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헤지펀드 매니저인 레이달리오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이 2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레이달리오의 LinkedIn 포스트와 최근 레이달리오 인터뷰 내용을 잘 정리해 주신 김단테 님의 유튜브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인플레이션
1) 4~5%로 고착화되는 인플레이션
레이달리오는 인플레이션은 장기적으로 4~5%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2023년에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겠지만, 다시 반등하여 4~5%에서 고착화될 것이라 말했는데요.(아쉽지만, 이렇게 4~5%의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이유와 근거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2)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구매력
위 그래프는 최근 3년 미국의 실질임금소득(주간)를 나타낸 것인데요. 코로나로 정부가 많은 돈을 뿌렸고, 기업들도 임금을 올려줬지만, 그것보다 물가(인플레이션)이 더 많이 올라서 실제 월급의 가치는 계속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연준이 어떻게든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도 올리고 양적긴축도 하면서 시장에 뿌린 돈을 거두고 있습니다만, 불행히도 이런 연준의 활동이 또다시 나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만든다고 레이달리오는 경고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금리를 올렸을 때,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한번 상상해 보겠습니다.
- 대출이자가 오릅니다 : 신용대출, 담보대출 모두 이자가 오르는 건 같겠죠.
- 내 월급 상승률이 더 줄어듭니다 : 기업들은 더 비싸게 돈을 빌려서 장사를 해야 하니, 매출과 순이익이 감소할테고, 돈을 적게 번 기업은 임금을 더 적게 올리게 됩니다. 물가는 계속 높으니, 실질임금소득은 더 줄겠죠.
- 부동산 가격이 떨어집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구매가 줄고, 기존에 많은 빚으로 거래되었던 부동산 매물들이 쏟아지게 됩니다. 공급은 늘고, 수요가 줄어드니 가격은 당연히 떨어지겠죠.
결과적으로 보면, 물가를 잡으려고 올린 금리때문에, 연준이 나의 돈을 거둬가는 효과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계속해서 사람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 경기침체가 옵니다. 기업들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돈이 없어지게 되는거니까, 결과적으로 물가는 높은데 경제는 침체하는 스태그 플레이션이 온다는 것이 레이달리오의 주장입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금리'
1) 최근 금리인상 속도는 유례가 없음
과거에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기간이 있었고, 이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렸습니다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큰 금리를 인상한 기록은 없습니다.
2016년~2020년까지 8번에 걸쳐서 총 2%의 금리가 올랐는데, 2022년엔 1년도 안되는 기간에 3%의 금리가 올랐습니다.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5% 이상으로 올릴 것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2) 모든 자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금리'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선, 인플레이션 이상의 높은 금리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요. 금리는 모든 자산의 투자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등 어떤 곳에 투자하려고 해도, 금리보단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야, 투자를 하게 될테니까요.
그럼 주식이 상승하려면, 기업들이 최소 금리 이상으로 매출이나 순이익이 성장해야 한다는 필수조건이 생기는데요. 아이러니하게, 금리 때문에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기업들이 높은 금리에서 돈을 잘 버는게 점점 더 어려운 상황이 발생합니다.
또 다른 문제, '채권'
코로나 시기에 미국을 포함한 수많은 국가정부들은, 코로나 위기를 막기 위한 돈을 채권을 발행해서 수급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GDP의 5%에 달하는 채권을 발행하고, 이걸 연준이 대부분 사주면서 정부가 사용할 돈을 빌려준 건데요. 현재 인플레이션 때문에 연준이 그 동안 샀던 채권을 다시 팔겠다고 합니다. (이게 양적완화입니다.)
그럼, 미국 GDP의 10%에 달하는 채권이 시장에 나왔다는건데요. 채권을 누군가 사려면, 또다시 금리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요즘 채권 실질 수익률은 그냥 마이너스입니다.
레이달리오도 이런 현상은 과거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상황이며, 앞으로 정부가 채권으로 돈을 충당하는 것이 쉽지 않아지는 환경이 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도 요즘 채권시장에서 큰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채권에서도 큰 리스크가 한번 터질 것 같은 불안감이 있습니다.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1) 현금은 더 이상 쓰레기가 아니다
현재 모든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시기로 접어들면서, 레이달리오는 최근 "현금은 더 이상 쓰레기가 이니다"라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이렇게 입장이 바뀐 건, 결국 금리 때문이라고 해석되는데요. 금리를 이기는 자산군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 것 같습니다.
2) 주식 우상향은 끝났다
레이달리오는 과거처럼 인덱스 펀드에 돈을 넣어두면, 일직선에 가깝게 주식이 우상향하는 시대가 끝났다고 말하면서, 모든 자산군에 분산투자하고, 마켓 타이밍을 재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불행히도 현재 모든 자산군 가치가 떨어지는 시기라, 분산투자의 목적을 수익창출보다 덜 빠지게 하락을 방어하는데 둬야 한다고 얘기하는데요. 레이달리오가 이렇게 암울한 시장전망을 내놓았던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3) 투자하기 더 어려워진 시대
하지만, 이런 시대라고 해서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하고, 투자로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레이달리오의 대표펀드는 4계절 펀드로 유명한 all-weather입니다만, 올해는 Pure Alpha라는 펀드로 30%가 넘는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각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볼 순 없습니다만, 레이달리오는 2022년 초반부터 인플레이션 상승에 배팅하는 전략을 많이 구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산가치 하락에 배팅하는, 즉 레버리지 인버스나 풋옵션 같은 전략을 사용했을거라 추측)
일반인들이 시장상황과 타이밍에 맞춰,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그만큼 앞으로 주식투자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시대가 되었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이런 시장환경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투자결과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환경이 어려워진만큼 조바심을 내지 않고, 천천히 공부하며 분산투자를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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