4~5배 규모이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사들의 기술발전속도가 점점 더 빨라져, 기술격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증권에서 조사한 반도체 시장분석에 따르면, 위와 같이 경쟁사 간 DRAM과 NAND Memory기술격차가 점점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쟁우위가 점점 더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업체들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1위는 잘 아시는 TSMC입니다. 2023년 1분기 기준으로 TSMC는 파운드리 시장 매출의 59%를 차지하며, 삼성은 1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경쟁자도 출현할 예정인데, 바로 과거 반도체의 왕자업체인 인텔입니다.
작년까지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와 삼성의 칩 개발 공정은 비슷한 속도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TSMC가 파운드리 분야에선 훨씬 많은 클라이언트를 가지고 있는데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칩 생산뿐 아니라 설계까지 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애플이나 인텔과 같은 경쟁사들이 생산계약을 주기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밝혀진 삼성, 인텔, TSMC의 칩 개발 Roadmap입니다. 복잡해 보이겠지만 한 업체씩 설명하겠습니다. (TSMC는 특별한 게 없어서 제외했습니다.)
1)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25년부터 2나노미터 공정에 이어 2027년에는 1.4 나노미터 공정으로 칩을 생산할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나노미터 수치는 칩에 있는 개별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나타내는데요. 트랜지스터 크기가 작을수록 많은 트랜지스터를 반도체에 담을 수 있어서 강력하고 효율적인 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애플의 최신 아이폰에는 5나노미터 공정의 칩이 사용되는데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 앞으로 더 발전된 칩을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하고, 2025년을 타깃으로 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평택과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제조 능력을 확장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습니다.
2) 인텔
인텔은 원래 칩 설계와 제조를 모두 하던 회사였습니다만, 과거에 제조분야를 버리고 설계에만 집중하다 이번에 바뀐 펫 갤싱어 CEO하에서 전략방향을 바꿔 파운드리 시장 진출 및 TSMC와 경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인텔은 자산의 파운드리 관련 핵심전략을 'Five nodes in four years'라고 부르는데요. 4년동안 5개의 새로운 프로세스 노드를 출시할 계획이라는 뜻이며, 일반적으로 2년마다 1개의 노드를 추가하던 인텔의 주기를 크게 가속화했습니다.
Intel3 프로세스는 3나노미터 기반 노드이며, 2024년부터 출시되는 Intel 20A와 Intel 18A는 인텔이 개발한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 '리본펫'을 적용한 공정입니다. 여기서 A는 0.1 나노미터를 나타내는 '옹스트롬'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인텔은 3나노미터 공정까진 다른 업체보다 늦었지만, 2 나노미터 공정부터는 삼성, TSMC보다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텔이 정말 계획한 파운드리 공정능력을 가지게 되면, 이론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올릴 수 있습니다. 대부분 팹리스 회사들이 미국에 몰려 있고, 최근 자국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정부도움 하에 클라이언트를 빠르게 확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무리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확대로 회사의 반도체 분야를 키우려고 한다면, 과연 메이저 한 클라이언트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대부분 팹리스 회사들이 미국에 몰려 있고, 미국은 현재 인플레이션 보호법과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통해 자국 기업들을 싸고도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미국정부의 견제까지 가지 않더라도, 기존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규모가 크지 못했던 이유가 있는데 앞으로는 그런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가장 큰 경쟁자는 TSMC가 아니라 인텔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텔이 과거 수년동안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하면서 회사규모가 많이 줄었지만, 기술력에 있어선 무시할 수 없는 회사이고 갤싱어 CEO도 반도체에서 날고 기던 인물이라 많이 견제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2023년 4분기나 내년 1분기부터 반도체 단가가 상승하고 관련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삼성전자는 물론 수혜주가 될 수 있고, 인텔도 저렴한 가격에 조금은 투자를 해 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인데요. 모든 내용은 투자에 참고만 해 주시기 바라며, 좋은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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