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연간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아시나요? 아주 대략적으로 2023년 엔비디아 매출은 약 600억 달러에서 2024년에는 약 1,000억 달러로 성장률이 약 65~70%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같은 회사가 5개만 있으면 연간 우리나라 1년 예산을 벌 수 있는 엄청난 수익입니다.
엔비디아의 주력 AI칩이었던 H200 단가는 약 4만 달러 (우리 돈으로 5,000~6,000만원)이고, 최신 AI칩인 B100은 6~7만 달러, 거의 1억 원이라고 하는데요. AI칩을 몇 개 산다고 AI기능이 동작하는 데이터 센터를 지을 수 있는 건 아니니, 가장 AI칩 수요가 많은 MS, 아마존, 구글, 메타 4개 회사의 AI칩 구매량만 어느 정도 예측해도 엔비디아 매출 추이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미국 기술 대기업들이 엔비디아 AI칩을 얼마나 구매하고, 그 구매량이 엔비디아 매출의 몇 %가 될지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찾아보고 계산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엔비디아 AI칩 구매금액 추정
2023년~2024년 엔비디아 주요 실적
위 그래프는 2014~2023년까지 엔비디아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영업비용, 매출원가를 표시한 그래프인데요. 본격적으로 AI기술개발과 투자가 시작되는 2023년 기준 엔비디아 연간 매출은 약 600억 달러, 영업이익은 330억 달러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62%나 되었습니다.
그래프에 표시하지 못했습니다만 2024년 엔비디안 연간 실적은 매출액 1,000억 달러, 영업이익은 약 600억 달러로 2023년과 비슷한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엔비디아 AI칩은 정말 살벌하게 비싸고 대규모 데이터센터나 AI기술을 개발하는 업체가 아니라면 크게 사용니즈가 없을거라 미국 기술 대기업들의 구매량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를 알아보는 것이 엔비디아 향후 매출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S, 아마존, 구글, 메타의 엔비디아 AI칩 구매비용 (추정치)
위 그래프는 파이낸셜 타임즈 기사에 올라온 MS, 아마존, 구글(알파벳), 메타의 2021~2024년 3분기까지 분기별 Capex(자본 지출)금액입니다. 2023년부터 4개 회사의 분기별 Capex금액이 급격히 우상향하는 걸 보실 수 있는데요.
연간 기준으로 제가 계산해보니 2023년 4개 회사의 Capex합계액은 약 1,270억 달러였고, 2024년도에는 약 2,0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Capex규모가 무려 57%나 상승한 것인데요. 더 놀라운 점은 4개 회사 모두 2025년에는 AI투자를 위해 Capex가 더 증가할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2024년만 MS, 아마존, 메타, 알파벳이 엔비디아 AI칩을 구매하는데 얼마나 썼는지를 추정한 그래프입니다. 그래프에 표시된 수치들은 년도별 누적치가 분기별로 표시된 형태인데요. 어떤 가정으로 저런 계산이 나왔는지 아래 공유 드리겠습니다.
- 4개 회사 Capex총합인 2,000억 달러 중 50%가 AI칩 및 관련 인프라에 투자됨: 1,000억 달러
- AI관련 투자액 중 60%가 엔비디아 AI칩을 구매하는데 사용됨: 600억 달러
현재 AI칩 시장에서 엔비디아 점유율은 대략 80~90%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I관련 투자에 AI칩 구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60%정도 비중은 충분히 차지할 것으로 보여 2024년 4개 기술 회사의 엔비디안 AI칩 구매금액이 대략 600억 달러가 될거라는 추정은 실제와 비슷할거라 생각합니다.
추정치가 맞다면 2024년 엔비디안 총 매출에서 4개 미국 기술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된다는 의미인데요. 그렇다면 2025년도에도 이와 비슷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가정도 그렇게 오차가 크진 않을 것 같습니다.
2025년 엔비디아 실적 전망
2024년 대비 50% 매출 성장 예상 (가정치)
모건 스탠리에서는 2025년 MS, 아마존, 알파벳, 메타의 Capex 총 규모가 약 3,0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24년 대비 50% 상승한 것으로, 아마도 이런 Capex성장은 2026년부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2025년과 같은 구조로 4개 미국 기술기업들이 엔비디아 AI칩 구매금액을 계산해보면 약 900억 달러인데요. 이게 엔비디아 총 매출의 60%라고 동일하게 적용해보면 2025년 엔비디아 총 매출액은 1,5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계산됩니다. 물론 이 추정값은 아주 심플한 가정에서 계산된거라 절대로 그냥 믿으시면 안되며 참고자료 정도로만 봐 주셔야 합니다.
문제는 기술 기업들의 AI효용성
이렇게 엄청난 비용들이 AI에 투자되고 있는데, 실제로 MS, 아마존, 알파벳, 메타는 AI로 얼마나 돈을 벌까요? 아직 여기에 대한 대답은 그렇게 좋은 내용들이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한 4개 기술 대기업 중에서 구체적인 AI매출을 공개한 기업은 MS뿐입니다. MS는 Copilot 등 AI기능으로 2024년에 연 100억 달러의 매출이 발생할거라 공개했습니다. 기술 대기업을 포함하여 AI기술로 구체적인 매출을 공개한 거의 첫번째 사례라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구글은 최근 분기 실적보고서에서 신규 개발코드의 40~50%가 AI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만, 이것을 실제 매출로 환산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더구나 구글은 여전히 검색광고가 가장 큰 매출원인데 AI기술을 개발하면서 총 검색쿼리수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와서 향후 구글이 AI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AI기술이 모두의 미래이고, 향후 많은 돈과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거란 막연한 기대때문에 구체적인 실적이 없어도 시장에서 용인하는 분위기입니다만, 2025년 중에는 AI기술로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매출액을 시장에서 원하는 시점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점이 왔을 때, 어떤 기업이 AI를 이용한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지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 대기업들은 모두 자체 AI칩을 준비 중
두번째로 잠재적인 엔비디아 성장의 위협요소는 기술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AI칩의 출시여부입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4개 기술 대기업 모두 자체적인 AI칩을 개발 중이라고 하는데요. 현재 엔비디아 AI칩 구매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생각하면 기술 대기업들이 자체적인 AI칩을 개발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가장 구체적인 횡보를 보여주는 곳은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2015년 3억 5천만 달러에 Annapurna Labs을 인수하여 AI칩을 개발 중이며, 최근 대규모 AI 모델 훈련을 위해 설계된 Trainium 2라는 차세대 AI칩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MS에서는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Athena라는 코드명의 AI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구글도 수년간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를 비롯한 자체 AI칩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자체 AI칩들이 언제 개발완료되고 상용화될지는 모르는 일입니다만, 2025년 중에 한 곳이라도 이런 칩 개발기사가 터진다면 엔비디아 매출에 어느 정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구체적인 시점을 알 수 없기에 엔비디아 투자여부에 변수로 넣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2025년 엔비디아에 투자해야 할까?
가장 빠른 시점에 엔비디아 투자를 시작하고 2023년 3분기까지 약 4억 달러의 엔비디아 포지션을 들고 있던 드러켄밀러는 2023년 8월에 엔비디아 주식을 가장 먼저 청산했습니다. 드러켄밀러는 약 40년 간 한 해도 투자손실을 입지 않았고, 수익을 낸 투자왕으로도 유명한데요.
2023년 8월에 엔비디아를 청산하는 시점에도 드러켄밀러는 투자성과를 수익화하고 잠시 쉬어가는 관점으로 엔비디아를 매도했을 뿐, 향후 AI산업에 대한 밝은 전망과 언젠가 엔비디아에 재투자할 의사가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앞으로 내가 엔비디아에 다시 투자하지 않는다면 무척 놀랄 것 같다'라고 했으니 엔비디아 투자의사가 높은 편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런 투자 대가들의 의견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AI가 여러가지 산업들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이고 엔비디아도 더 많이 기여할거란 점에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다만, 현재 엔비디아 주가는 너무 고점이고 미국 주식시장 전체가 너무 달아오른 상태라, 적절한 투자시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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