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심심찮게 로봇산업 관련 뉴스기사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작년 말에 출시된 KODEX K-로봇액티브 ETF 주가는 2023년에만 약 54% 상승해서 다른 테마나 산업 성장률을 압도하고 있는데요.
로봇산업이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께 생소하고 낯선 분야라, 시장규모 및 구조, 관련업체 등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것이 없으실 것 같습니다. 오늘은 KODEX K-로봇액티브 ETF를 중심으로 관련 시장규모 및 국내 관련업체 현황, 그리고 투자매력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로봇시장에 대해서
성장배경: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로봇시장의 수요가 발생하는 배경은 한마디로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주요 선진국들의 노동가능인력은 점차 감소 추세이며, 반면 인건비는 인플레이션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3년 6월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자사 반도체 공장을 무인화하는 계획을 발표했고, 5월에는 테슬라에서 테슬라봇'으로 알려진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시장규모: 2025년까지 연 29.8% 성장
로봇산업은 아직 산업구조나 외형이 확정되지 않아 로봇산업 시장규모와 분류가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만, 로봇산업 시장 자체가 성장산업이라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특정기관 리서치에 따르면, 로봇산업 시장규모는 2025년 약 1,600억 달러(한화로 약 220조 원)규모로 연 29.8%씩 고 성장할 거라 전망합니다. 기존 로봇산업에서 주축을 이루는 산업용 로봇보단 운송이나 서비스로봇 성장세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로봇산업 현황
매출은 일본, 독일이 선두, 우리나라는 글로벌 2% 수준
로봇산업 시장의 선두 국가는 일본과 독일입니다. 로봇산업이 기계산업에서 파생되었으므로, 기존 기계산업의 강국에서 높은 시장규모를 차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데요.
우리나라의 로봇시장 규모의 글로벌 2%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글로벌 10위권 내 로봇기업으로 현대로보틱스가 있지만, 국내 로봇산업 관련 업체들의 98.5%가 중소기업이며, 대기업 비중은 0.5%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만, 로봇수요 및 내수시장 규모는 글로벌 4~5위 수준인데요. 노동력이 줄어드는 속도가 빨라 우리나라의 로봇수요는 앞으로도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협동로봇 시장을 주목
로봇시장이 아직 개념이나 분류가 정착되지 않아 용어들이 매우 복잡하고 사용하는 곳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유진투자증권에서 나온 보고서에서 로봇시장을 가장 잘 분류하고 있어서 아래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대분류 | 구분 | 정의 |
산업용 로봇 | 전통 산업용 로봇 | 제조현장에서 조립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기계 장치 |
협동 로봇 |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이 가능하며 물리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산업로봇 | |
서비스 로봇 | 물류 로봇(운송용 로봇) | 서비스업에서 활용되는 로봇 개인 서비스 로봇과 전문 서비스 로봇으로 분류 F&B 로봇은 Food & Beverage의 약자로 음식업 분야를 의미 |
F&B 로봇 | ||
기타 분야 | ||
로봇 부품 | 로봇 부품 |
우리나라에서 주목하는 시장은 '협동 로봇' 분야입니다. 협동로봇은 2020년 기준 전체시장의 6%수준이었습니다만 성장세가 가장 빠르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로봇기업인 두산 로보틱스나 레인보우 로보틱스가 이 분야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규모도 2030년까지 연 22%로 빠르게 성장하는데요. 이 분야도 글로벌 선두기업은 일본의 화낙(Fanuc)와 미국의 Universal Robots이라 경쟁은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로봇 내수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 국내기업들도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입지를 다지고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해 나가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K-로봇 ETF 상품 들여다보기
KODEX K-로봇 액티브 ETF
현재 국내에서 로봇산업에 투자하는 ETF는 'KODEX K-로봇 액티브 ETF'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상품도 작년 말에 출시되어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신생상품입니다.
이 ETF는 2023년 현재까지 53%나 성장했습니다. 코스피가 같은 기간 대략 14~15% 상승한 것에 비해서도 성적이 좋으며, 글로벌 대표 로봇투자 ETF인 BOTS ETF보다도 2배 이상 성과가 좋습니다.
KODEX K-로봇 액티브 ETF 상세정보
이 ETF는 2022년 11월에 출시되었습니다. 상품명에 '액티브'란 단어가 들어있는 것은 특정 기초지수를 추종하지 않고 기초지수 성과를 초과하기 위해 펀드매니저가 투자종목, 매매시점을 재량에 따라 결정/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액티브 ETF는 특성 상 수수료가 높은데요. 이 상품도 수수료가 0.5%나 됩니다.
비교지수는 'iSelect K-로봇테마 지수'인데요. 지수에서 종목선정 기준을 살펴봤는데, 뭔가 특별한 기준이 없었습니다. 애널리스트와 NH투자증권 빅데이터 분석으로 로봇관련 종목을 선정한다고 하는데 그닥 전문성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제한되는 조건은 종목별 최대 비중은 8%이며, 시가총액은 1,500억 이상, 20영업일 평균 거래액 5억 이상 정도입니다.
상위 10개 구성종목을 보면 레인보우로보틱스, 티로보틱스, 유진로봇 같은 로봇관련 종목도 보이지만, 그닥 상관없어 보이는 삼성전자, 네이버, 삼성SDS, SK텔레콤 등의 대기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위와 같은 대기업도 로봇사업에 일부 투자 및 매출이 발생하겠지만, 해당 매출이 기업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로봇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ETF상품으로 보기엔 아쉬운 측면이 있습니다.
투자해도 괜찮을까?
상반기 투자실적은 좋았지만
종목선정이나 운용방식이 어떻든 결국 투자는 성과만 낼 수 있으면 되는건데요. 그럼 'KODEX K-로봇액티브 ETF가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1. 상위 10개 종목 중 대기업의 성과
상위 10개 종목비중의 합이 거의 60%에 달하므로, ETF성과 전체를 좌우한다 봐도 되겠는데요. 삼성전자, 네이버, 삼성SDS, 현대차, SK텔레콤 등의 대기업들의 성과는 로봇매출비중이 낮고 큰 관련성이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하반기 및 내년 경기가 좋지 않을거라 위와 같은 기업들의 성과도 올해만큼 상승하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요. 액티브ETF 특성 상, 언제 종목비중이 변경될지 알 수 없고, 각 기업들의 주력 매출산업도 각기 달라 향후 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2. 로봇관련 기업들의 성과
올해 ETF성과가 좋았던 것은 로봇관련 기업들의 주가상승이 컸던 영향이 있습니다.
로봇 전문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200~400%이상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런 성과가 ETF성과에도 반영되어 투자실적이 좋았는데요. 여기에도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몇 가지 리스크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위 3개기업 모두 매출 및 영업이익과 큰 관련없이 주가가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2개분기 매출이 급등했습니다만 아직 영업손실상태이며, 나머지 2개 기업은 매출이 줄었는데도 주가는 상승했습니다. 아마도 테마주로 주가 급등세를 탔거나, 삼성전자의 로봇산업 진출같은 기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는 해당기업들이 영업손실 상태이거나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 하반기 및 내년까지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어 기업에서 자금을 확보하려면 많은 비용이 발생하며 이익구조에 악영향을 줍니다.
로봇산업이 이제부터 투자가 본격화되어야 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이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영업실적이나 현금흐름이 좋아서 많은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생존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위와 같은 기업들은 고금리 상황에서 자금조달이나 생존에 큰 어려움을 겪을거라 앞으로의 성장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짧은 마무리
상반기 성과가 계속 된다는 보장은 없음
2023년 로봇산업이 크게 각광을 받았고, 곧 있을 두산로보틱스도 IPO대어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앞으로 최소 1년동안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로봇과 같은 성장분야에 투자하기 조심스러운 시점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며 아직 리서치도 많이 부족한 상태라 내용은 참고만 하시고, 투자관심이 있는 분들은 추가적인 조사를 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다만, 한가지 꼭 당부하는 것은, 고금리 상황에 생각보다 오래 계속될 수 있으므로 어떤 기업에 투자하시더라도 부채비율을 유심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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