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자 미래에셋증권 채권전략 보고서에서 아래와 같은 채권전략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 트럼프 당선 가능성 증가와 한국 세수 부족 문제로 최근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있음
- 당분간 금리 상승 요인이 많지만 경기 둔화 국면에서 베어 스티프닝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음
- 한국도 세수가 부족하지만 건정재정기조를 중시하는 현 정부의 기조를 고려할 때, 대외 이슈로 금리 반등 시 원화채권 듀레이션을 꾸준히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
증권사 보고서들이 보통 전문용어와 기본적인 금융지식을 전제로 작성되어 내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전략을 100% 동의하거나 추천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부 수긍할 수 있는 내용과 전략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볼 여지가 있어서 조금 쉽게 내용을 풀어 써 보려고 합니다.
원문 문서 링크는 글을 시작할 때 링크해 두었으니, 궁금하시거나 필요한 분들은 링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이유는?
트럼프와 장기 국채금리 상승의 관계
▣ 트럼프 주요 공약들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
얼마 전 진행되었던 바이든과 트럼프의 1차 TV토론회가 트럼프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역대급으로 TV토론회를 조져버린(?) 바이든 덕분에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바이든 대선후보 교체설 등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짧은 시간에 크게 상승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정책공약들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래 트럼프의 주요 공약들을 보시죠.
트럼프는 세금을 줄이고 관세를 높이며 강력한 이민 규제정책을 공약하고 있는데요.
- 관세를 높이면 물가가 상승=인플레이션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이민을 규제하면 노동시장이 나빠지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업무강도가 높고 임금이 낮은 업종들은 거의 이민자들로 지탱되고 있는데요. 이런 이민자들을 규제하면 노동력 풀이 감소하고 임금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금은 기업입장에선 비용이고, 비용상승을 가격으로 전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이 흔들리게 되므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혹은 고금리를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판단하여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게 되는 논리입니다.
▣ 재정적자 확대 가능성도 장기 국채금리를 자극
트럼프의 감세정책은 재정적자 확대로 연결됩니다. 아래 보시는 것처럼 펜데믹 시기 이전부터 트럼프 정권에서는 법인세 및 소득세 감면정책으로 인해 재정적자 규모가 커지는 추세였습니다.
재정적자란 것은 결국 들어온 돈보다 나간 돈이 많다는 것인데요. 부족한 재정을 메우는 방법이 여러가지 있습니다만 결론적으론 어디선가 돈을 빌리는 것이고, 그 중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국채를 발행하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단기 국채보단 장기 국채 발행이 더 유리하겠죠.
요약하면 트럼프가 집권하면 감세정책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이를 메우기 위해 장기국채 발행량이 늘어나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시장의 예상이 장기국채 금리를 상승시키게 되는 논리입니다.
▣ 결과적으로 나타난 베어 스티프닝 장세
국채금리는 이미 단기 국채금리가 높고 장기 국채금리가 낮은 역전상태입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최고점에 도달했고 올해 내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거란 예상때문에 단기 국채금리인 2년물 국채금리는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장기 국채금리는 다릅니다.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경제가 안정화되고 기준금리도 내려갈거란 기대감으로 단기보다 장기국채 금리가 낮은 상황인데요. 위에서 말씀드린 트럼프 당선으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거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장기금리만 다시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장기 이자율이 단기 이자율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수익률 곡선 움직임을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베어(Bear)가 부정적인 의미이므로, 이런 수익률 곡선의 움직임은 시장이 장기적으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질거라 기대하는 심리를 반영합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
▣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우리나라도 상승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신흥국들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의 국채금리 변화에 매우 민감합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에 대한 결과이고, 고금리도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인데요. 그러면 우리나라 장기 국채금리도 이를 방어하기 위해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우리나라도 심각한 세수부족
현재 우리나라 정권도 미국과 비슷한 세금감세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작년부터 세수 부족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가장 크게 줄어든 항목은 미국과 동일한 법인세입니다. 올해 5월까지 걷힌 법인세는 작년 대비로 15.3조 원이 적었는데요. 리포트에서는 올해 세수부족이 연간 20조 원 이상으로 발생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최근 5년 평균 대비 2024년 국세수입이 약 5% 이상 낮습니다. 5월을 포함한 국세수입 진도율이 훨씬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법인세가 3~5월에 납부되는데, 마지막 달인 5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현재 우리나라 정권은 건전재정 기조를 중시하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이 둔화되어도 정부가 지출을 늘여서 경제성장을 방어하는 행위를 지양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2024년 GDP성장률에 정부 기여도는 0%입니다. 작년에도 전체적인 정부 기여도는 이전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왜 장기국채 금리가 오를 때마다 투자하라는걸까?
장기 이자율 상승이 오래 유지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
▣ 인플레이션은 안정화 추세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단기간에 크게 상승했습니다만, 현재 인플레이션은 장기적으로 안정화되는 추세이고 경제성장 둔화 및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고금리를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채권금리 변화는 트럼프 당선효과를 너무 선반영했다는 평가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약 4.47%까지 급등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국채금리도 비슷한 흐름인데, 리포트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 및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재 시점에서 장기 국채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베어 스티프닝 현상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건 미국과 우리나라 모두 비슷한 상황입니다.
▣ 특히 원화 장기국채에 투자하라는 이유
아시는 것처럼 현재 정권은 건전재정기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과거 정권들이 진행했던 추경안 편성 등으로 국채발행량을 늘이는 것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만약 하반기에 정부가 추경을 하더라도 펜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추경규모는 최근 10년 평균으론 10조 원 내외 규모입니다. 이 정도 규모로는 한국 장기국채 금리가 그렇게 급등할만큼 영향을 주지 않고, 하반기에는 소폭이나마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예정되어 있으므로 우리나라 장기국채 금리는 전체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인거죠.
하지만 단기적으론 장기 국채금리가 크게 반등할 이벤트들이 남아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아직 하반기에 막대한 양의 국채발행을 예정하고 있고, 중동지역에서 전쟁 긴장감이 생성되는 등 순조롭게 장기 이자율이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 보는데요.
그래서 리포트에서는 '대외 이슈로 금리가 반등할 때 원화채권 듀레이션을 꾸준히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여러가지 이슈나 이벤트로 금리가 튈 때마다 국채 등 장기채권 관련 상품에 투자를 늘이는 전략이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입니다.
여기까지 리포트 내용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과 요약이었는데요. 아래에는 관련된 개인적인 의견을 조금 더 정리했습니다.
여러가지 상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음
▣ 경기침체 및 인플레이션 반등 가능성
2024년 하반기 이후에 크게 미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흐름을 극단적으로 아래 2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인플레이션이 현재 추세대로 서서히 안정화되고, 연준은 약한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약화를 유지하면서 기준금리를 서서히 인하합니다. 10년물 장기채 금리는 3.9~4.5%폭을 유지하면서 서서히 하락하고, 단기채 금리도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서서히 하락합니다. 주식시장은 약한 조정을 몇 번 겪지만 큰 하락장 없이 트럼프 당선 이후 법인세 인하효과로 장기적으로 우상향합니다.
- 대선 이전까지 바이든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하다가 11월 대선 이후 부작용으로 인플레이션이 크게 반등합니다.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국채발행량을 늘인 결과로 장기채 금리가 크게 상승하는데,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이민이 제한되고 고용지표는 나빠집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를 내리지도 못하고 올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장기채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은 1번인데, 글로 적어보면 얼마나 긍정적인 상황만 고려하는 것인지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제 및 금리 상황은 우리나라에게도 그대로 반영되므로 하반기 장기채 투자가 그렇게 녹녹한 상황만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론 생각합니다.
▣ 장기채 변동성은 결코 작지 않음
물론 어느 한쪽의 상황을 단정할 수 없으므로 양쪽의 가능성을 모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장기채 투자가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금리가 튀는 상황에서 하락폭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현재까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대 4.5%상한선을 지켜가는 모습입니다만, 이보다 더 상승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진 않습니다. 4.5%를 넘기게 되면 주식시장 및 경제 전반에 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미국 정부 및 연준도 이를 방어하려고 노력할텐데요. 작년 11월만 해도 10년물 국채금리가 5%였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우리나라 10년물 국채금리도 작년 10월 말에 최대 4.33%까지 치솟았던 적이 있습니다. 변화율로 환산하면 거의 25~26%수준인데요. 그만큼 저 시점에 투자를 시작했다면 변화율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결코 적지 않은 변동성인데요.
저 시점에 코스피 지수는 2,300까지 하락했었습니다. 지금은 2,860이니 국채금리 변화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생각을 바꿔서 당분간 고금리가 유지된다는 전제로 미국 단기채 투자비중을 늘이고, 주식시장의 큰 하락장을 대비하다가 해당 시점부터 장기채 투자비중을 늘이는 전략도 유효해 보입니다.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투자에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앞으로는 미국 주식시장도 과거 2~3년처럼 투자만 하면 어느 정도 수익률을 보장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동성이 커지는 시점이라 어느 한 쪽에 몰빵하는 전략은 큰 리스크를 동반하게 되고,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잃지 않는 것이란 점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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