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미국 주식 중 하나입니다. 로블록스는 2022년 9월 실적보고서에서 일일 활성 사용자수(DAU)가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는 발표한 후, 주가는 하루 만에 19% 상승했습니다.
로블록스가 지금 투자해야 하는 타이밍인지, 로블록스에 대해서 간단한 기업분석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처럼 내용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2년 9월 주요 지표
로블록스가 발표한 2022년 9월 주요 지표에 대한 요약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일일 활성 사용자(DAU)는 5,780만 명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
- 게임체류시간은 40억 시간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
- 예약 매출(Estimated Bookings)은 2억 1,200만 ~ 2억 1.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15% 증가
- 일일 활성 사용자 당 예약 매출 평균(ABPDAU)은 3.67~3.79달러로 전년 대비 7~10% 감소
- 예상 수익은 1억 7,100만 달러 ~ 1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 ~ +3%
로블록스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1) 일일 활성 사용자(DAU), 2) 게임 체류시간, 3) 예약 매출(Estimated Bookings) 3가지입니다. 게임을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사용자가 많아야 하고, 오래 게임에 머물러야 하며, 유저가 많은 매출을 발생시켜야 한다는 3가지 개념입니다.
DAU는 8월 5,990만 명에서 소폭 감소했으며, 게임 체류시간도 8월 47억 시간에서 감소했습니다. 로블록스는 10대가 주요 이용자층인 게임이기 때문에, 10대들의 라이프사이클과 지표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움직입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10대들의 방학기간인 7~8월에 지표가 상승하고, 9월에는 지표가 떨어지는 트렌드를 보이는 건, 특별히 이상한 현상은 아닙니다.
위 그림은 2022년 2Q까지의 DAU가 표시되어 있는데, 8-9월의 데이터를 보면 1, 2Q보다 DAU는 더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로블록스란?
로블록스는 로블록스 단일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이며, 이 게임은 무려 2006년도부터 서비스한 장수 게임입니다. 물론 로블록스가 게임 하나로 치부되기엔 거대한 플랫폼 성격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게임회사 관점으로 회사를 분석한다면 제품이 하나밖에 없는 회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로블록스는 앱스토어나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과 비슷합니다. 회사는 직접 게임을 개발하지 않으며,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환경과 툴만 제공합니다. 화면에 나와있는 게임들은 모두 로블록스 유저들이 로블록스가 제공하는 툴로 만든 것들입니다. 2021년 기준 로블록스에는 유저들이 만든 게임이 2천만 개를 넘었습니다.
게임제작은 코딩을 해야 하는 전문적인 수준이 아니며, 그냥 로블록스 스튜디오에서 제공하는 기능으로 일반인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간단한 게임은 15분 만에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로블록스의 매출구조
로블록스 게임 내에서의 매출구조가 조금 복잡한데요. 로블록스에서도 매번 실적보고를 할 때마다, 아래와 같이 유저 예시를 만들어서 매출구조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1. 유저가 로블록스 내부 재화인 Robux를 구매: 'Bookings'항목으로 구분
로블록스 안에서 게임을 하는 것은 무료입니다만, 아바타를 꾸미거나 게임 내 아이템을 사기 위해선 Robux라는 재화를 구매해야 합니다. 얼핏 생각하면, 이게 매출(Revenue)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회계상으론 그렇지 않습니다.
회계적으로 게임 내 재화는 완전히 사용하여 소멸되는 시점에 매출로 인식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Robux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기 전까지는 매출(Revenue)로 잡히지 않고, Bookings라는 항목으로 별도 관리합니다. 오른쪽에 적혀있는 'Booking recognized'가 설명드린 내용입니다.
2. 유저가 Robux로 게임아이템을 구매: 영구재(Durable)와 소비재(Consumable)로 구분
Robux로 살 수 있는 아이템은 다시 영구재 (Durable Virtual Items)와 소비재(Consumable Virtual Items)로 구분합니다. 이렇게 구분하는 것도 회계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영구재 아이템이란, 유효기간 없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주로 아바타를 꾸미는 아이템들이 되겠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회계적으로 매출(Revenue)는 재화를 완전히 사용하여 소멸하는 시점으로 매출을 인식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영구재 아이템은 영원히 사용하는 아이템이라, 매출(Revenue)로 인식하는 기준이 좀 곤란합니다.
그래서 로블록스에서는 일반적인 유료결제 유저가 게임을 이용하는 기간(lifetime)으로 영구재 매출을 나눠서, 그중 1개월치만 매출(Revenue)로 인식합니다. 예시에서는 25달러를 영구재 아이템을 구매했다고 가정해서, 유료결제 유저의 lifetime인 25개월로 나눈 후, 25달러 / 25개월 = 1달러만 매출 (Revenue)로 인식한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처리방식은 자체 재화를 가진 대부분의 게임에서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소비재는 말 그대로, 구매 후 소비하면 없어지는 아이템입니다. 그래서 소비재 아이템을 구매한 금액은 바로 매출(Revenue)로 인식합니다. 예시에서는 2달러를 소비재 아이템 구매로 사용하여, 2달러를 매출(Revenue)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복잡했습니다만, 정리하면 월 단위로 잡히는 매출(Revenue)는 아래와 같은 공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매출(Revenue) = 영구재 아이템 판매금액 / 25개월 + 소비재 아이템 판매금액
유료결제 유저의 lifetime인 25개월이라는 숫자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이번 2022년 9월 주요 지표 보고에서는 해당 숫자를 25개월에서 28개월로 업데이트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2분기 기준으로 영구재와 소비재 아이템의 판매 비중은 영구재 92%, 소비재 8%라고 합니다.
로블록스의 비용구조
로블록스 사업구조에서 발생하는 4가지 주요한 비용항목들이 있습니다. 하나씩 간단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1. 수익비용 (Cost of Revenue)
Robux라는 게임 재화는 여러가지 채널로 구매할 수 있는데요. 잘 알고 계시는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 등이 이런 채널에 해당합니다.
수익비용이란, 위와 같은 채널에서 Robux를 구매할 때 발생하는 결제 수수료를 말합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애플이나 구글 앱스토어에서는 유료 결제 시 약 30%의 결제 수수료를 떼어갑니다. 카드결제 수수료는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아무튼 결과적으로 로블록스에서 발생하는 이 결제수수료 (Cost of Revenue)는 Bookings 대비 약 25% 정도라고 합니다.
2. 개발자 환전수수료 (Developer Exchange Fees)
로블록스 유저들이 만든 게임 내에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면, 게임 개발자에게 아이템 구매금액만큼의 Robux가 지급되며, 게임 개발자는 로블록스 환전소를 통해서 Robux를 현금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걸 개발자 환전수수료(Developer Exchange Fees)라고 합니다.
2022년 2분기 기준으로 매출(Revenue) 대비 개발자 환전수수료(Developer Exchange Fees)는 24%입니다. 회사에서는 로블록스 생태계를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이 비용을 더 많이 지급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이런 측면은 유튜브와 비슷한 구조와 목표를 가진 것 같습니다.
3. 주식기반 보상을 제외한 인건비 (Personnel Costs excl. Stock-Based Compensation)
말 그대로 인건비입니다. 2022년 2분기를 기준으로 회사의 인건비는 매출(Revenue)대비 24%입니다. 회사의 매출 성장대비로 인건비 성장이 너무 가파르고, 인건비 비중이 높습니다. 이런 점은 분명 로블록스 주식을 평가할 때에는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인프라 및 보안관련 비용 (Certain Infrastructure and Trust & Safety)
회사의 데이터 센터 및 기술 인프라 운영 관련 비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용자 수가 늘고, 서비스가 복잡해질수록 이 비용은 계속 증가하는 구조가 될 것입니다. 2022년 2분기 기준, 매출 대비 이 비용은 18%에 달합니다.
로블록스 재무재표
로블록스의 2022년 2분기 실적을 살펴보겠습니다. 매출은 5억 9,12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이 성장할수록 비용이 증가하여, 영업적자가 커지는 모습인데요. 같은 분기 총비용은 7억 6,147만 달러로 1억 7,026만 달러의 영업적자를 발생시켰습니다.
1. 매출 성장 둔화
과거 분기별 매출실적만 따로 떼어서 보겠습니다.
회사의 매출은 코로나 시기에 급격히 성장했습니다만, 최근 들어 성장성은 떨어지고 매출은 확연하게 정체되는 모습입니다. 사용자 수나 유료결제 유저를 현재에서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매출 성장이 둔화된다는 것은, 이런 성장주에겐 주가 하락의 큰 위험요소라 생각합니다.
2. 급증하는 운영비용
회사가 가지는 비용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4가지 주요 비용항목에서 결제 수수료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므로, 대략 매출의 25%는 항상 비용으로 발생하는 구조라 가정해야 합니다.
개발자들의 환전수수료 또한, 로블록스가 성장/발전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현재 대략 매출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니, 이 부분도 더 이상 줄일 수 없다고 가정하면, 매출의 50%는 대략 고정비용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해도 좋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현재로서 조정 가능한 비용 항목은 인건비밖에 없습니다. 회사의 인건비는 매출 대비 24%에 달합니다. 이러한 인건비는 매년 더욱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최근과 같은 경기침체가 계속된다면, 회사에서도 인건비를 줄여야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 Bookings 매출 감소
회사의 매출이 증가하기 위해선, 직관적으로 Bookings가 증가해야 합니다. Booking 매출은 2022년 1분기에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성장성은 로블록스 주가에는 굉장히 큰 악재라고 생각합니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아니면 게임?
2020년과 2021년, 주식시장 상승기에서는 로블록스가 메타버스 수혜주 혹은 대장주로 꼽히며, 주가 상승을 거듭했습니다. 물론, 로블록스가 메타버스가 가져야 할 여러 가지 특징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아직 여러가지 개념과 가치를 정의하고 있는 단계이며, 메타버스만의 의미 있는 매출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향후, 주식시장이 다시 활성화된다면 로블록스가 메타버스 관련주로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메타버스 가치를 보며 투자하는 것은 시기가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더불어, 메타버스를 얘기하면서 많은 게임들이 관련주로 부각되었습니다. 로블록스와 같이 활성화된 게임들이 메타버스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요. 시각을 바꾸면, 로블록스도 그냥 게임으로 볼 수 있으며, 회사가 가지고 있는 게임이 로블록스 하나밖에 없다는 관점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로블록스를 게임으로 접근하게 되면, 보통의 게임이 가지는 라이프사이클이 과연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물론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로블록스가 굉장히 오래된 서비스(게임)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우려를 해소해 주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게임 관점에서는 인기가 시들해지는 시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로블록스가 메타버스로 더 주목을 받으려면, 사용자 연령층을 좀 더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로블록스는 확실히 13세 미만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태인데요. 게임에 한정되지 않은 메타버스 세계관을 만들어 내려면, 좀 더 구매력 있는 연령층 사용자가 늘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인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정리
최근 발표된 2022년 9월 로블록스 주요 지표는 확실히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DAU와 게임 체류시간의 증가는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 핵심지표들이기 때문에, 최근의 주가 반등이 다소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로블록스는 이제 망할 수 없는 현금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자 수도 많습니다만, 수익화 능력과 수익구조도 좋기 때문에 더 많은 매출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종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매출이 증가할수록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는 주가에 치명적입니다. 회사가 비용을 앞으로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는지가 주가 상승 여부에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시점에 로블록스를 구매하는 것은 조금 이르다는 판단이며, 앞으로 매 분기 실적보고에서 비용을 어떻게 줄여가는지를 확인한 이후에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상기 내용은 모두 개인적인 판단과 견해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이 부분은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