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한국은행은 사상 2번째 빅 스텝 (0.5% p)을 단행하여, 기준금리를 2.5% > 3.0%로 인상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3%였던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끝이 아니라,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3.5%까지 오를 예정입니다. (11월 24일에 마지막 금통위 금리인상 결정 회의가 있습니다.)
금리인상 배경은 물가와 환율
1) 물가
미국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고 금리 정책을 펼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최근 높아지는 물가 때문에 금리인상이 필요합니다. 아래 보이는 그래프처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월에 6.3%로 최고치를 찍은 후, 9월에는 5.6%로 소폭 감소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나 여러분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여전히 너무 높은 상황인데요. 전 개인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좀 잡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 환율
금리인상은 환율방어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원자재나 식재료까지 수입 의존도가 큰 나라에서는 환율을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 물가까지 상당 부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환율의 중요성이 더 큽니다.
하지만, 금리를 인상하다고 해서, 환율이 무조건 떨어진다고 기대할 수 없습니다. 환율을 결정하는 것에는 너무 많은 변수들이 영향을 주고 있고, 최근 미국과 같은 경제강국의 금리인상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 만큼 경제가 튼튼한 나라는 지구상에 몇 개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는 항상 환율이 올랐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이것도 틀린 정보입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시기에 환율이 오르는 때가 많았습니다만, 떨어지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제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당장, 오늘 0.5%p 기준금리 상승 발표가 있었습니다만, 원달러 환율은 발표 시점에 좀 떨어졌다가 다시 스멀스멀 올라가고 있습니다.
5% 예금금리, 8% 대출금리 시대
1) 5% 예금금리
자고 일어나면 예금금리가 오르는 시대입니다. 얼마 전에 신한은행에서 4.50% 예금상품을 출시했다는 포스트를 썼었는데요. 정말 정확히 1주일 만에, 은행 예금들이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정보를 기준으로, 예금금리가 가장 높은 제 1금융권 은행 상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 우리은행 'WON 플러스 예금' : 연 4.65%
- 케이뱅크 '코드 K 정기예금': 연 4.60%
-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연 4.50%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11월에 0.5% p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예금금리도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0.1~0.2% 정도의 차이로 예상되므로, 저라면 지금 제일 높은 예금금리 상품으로 가입할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은 각자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1) 8% 대출금리
5대 시중은행의 30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89~7.176%로 집계되어, 이미 낮은 금리라 말할 수 없는데요. 이번 기준금리 0.5%p 빅 스텝 인상과 11월에 추가적인 기준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14년 만에 8%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 하락, 월세 증가
1) 부동산 가격하락
금리는 모든 투자자산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기준입니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어떤 투자를 하게 되더라도, 최소한 은행 예금 금리 이상을 기대할 수 있어야 투자의 의미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대출금리가 8%를 넘게 된다면, 부동산과 같이 기본적으로 레버리지를 끼고 투자하는 부채자산 상품들은 수요가 줄고,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이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빅 스텝 결정과 함께,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 자산의 86%가 부동산에 쏠려 있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38만 가구가 집을 팔아도 빚을 못 갚거나, 원리금 상환으로 소득의 40% 이상을 쓰고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이런 기사들은 너무 자극적인 멘트만 뽑았다고 생각합니다. 집을 팔아 빚을 못 갚는 가계 비율을 분리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는데, 기사에서 제공하는 통계는 뭔가 의도적으로 2가지 지표를 합친 느낌이 듭니다.
아무튼, 연말까지 1% p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한 상태이고, 일부에서는 이런 고 금리가 몇 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기 상황이라, 현재 시점엔 부채와 이자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라 생각합니다.
2) 월세 증가
시중에서 전세를 구하는 게 어려워졌습니다.
금리가 낮았던 시절엔 집주인 입장에선 전세자금을 이용한 갭 투자, 세입장 입장에선 낮은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한 비용 감소로 니즈가 맞아떨어졌습니다만, 금리가 높아지니 갭 투자가 어려워져 집주인들이 전세를 놓을 이유가 줄었고, 세입자들도 월세보다 대출이자(원리금 포함)가 큰 상황이 발생하니, 월세가 많아지는 것이죠.
신박한 투자 케이스들 등장
예금 이자율이 단기간에 급증하다 보니, 대출받아 예금을 가입해도 이득이 되는 신기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1-2%대의 낮은 이자율의 정기예금을 해지하지 않고, 해당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정기예금에 다시 가입해도 이익이 되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가입하고 계신 주택청약통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요즘 나오는 4-5%대의 정기예금을 가입해도 차액이 남는 웃지 못할 상황들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리
과거에도 그랬습니다만, 이렇게 금리가 상승하고 경제가 불안한 시기에는, 결국 현금 부자들이나 적절한 타이밍에 떨어진 투자자산(ex: 주식, 부동산 등)을 매입해서 반등으로 돈을 버는 부자들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이번 경제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번에도 대처에 따라 자산을 늘일 수 있는 기회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당장은 부채자산을 줄이고, 예금 등으로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가격이 떨어진 좋은 자산들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노려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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