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금 가격이 최근 5년 내 최고점인 온스 당 2,000달러를 넘었습니다. 현재 금 가격은 소폭 하락해서 1,95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금 가격상승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이유가 있으나 쉽게 요약하면 '세상이 불안해질때 금값은 상승'합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2023년 말 혹은 2024년 초에 금값이 2,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며 2024년 말까지 2,5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포스트는 금값 상승근거와 금 투자방법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금 투자는 세금에 대해서 자세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최근 1년동안 대부분 자산군을 능가한 금
금은 대부분 주식지수 성과를 능가
최근 1년 기준 금은 미국 대표주식지수인 S&P500과 나스닥 지수, 그리고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보다 좋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제가 붉은색 박스로 표시한 구간에 금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상승했는데요.
첫 번째 붉은색 박스구간은 달러약세가 있었습니다. 달러인덱스는 2022년 11월에 최근 1년 중 최고점이었던 112에서 2023년 1월 말에 100까지 하락했습니다. 금값은 일반적으로 달러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달러인덱스 변화는 아래 이미지를 참고해 주세요.
두 번째 붉은색 박스구간인 2023년 3월 8일~4월 말까지 금값은 약 9% 상승해서 같은 기간 3% 상승한 S&P500을 앞질렀습니다. 이 구간에는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으로 시작된 은행부도 이슈가 있었는데요. 시장에서는 은행이슈가 연준의 금리인하를 앞당길 수 있다고 예상했고, 일반적으로 금리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금값이 상승했습니다.
중앙은행 및 중국의 금 수요 상승
2022년부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으로 금 보유량을 늘이고 있습니다. 2022년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1,136톤으로 전년 대비 152%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과 올해 1분기까지 중앙은행 금 매입량의 1/5이 중국과 터키에서 발생했습니다.
그 외에도 금을 많이 매입한 국가는 러시아, 싱가포르, 인도 및 중동 국가들이 있는데요.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현재까지 채굴된 모든 금의 20%에 달한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이는 걸까요?
이유는 준비금의 다양화와 인플레이션 대비에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갈등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은 언제든 원하는 국가의 달러결제를 제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는데요. 중국이나 러시아, 그리고 터키 등의 중동국가 등 미국과 일정 수준의 갈등관계를 갖는 나라들은 달러의존도를 낮추고 언제든 결제할 수 있는 통화가 필요해졌습니다.
또한 위에서 보신 것처럼 달러가치와 금의 가치는 역의 관계를 가집니다. 달러가치가 떨어질수록 금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금은 미국의 지배를 받지 않으면서 자산의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좋은 자산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효과적인 해지자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년에 인플레이션이 크게 상승하면서 금값이 동시에 상승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생각합니다.
금은 어떻게 투자해야할까?
ETF가 가장 간편
예전에도 금 투자 방법에 대해서 작성한 포스트가 있고 블로그에서도 다양한 투자방법과 장단점을 안내하는 글들이 많습니다만 가장 간단한 방법은 ETF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금 투자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해 주세요.
금에 투자하는 해외 ETF는 GLD, IAU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국내 ETF 중에선 'KRX금현물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ACE KRX금현물 ETF가 있습니다. 국내에선 금 선물에 투자하는 ETF들이 많습니다만, '선물' ETF는 롤오버 비용이 발생하고, 퇴직연금이나 연금계좌에서 투자가 불가능하므로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해외상품: GLD ETF와 IAU ETF
GLD ETF의 정식 명칭은 SDPR Gold Trust ETF이며, IAU ETF의 정식명칭은 iShares Gold Trust ETF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2개 상품 모두 금 현물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 아닙니다.
2개 ETF 이름에 공통으로 들어간 'Trust'란 금을 관리하는 특수신탁회사(Trust)를 뜻합니다. 이 Trust가 Custodian에게 금 수탁 및 관리업무를 맡기는데요. 이 회사가 IPO를 한 것이 금 ETF입니다. 다소 복잡하지만 금을 관리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GLD ETF는 총 운용자산이 약 554억 달러, 수수료는 0.40%이며, IAU ETF는 운용자산 271억 달러, 수수료는 0.25%입니다. 이미지에서 보신 것처럼 2개 ETF의 성과는 큰 차이가 없고 금 가격변화에 근접해서 연동되어 있으므로 원하시는 상품을 고르면 됩니다.
해외 ETF는 양도차익 250만 원까진 세금이 없지만, 그 이상 차익에는 22% 세금이 발생한다는 점을 참고해 주세요.
단! GLD ETF는 미국에서 PTP상품(Publicly Traded Partner ship)으로 분류되어 매도시점에 수익금이 아닌 매도금액의 10%를 세금으로 원천징수합니다. 이건 2023년 1월 1일부터 발효된 미국법안에 따라 집행되며, 매도시점에 손실을 봤더라도 10%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국내상품: ACE KRX금현물 ETF
국내에서 유일하게 금 현물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이 상품의 운용자산은 현재 807억원이며 수수료는 0.5%로 다소 높습니다. 하지만 선물투자가 금지된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에서도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1년 성과를 보시면 노란색으로 표시된 ACE KRX금현물 ETF성과가 하늘색으로 표시된 GLD ETF나 주황색 IAU ETF보다 좋은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건 사실 달러환율차이 때문입니다.
ACE KRX 금현물 ETF는 'KRX 금현물지수'를 추종하는데 이 지수자체가 원화 환산지수로 원화 대비 달러의 환율효과가 반영되기 때문에 달러에도 투자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작년 3~4분기에 달러환율이 1,400원까지 오를 정도로 높았고 최근에도 달러환율이 오르는 추세라 해당 시점의 성과가 해외 금 ETF와 다르게 나타납니다.
지금 금 투자가 좋은 선택일까?
경기침체가 온다면 금 가격이 상승할 듯
글을 시작할 때 말씀드린 것처럼 금 가격은 '세상이 불안할 때 상승'합니다. CNBC기사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2024년 말까지 금 가격이 온스 당 2,50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현재 가격에서 약 26% 상승여력이 있습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금 가격은 금리가 상승할 때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및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오는 현상)상황에서 상승합니다. 따라서 2024년에 금 가격이 최고가를 갱신할거라 말하는 사람들은 올해 말 또는 내년부터 일정 수준의 경기침체가 발생하고, 꽤 장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코로나 시기동안 너무 많은 현금을 뿌렸고 천문학적인 부채가 생겼습니다. 작년 1년 동안 5%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것처럼 보이고 있습니다만, 인플레이션 효과는 생각보다 장기적으로 (어쩌면 10년 이상)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경기침체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위에서 말씀드린 가정에 동의하신다면 투자헷지수단으로 포트폴리오 일부를 금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반기에 금 가격조정을 기다리자
전 개인적으로 하반기에 금 가격이 한번 1,800달러 이하로 떨어질거라 생각하는데요. 근거는 하반기 중에 미국 기준금리가 한번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미중갈등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꽤 장기화될 수 있으며, 예상 이상의 강한 제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건 미국 입장에서 중국의 글로벌 패권도전이 꽤 위협적이고 위기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최근 몇 년 동안 급속도로 금 보유량을 늘여가는 것도 미중갈등에 대비하는 측면에선 같은 이유입니다.
미국은 현재 일정 수준 자국경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금리인상 혹은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중국경제에 타격을 입히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하반기에 예상치 못한 금리인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하반기 중에 금 가격이 한번 정도는 조정받는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모든 해석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므로 각자의 기준에서 금 투자 필요성을 다시 한번 판단해 보시고 좋은 투자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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