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데요. 퇴직연금에선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ETF상품은 몇 가지 있지만, 우량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마땅한 게 없었습니다.
국채 수익률보단 당연히 회사채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미국에 탄탄한 우량 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면 퇴직연금에서 일부 비중을 넣어둬도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요. 마침 최근에 미국 우량 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는 ETF상품이 나와서 간략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KODEX iShares 미국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ETF
왜 회사채에 투자해야 할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해 초부터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TLT ETF나 TMF ETF(TLT의 3배 레버리지 개념)에 투자하신 분들이나 이 상품을 알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 국채 외에 회사채에 대해서는 투자방법이나 개념이 좀 낯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준금리가 언제 인하될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현재보다 기준금리를 더 높일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때문에, 지금이 채권금리가 가장 고점이라면 이제 채권투자를 시작해서 중장기적으로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투자 수익률을 챙겨볼 수 있는 시점이라 생각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채권이 돈을 빌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보면, 신용도가 좋을수록 이자를 적게 줄 겁니다. 그럼 개념으로 보면 세상에서 제일 안전하다는 미국 국채보다 미국에 있는 애플같은 대기업 채권들은 최소한 미국 국채보단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할 겁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금리인상 종료 이후 1~2년동안에는 회사채가 국채보다 수익률이 좋았다고 합니다. 물론 현재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하이일드 채권과 같이 리스크가 큰 회사채는 투자를 조심해서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애플과 같은 투자등급 회사채들은 지금처럼 투자하기 좋은 시기가 많지 않겠죠.
운용자산 규모 기준으로 본 미국채권 ETF는 채권전반에 투자하는 BND나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TLT ETF에 투자규모가 큽니다. 하지만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VCIT, VCSH, LQD ETF에도 적지 않은 자금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채권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물론 금리인하 시기에 수익률이 좋아지는 TLT ETF와 같은 장기 국채 ETF에 투자하시겠지만 채권 포트폴리오를 조금 더 다양하게 분산시켜 수익률을 높이고 싶은 분들은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ETF에 분산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KODEX iShares 미국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ETF란?
앞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국내에서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ETF상품이 마땅치 않았는데요. 특히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에서도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찾고 있었는데, 삼성자산운용에서 올해 11월에 괜찮은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KODEX iShares 미국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ETF는 삼성자산운용이 세계적인 투자회사 블랙록과 제휴하여 출시한 ETF상품입니다. 이 상품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며, 올해 10월 19일에 출시되어 운용기간이 아직 2개월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 상품은 블랙록에서 운용하는 LQD ETF(미국 투자등급 중장기 회사채에 투자하는 ETF)를 투자대상으로 하는 간접투자방식의 ETF입니다. LQD ETF의 정식 명칭은 iShares iBoxx $ Investment Grade Corporate Bonds ETF이며, 7~10년 이상 잔존기간을 가진 중장기 회사채에 투자합니다.
※상품명이 너무 길어서 아래에서는 KODEX ETF라고 줄여서 표시하겠습니다.
어떤 채권에 투자하는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KODEX ETF는 LQD ETF에 100% 투자합니다. 약간의 원화와 달러현금이 남아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LQD ETF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어설픈 운용전략을 세우는 것보다 이렇게 대형ETF성과를 완전히 복사하는 쪽이 퇴직연금 운용자 측면에선 더 낫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물론 운용성과가 LQD ETF와 완벽히 같을 순 없습니다. 이론적으론 KODEX ETF는 운용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할 수 있으며, 시기에 따라 현금(달러와 원화)비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달러환율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어서 환율등락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그럼 LQD ETF가 어떤 회사채에 투자하는지를 봐야 할텐데요. Top10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LQD ETF는 2,600여 개가 넘는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상위 10개 종목은 여러분들이 한번쯤 이름을 들어보셨을 대기업들이라 안전성 측면에선 큰 이슈가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LQD ETF에서 보유한 채권의 유효 잔여기간은 8.39년으로 중장기 채권투자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금리인상기에는 잔존기간이 짧은 채권, 그리고 금리인하기에는 잔존기간이 긴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물론 수익률이 높은만큼 리스크도 커진다는 것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보유채권을 산업 카테고리로 분류하면 은행업이 약 24%로 가장 높으며, 비순환 소비재, 통신, IT, 에너지 카테고리 순으로 투자비중이 이어집니다. 이런 정보는 참고로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 추가적인 주요정보들
KODEX iShares 미국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ETF에 대해서 꼭 아셔야 할 추가적인 주요정보들이 있습니다.
1) 순자산 규모와 수수료
이 상품은 출시한지 아직 2개월이 되지 않아 순자산 규모는 127억 원으로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운용기간을 고려했을 때에는 적지 않은 투자금이 모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운용 수수료는 0.1%로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이 운용 수수료를 낮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지는 조금 고민이 됩니다. LQD ETF를 직접 투자했을 때 운용수수료는 연 0.14%입니다. 그렇다고 직접투자하는 것보다 수수료가 낮은 게 아닙니다. KODEX ETF에서 LQD ETF를 투자할 때 0.14%수수료가 반영될테고, 추가적으로 0.1%수수료를 지급한다고 보시는 게 맞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LQD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게 당연히 낫지만, 퇴직연금에서 이 상품을 직접 투자할 수 없으므로 0.1% 수수료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채권형 ETF라 수수료가 낮은 편이지만, 크게 운용전략을 세우지 않는 상품에서 0.1%수수료가 좀 높다는 생각은 듭니다. 개인적으론 절반 정도가 적절했을 것 같습니다.
2) 월배당(분배금) 지급
KODEX iShares 미국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ETF는 월배당(분배금)을 지급하는데요. 이건 미국 채권ETF가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이 상품은 분배금을 재투자하는 TR(Total Return)상품이 아니므로, 분배금은 매월 지급되며 15.4%의 세금이 발생합니다.
이 상품은 10월에 출시되었으므로 2023년 11월에 첫 분배금을 지급했습니다. 분배금은 주 당 34원으로 시가대비 분배율은 0.33%였습니다. 채권의 분배금은 매월 균등하게 지급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만약 앞으로 비슷하게 지급된다면 현재 가격대비 약 4%의 연 분배율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만약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ETF가격이 상승한다면 ETF매매 수익 외에 4%의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물론 현재 가격 기준으로 계산된 가격이라 분산투자 등에 의해서 분배율 수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매수익 외에도 4%에 가까운 분배금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투자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투자 주의사항
최근 1개월 주가상승이 가파름
2023년 11월은 미국주식 뿐 아니라 채권에도 상승률이 가장 큰 달 중 하나였습니다. S&P500과 나스닥이 11월에만 5% 이상 상승하여 2023년 중 가장 상승률이 큰 달이 되었는데요. 위 그림처럼 TLT ETF는 9%, LQD ETF는 4.9%가 상승했습니다.
KODEX iShares 미국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ETF도 같은 기간 6.6%가 상승했는데요. LQD ETF보다 상승률이 컸던 것은 아마도 환율차이나 운용방식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TLT ETF는 기본적으로 잔존기간 20년 이상 미국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라 듀레이션이 길어서 변동률이 더 컸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최근 1개월이 채권ETF 가격상승이 가장 컸던 달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속도로 가격이 상승할거라 기대하긴 어려우며, 향후 연준의 행보에 따라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합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너무 긍정적이지 않은지에 대해선 각자 잘 판단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환율변화에 따라 수익이 변함
2023년동안 달러환율은 1,300원대 이상을 계속 유지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차이도 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는 시기였는데요.
달러 인덱스는 최고점 대비로는 10%정도 하락했습니다만, 코로나 시기엔 2021년 이전으로 보면 10%정도가 높은 상황입니다. 달러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환율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인데요.
현재 달러환율은 약 1,313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만, 만약 달러환율이 1,200원대로 하락하면 ETF가격이 같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만약 기준금리가 인하되었을 때 채권가격이 상승하면서 ETF가격이 높아질 수 있지만, 그만큼 달러환율이 하락한다면 기대수준으로 ETF가격이 상승하지 않거나 반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걸 유의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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