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자고 일어나면 매일 올라오는 뉴스가 2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예적금 금리 인상이고, 하나는 달러환율 상승입니다. 오늘은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가 10~15%가 더 오른다는 주장을 했는데요. 관련해서 요즘 나오고 있는 여러가지 경제상황들을 정리했습니다.
미국 달러, 10~15% 더 오를 수 있다
케네프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웨비나에서 '미국 달러가 10~15% 더 오를 수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경계심을 더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3가지 근거를 들었는데요. 각각 어떤 내용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1. 공격적인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미 잘 알고 계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9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가 8.2%상승으로 시장의 전망인 8.1%를 웃돌았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은 9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10.1%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연준에서는 현재 연말 기준금리를 4.25~4.5%를 예상했습니다만, 현재 연준 일부 관계자들은 4.75%에서 5.25%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2. 유가 상승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미국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합쳤을 때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입니다. 또한, 최근 미국의 가장 큰 이슈는 '중간선거'입니다. 선거에서 민주당이 많은 표를 얻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을 어떻게든 안정화시켜야 합니다. (현재 미국 언론에서는 대부분 공화당이 우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원유 가격 안정화를 위해 사우디 등 산유국에 원유 추가 생산을 요청했습니다만,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OPEC에선 원유가격 하락을 염려하여 오히려 원유 생산량을 줄이는 감산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미국이 책임져 주냐는 논리인거죠.
선거가 급한 상황이라, 미국은 현재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면서, 휘발유 가격을 안정화시키고 있습니다. 더불어, 미국 석유기업들에게 남는 수익으로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원유 생산량을 늘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선거 이후입니다. 현재는 선거 때문에 원유 가격을 그나마 컨트롤하고 있습니다만, 선거가 끝나면 원유 가격은 현재 감산 영향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은 세계 1위 에너지 수출국이라, 에너지 위기가 닥치게 되면, 수출을 줄이고 자국 내 소비위주로 전환할 겁니다.
에너지 가격은 산유국들의 생산량 뿐 아니라, 중국 경제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중국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계속 봉쇄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최근 봉쇄가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원유 가격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습니다. 중국경제가 활성화되면 중국에서 소비할 원유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원유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고, 이것은 또 달러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양적 긴축
연준은 기준금리 상승과 별개로 양적 긴축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준은 현재 총자산이 9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매달 950억 달러씩 자산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양적긴축은 기준금리를 더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와, 달러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연준은 2년에 걸쳐 1조 6,000억 달러의 자산을 축소할 계획입니다. 이 계획이 모두 실행되면, 기준금리가 1% 올리는 긴축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달러환율이 더 강하질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달러환율이 떨어지는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달러환율이 오르는 시나리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달러환율이 떨어지는 시나리오도 있는데, 생각하시는 것보다 이 시나리오가 좋지만은 않습니다.
1. 문제는 국채금리
연준의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의 영향으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를 돌파했습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것이 이제 많이 겪어보아서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채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한가지 예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미국 주택담보대출 이자율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오늘자 기사로 미국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7%에 육박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30년 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수십년간 3~4%대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갑자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미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전체적인 미국경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채금리 상승은 부동산 뿐 아니라, 채권시장에도 악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영국의 장기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LDI방식으로 운영하던 연기금에 문제가 생겼고, 자칫 채권시장이 붕괴할 수 있는 위기상황이 있었습니다.
채권시장은 주식보다 훨씬 큰 자본을 움직이는 시장(미국국채는 약 22조 달러, 한화로 약 3경 1,600조 원)이라, 채권시장이 붕괴되면 정말 경험해보지 못한 경제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영국이 미국과 같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양적긴축을 하겠다는 기본정책 하에서, 장기채권을 무제한 매입하면서 양적완화를 동시에 하는 웃지 못할 헤프닝은 채권시장 안정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 미국 재무부가 국채를 되산다(buyback)?
최근 미국 재무부가 채권 바이백 방안을 검토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요?
일단, 가장 쉽게 이해하는 것은 재무부가 발행한 채권을 재무부가 다시 사들인다는 의미입니다. 재무부는 채권을 발행하는 주체로, 발행한 채권들을 연준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이 매입하고, 그 돈으로 정책자금을 확보합니다.
연준이 채권을 사주지 않고, 가지고 있던 채권들도 팔거나 만기가 된 채권을 현금화하는 것이 양적긴축 (연준이 자산을 축소시키는 것)인데, 재무부가 채권을 매입하는 건, 시장에 다시 현금을 늘여주는 것이니 양적완화의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요? 가장 큰 목적은 역시 채권시장의 안정화입니다.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 채권시장 거래량이 줄면서 정부는 자금을 확보하는데 문제가 생기고, 영국과 같은 추가적인 경제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재무부가 채권 바이백을 할 때 생기는 현상
미국 재무부가 바이백하는 채권은 10년물 이상의 장기채권을 대상으로 하며, 과거 채권 바이백은 2000년 3월부터 2002년 4월까지 약 2년 간 675억 달러가 진행된 사례가 있습니다.
아직 진행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고 진행방식도 알 수 없습니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이렇게 진행된 바이백으로 인해 달러환율이 하락하고 국채 금리가 진정될 수 있습니다만, 여러가지 부작용들이 발생합니다.
과거에는 달러 약세화가 계속되자, 자금들이 신흥국으로 몰려들어 신흥국에 큰 버블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부작용은 2008년 금융위기로 연결되었고, 일종의 양적완화가 계속되는 상황이라 기준금리는 계속 높아지지만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아 엄청난 경기침체가 오면서 주식도 폭락했습니다.
관련된 내용을 보도했던 기사를 첨부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씩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리
여러가지 예측 속에서도 최근의 강 달러가 진정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강 달러와 함께 계속 관찰해야 하는 것은 미국의 채권금리 흐름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2%를 넘었다는 뉴스들이 나오고 있고, 그 속도나 변동성이 동전주나 밈주식과 같은 흐름이라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권금리가 계속 이런 속도로 상승 또는 변동성을 보인다면, 조만간 미국에서도 추가적인 경제조치들이 나올 수 있으며, 이제껏 예상하지 못한 큰 자산가치 변동 (주로 하락이겠죠...)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단 현재 달러환율은 채권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향후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장기채권금리가 하락하는 시점엔 달러환율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채권금리는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채권상승과 달러환율 하락에 조금씩 배팅해 보는 것도 이런 시기에 수익을 챙겨볼 수 있는 방법일 될 것 같습니다.
모든 내용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대부분 자산가치가 하락합니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투자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들이 존재합니다.
이럴 때, 적은 자금으로 새로운 투자법을 확인해 보고, 하나씩 본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 향후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댓글